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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게시물ID : humorstory_2127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Wine.!
추천 : 0
조회수 : 42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1/12 00:28:08
3년전, 군 복무중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내게 친지의 사망은 받아 들이기 힘든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나이었던 것 같다. 잔뜩 어두운 기색으로 빈소를 찾아 가 처음 본 어머니는 나를 보고 활짝 웃고 있었다. 할아버지 덕분에 아들 볼 수 있다고, 가시는 길에도 선물을 주시고 가셨다고, 물론 89세에 돌아가셨고 잔병이 없으셔서, 어른들은 호상이라고 하셨다.  내겐 그런 여러 상황들이 어머니가 할아버지의 돌아가심에 있어 무감각 하신거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다음날 화장터에 할아버지가 들어가셨고 얇은 창가 사이로 불빛이 보이며 창문이 닫혔다. 어머니가 손님들을 밝은 표정으로 맞는 중에도 억수같은 눈물을 흘리던 이모들, 고개 떨구고 어깨만 떠시던 삼촌들도 다 돌아서 화장터를 나왔고 나 역시 친지들과 함께 그곳을 나왔다.

나와서 주변을 돌아보니 아버지와 동생.. 그러나 어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혹여 출구를 찾지 못한 것은 아니신지 걱정이 되어 다시 화장터 안쪽으로 들어 갔을때, 외할머니와 함께 한없이 오열하며 이미 시야가 막혀버린 창가 앞에 서 계신 어머니를 보았다. 어머니께 의지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 했지만 마지막 할아버지와의 시간을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몰래 다시 돌아 나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머니가 눈이 많이 부으신 상태로 할머니와 함께 걸어 나오셨다. 표정은 환히 웃으시며..


오늘.. 큰 이모님께서 돌아 가셨다. 
어머니는 안타까워 하시면서도 또 그렇게 표현하지 않고 계신다. 

꼭 그때 처음 날 보셨을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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