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 중국 20일째(6월 16일), Yimianpozhen에서 Harbin까지..
드디어 하얼빈에 가는 날 아침. 우선 하루 묵어가는 동네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여기는 기차역.
이 기차역 앞으로 광장이 있는데 저녁때가 되면 사람들이 북적 북적한다. 아주머니 들은 춤추고 다른 사람들은 구경도 하고 놀기도 하고..
가축이 끄는 수레는 왠지 정겨워서 자꾸 사진찍게 된다.
이 동네 근처 산에 스키장이 있는 것 같은데 산도 작고 슬로프도 몇개 안보이고.. 내가 볼땐 썰매장 수준.
아직까지 빵구외에는 별 고장없이 잘 버텨주고 있는 '온누리'. 자전거 게시판이니 누리 사진도 한번 올려주고..
가로수 정비 작업을 하고 있었다. 가로수가 클만큼 커서 인지 다 잘라내고 있었는데 이 작업을 몇킬로 걸쳐서 하고 있었다.
땅도 크고 밭도 넓고 가로수도 많고 사람도 많고..
말을 이용하여 밭을 갈고 있는 모습이 보여 얼른 사진을 찍었다. 몇번 찍고 싶었던 장면인데 못찍다가 적당한 거리여서 찍을 수 있었다.
망아지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어미말을 따라 다니는 모습이 좀 안쓰러웠다.
배고파서 버스타는 곳에서 점심으로 먹은 빵.
아침과 점심이 항상 너무 부실하다는 생각을 했다. 시장있으면 지짐이 사 먹거나 없으면 상점에서 산 빵으로 때우니 하루종일
라이딩하고 저녁때가 되면 너무 지치버리고 저녁도 거의 면으로 때우고 있으니.. 재 보지는 않았지만 살도 많이 빠졌을 것이다.
요기 오기전 큰 길이 갈리는 곳이 있었다. 그곳에서 하얼빈 방향을 확실히 물어보기 위해 도로 라인 그리는 작업을 감독하는 것으로 보이는
아저씨한테 다가가 길을 물으니 대답은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먼저 어느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본다. "워 스 하궈렌"(나는 한국인이에요)하니
그때야 얼굴 표정이 풀리며 저쪽으로 가라로 친절히 알려준다. 내 생각에는 '일본놈 아닌가?'하는 생각 때문인것 같았다.
우리나라 처럼 대체적으로 중국인들은 일본사람을 싫어하는 분위기다. 중국 TV드라마만 봐도 중국에 침략한 일본군들이 중국인들에게
악독하게 구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내가 본 드라마 중의 한 장면은 일본군에 포로로 잡힌 중국군 두명에게 싸움을 시켜서 진사람 머리위에
사과를 올려놓고 이긴 사람이 쏘게하는 장면이었는데 결국 사과가 아니라 전우를 쏴 죽인 주인공이 괴로워한다는..
본격적으로 하얼빈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자 도로가 엄청 넓어진다. 자전거 도로 넓이도 거의 한차선 맘먹는다.
하얼빈 외곽인데 겁나게 도시 확장 중이었다. 아마 몇년 후에 다시 하얼빈을 방문하게 된다면 많이 다른 모습일거라는 생각을 해 봤다.
무슨 화확공장 같은데 이곳을 보고 '하얼빈이 내가 지금까지 들른 다른 도시들 보다 엄청 큰 도시인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아직도 외곽.
드디어 시내로 들어왔다. 높게 솟은 빌딩과 넓은 차선, 많은 차량들.. 중국 여행 20일 만에 이곳 하얼빈에 들어 온 것이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하얼빈역이 있는 곳. 그래서 많이도 들었던 하얼빈.
근데 개그스러운 '하얼빈 역이 어디요?' 이 말은 어디에서 부터 나온 말이지?
아파트인지 건물 모습조차 이색적이다. 저렇게 좀 특이하게 만들기 위해 디자인 부터 시공까지 얼마나 많은 신경을 썼을까. 그리고 돈도..
시내에 있는 건물들도 특색있고 크기도 크다.
시내를 둘러보며 묵을 곳을 찾아 다니다가 숙박업소, 상점들이 많은 곳에 작은 공안 사무실이 보이길래 주숙등기를 할수 있을까 해서 들어갔다.
나 같은 소심이가 공안을 스스로 찾아 들어 간다는게 쉽지는 않았는데 예전 중국 자전거여행 하시던 한 분이 여행기 올려 놓은 것을 보고
나도 무지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서 시도해 본 것이었다. 그 자전거 여행자분은 동네를 이동하게 되면 일부러 공안을 찾아가 자신이
한국인 자전거 여행자이며 주숙등기 하러왔다고 하면 공안들이 친절하게 묵을만한 숙소도 안내해 주고 주숙등기도 했다는 것이었다.
내가 이렇게 주숙등기에 매달리는 이유는 이제 열흘정도 남은 비자의 연장때문이었다. 하얼빈에서 주숙등기를 해야 장춘에 가서
비자연장 신청을 할때 중국 공무원들이 보기에도 적당해 보이고 날짜도 얼추 맞겠다는 생각때문이었다.
나는 내 여권 보여주고 안도에서 종이로 받은 주숙등기 확인서도 보여 주고 하면 대충 알아 듣고 되는지 안되는지 금방 결정이 날 줄
알았는데 생각처럼 되지는 않았다. 우선 말이 안통하니 공안들도 뭐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뭐라 뭐라 계속 나한테 얘기하는데
나도 무슨 말인지 모르니 아무일도 진행이 되지를 않았다. 그 공안들도 이런 저런 다른 일들이 있으니 나하고만 실랑이 할 수도 없어
시간만 1시간 넘게 흘러 버렸다. 결국 공안중에 한사람이 자기가 아는 한국말 아주 조금 할줄 아는 사람한테 전화를 걸어
서로 바꿔가며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는데 내용인 즉슨 외국인은 안전이 보장이 되는 좋은 호텔로 가서 묵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공안에는 호텔에 가서 자겠노라 하고 돌아 다니다가 재래시장에서 가까운 35위엔하는(6,000원 정도)하는 려점이 있길래 거기에 짐을 풀었다.
짐 풀고 샤워 시설이 없어 공동으로 쓰는 세면대에서 대충 씻고 시장 구경도 하고 배를 채우기 위해 나왔다.
위 사진은 시장이 시작되는 부분이고 길을 따라 쭈욱 많은 상점들이 늘어서 있는 큰 재래시장이었다.
닭튀김도 보이고 무슨 우렁이 같은 반찬도 팔고..
저거슨 오이??
여기는 닭을 부위별로 튀겨서 파는 노점이었는데 한마리를 혼자서 먹기에는 많고 비싸기도 할것 같아 먹을만한 부위로 조금 샀다. 10위엔(1,800원)
나는 저 아줌마 몰래 사진 찍을려고 했는데 내가 사진 찍을려고 하자 옆에서 빵 팔던 아저씨가 뭐라 하니 아줌마가 휙 돌아봤다.
'저놈이 너 사진 찍는다' 이랬을듯..
여기는 병아리 부화전의 달걀을 구워 팔던 곳. 한국에서는 주로 삶아서 먹던데..
내가 중국가면 전갈이니 거미니 꼬치로 파는 거 한번 먹어 봐야지 했는데 저거는 도저히 도전해 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
저 번데기들은 살아 있어서 가끔 몇마리가 꿈틀댔다. 저건 어떻게 먹지? 저건 누가 구어 주면 한번 먹어 볼 텐데..
닭 튀김 외에 밀가루 빵인지 지지미 인지 2위엔(400원)짜리 한개하고 수박 1/4개 5위엔(900원)짜리 사가지고 들어와 려점방에서 먹었다.
닭 튀김은 생각했던 한국의 치킨 보다는 맛이 들했는데 특별한 양념이 들어가지 않고 기름에 몇번 튀겨서 그런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