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쯤에 A라는 친구랑 만나기로 했었어요.
근데 서로 선약이 있어서 저녁 즈음에 선약이 끝나면 만나기로 했는데
A가 갑자기 전화해서는 '언제 오냐'고 그래서 '아마 조금 더 있다가 갈 것 같다'고 그랬더니
'나는 지금 술마시고 있는데 그냥 그럼 나는 집에 먼저 가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아쉽지만 '알겠다 다음에 만나자'하고 약속이 파토났으니 만나고 있던 친구랑 맥주 한 잔 마시러 가는데
가는 길에 술집 앞? 밖에 나와있는 테이블에 그 친구가 고등학교 동창들이랑 앉아서 술마시는걸 보고
'왜 여기있냐고 집에 간다하지 않았냐'고 물었는데 제 말은 쌩하니 무시하고 인상쓰고 계속 술만 마시는거에요.
기분이 나빴지만 뭔가 안 좋은 일이 있나? 술을 많이 마셨나? 동창들이랑 심각한 얘기 중이었나? 지금 내가 껴도 될 이야기인가? 하고
눈치보다가 상황도 어수선해서 그냥 내일되면 먼저 카톡으로 말해주겠지 싶어서 넘어갔어요.
(그 때 같이 A랑 같이 있던 동창이 취해서 저한테 울고 안기고 '같이 화장실가자 보고싶었다 춥다 토할거같다' 이래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근데 며칠이 지나서 다른 친구가 "A가 그 날 너한테 서운하고 화났다는데 너네 왜 그런거야?"라고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각자 오해를 한 부분이 있구나 해서 서로의 입장과 그 때 상황에서 오해한 부분을 정리해서 장문의 문자로 얘기하고 좋게 풀었는데
(서로 전화를 할 상황이 아니라서 문자로 얘기하게 됐었어요ㅠㅠ..)
어느 날 페이스북에 들어가보니 친구 삭제가 되어 있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쩐지 카톡을 보내도 '어ㅋ' '아니' '왜?' '잤어' 이따위의 단답만 돌아오더라니.. 걔는 제 번호도 지운거같아욬ㅋㅋㅋㅋㅋ
왜 제 번호를 지운것같냐구요?
저한테는 연락 한 통도 안 하면서 제 동생한테는 전화해서 '니 누나 한번만 더 다른 친구 전화 안 받으면 니네 어머님한테 전화할거다'하고 끊었기 때문이죠.
다른 친구가 A한테 저랑 연락이 되냐고 물어보면 예의상으로라도 카톡 하나쯤은 보내야 하는거 아닌가요?
어떻게 다짜고짜 제 동생한테 전화해서 매너없게 자기 할 말만 하고 저따위로 끊을수가 있죠?
솔직히 서운하고 화나고 사람 잘못봤나 싶기도 하고 너무너무 복잡해요.
'친구야, 너에게 가치를 두지 않는 사람에게 너도 가치를 두지 마라'
저 말이 오늘따라 너무 와닿네요.
사소한 오해 하나로 그 것도 서로 얘기하고 푼 문제를 가지고 이렇게 틀어지다니...
저는 그 친구를 진짜 인생 끝까지 같이 갈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잘못 된 생각이었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