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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우친다고 용서요? 에이~ 그건 아니죠. 이외수 옹께서 그러셨습니다.
게시물ID : comics_135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막장제닉
추천 : 4
조회수 : 54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7/25 09:21:34
"진정한 박애정신이란 뉘우친다고 용서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그 실수로 인한 여파로 얼마나 비참해지는지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라고요.

꽤 오래 전에 본 내용이라 완벽하게 맞진 않지만 아마 저런 내용이었을 것입니다. 

저는 페미니즘을 공부했습니다. 성향도 분명히 페미니스트 성향이 있죠. 더욱이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 "앞으로의 세상은 지금처럼 여자가 남자에게 억눌려사는 것이 아니라 양성으로 평등한 세상이 될 것이다. 그러니 너는 항상 약자를 보호하고 배우자의 뜻을 존중하며 살아라." 라고 들으며 자랐기에 항상 제 배우자 및 남의 의견을 존중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럼에도 남의 의견을 존중하고 저보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자를 보호하며 산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고 느껴집니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또 사상이 달라 갑론을박이 펼쳐질 수도 있죠. 메갈을 옹호하는 작가 및 일반인들에게 있어 그 사상이란 곧 자기 자신이 공감하는 바이기에 누가 말을 하던지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것도 어느정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일베가 그렇듯 메갈이 말하는 페미니즘은 원론에서 이미 한참 벗어났습니다. 원 뜻과는 다르게 그 해석을 자기 입맛대로 풀어내어 사람들에게 잘못 전파하는 사이비 교주들처럼 지금의 메갈이 그렇습니다. 

좋습니다. 백 번 양보해서 사람은 누구나 다르니까 그런 식의 사상도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해준다칩시다. 하지만 그 인정은 오직 개인일 뿐이고 사회적으로는요? 그들이 논리나 사상이 사회적으로까지 인정받진 않죠. 그렇다면 그들은 사상이 다르다는 것을 그냥 갖고만 있어야 합니다. 특히 일베나 메갈과 같은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행동 및 사상은 더더욱 그냥 무덤까지 갖고만 가야 하는데, 어디가 앉을 자린지 설 자린지 구분 못하고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는 것은 그만큼 뒷감당을 할 자신이 있으니까 한 거라고 밖에는 생각이 안 됩니다. 

그래서 옛 현인들께서도 구중곤륜산, 심심황하수(입에는 곤륜산을 단 것처럼 말수를 아끼고 마음은 황하 강처럼 깊이 가져라)라고 하신 것입니다. 정말 필요한 말이라도 항상 주의깊게 살피고 하라는 뜻과도 일맥상통하죠.

분명 앞으로는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는 뉘앙스의 글들이 많이 올라올 것입니다. 하지만 절대다수가 개개인의 형편이나 사정까지 봐줄 수 없죠. 공은 공, 사는 사입니다. 훗날의 행동을 통해 진정 반성하는 모습을 보일지언정 지금 상황에서 일어난 발언이나 행동에 대한 책임은 엄격하게 받아야 합니다. 

그냥...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이번 일로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었지만 저 또한 친하게 알고 지내던 수많은 웹툰 작가들, 교수들, 스토리텔러, 일러스트레이터, 게임 업계 관계자까지 잘라내야 할 정도로 인맥적인 타격을 입었기에 멘탈이 조금 흔들리네요. 

본업이 그쪽은 아닌지라 잘라낸다고 하더라도 제 사업에 지장을 주진 않습니다만... 사람 만나는 거 참 좋아했는데,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연락하고 웃고 떠들며 지냈던 이들이 올바르지 못한 사상을 올바르다고 여기며 핏대를 세우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환멸감이 찾아온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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