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반쯤에 하늘나라로 갔는데 정말 너무 슬프고 힘들고 실신할 것처럼 울었다가 지금은 극도로 덤덤한 척 하고 있어요.
덤덤한 척 할 수 있는 이유는 방문만 열면 날 반길것 같고 없는 게 이상하리만큼 너무 생생하게 있을 것 같고 빈 자리를 봐도 그냥 강아지가 보이기 때문이에요... 한 마디로 그냥 현실을 부정하고 회피하고 있어요.
강아지가 죽기 전에 쓰던 물건들은 가족들이 다 버리라고 해서 일단은 밖에 베란다에 있는데 저는 버리기 싫어요 울 강아지가 쓰던 방석, 덮던 담요.. 전부 우리 강아지 냄새가 나는 유일한 것들인데 간직할거면 빨아서 간직하래요.. 그러면 의미가 없잖아요... 냄새도 안 나는걸요....
그래서 아까 방석이랑 담요 몰래 침대로 가지고 들어오다가 걸려서 혼나고 할 수 없이 밖에 뒀어요.. 죽기 직전에는 몸에서 나쁜 뭔가가 나온다며... 하루만 끌어안고 자게 해달라고 울어도 가족들 다 힘든데 저만 철없이 굴지 말래요...
근데 사실은 돌돌 말아서 베개 역할 했었던 수건 한 장 몰래 지퍼백에 이중으로 넣어뒀어요. 우리 애기 냄새가 영영 없어지는 거 싫어요...
진짜 고개만 내밀면 밖에서 자고 있을 것 같은데.. 이제 곧 학기 시작이라 타지역으로 가야하는데.. 제가 가면 강아지 용품들은 다 버릴 것 같고..
이런 이별은 처음이라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전혀 모르겠어요... 슬퍼하자니 숨 쉬기가 힘들 정도로 나락으로 슬퍼지고 덤덤한척하자니 죽음이라는 사건은 머릿속에서 지워지고 그냥 내 옆에 있는 것 같아서 제가 정신이 이상한 것 같이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