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마이티 넘버 9을 까면서 차라리 이 게임을 해라...
하던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스팀에서 여름 세일 하길래 사서 해봤습니다.
어느 고마우신 능력자 분께서 한글 패치도 만들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볼륨은 짧다고 할 수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나름 놓치는 거 없이 꼼꼼히 찾아다녔지만 플레이 시간이 총 12시간 정도이고 달성도는 98%라고 나오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본질에 충실했기에 플레이하기 즐거웠던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게임은 횡스크롤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몰랐어요 ㅎㅎ
진행 방식이나 난이도 등을 보면 록맨X와 많은 점에서 닮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 록맨X를 아주 재밌게 플레이 했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반가울 정도였습니다.
물론 그렇게 비슷한 만큼 잘못하면 짝퉁이라는 생각이 들었겠지만,
이 게임은 한층 더 진화된 조작방식, 세련된 그래픽과 음악의 조화,
그리고 특히 적절한 좌절감과 함께 게이머가 몰입하도록 독려하는 스테이지 구성으로 더 높은 단계로 발전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약하던 주인공은 여러 가지 장애물을 극복하면서 차츰 다양한 능력을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강해지죠.
그리고 처음에는 도저히 잡을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다양한 수집요소 들은 게이머 에게 동기부여가 됩니다.
'저걸 어떻게 먹으라는 거야?' 가 능력을 하나 얻고 나면, '아, 이걸 써서 먹으라는 거였구나!' 하는 식으로요.
이 게임의 난이도는 저한테는 어려웠습니다.
보통 난이도로 했는데도 불구하고 무수히 많이 죽고 죽었습니다.
이 게임이 요구하는 조작 난이도는 록맨 X 시리즈보다 높게 느껴졌습니다.
록맨X 시리즈도 물론 쉬운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적이 쏘는 탄환을 점프로 피하면서 공격하고 피하고 공격하고...
적의 타이밍과 패턴을 완벽하게 익혀야 깰 수 있는 보스도 있고...
하지만 록맨X는 적어도 모든 조작을 하나의 키보드나 게임 내에서 할 수 있었지만..
이 게임은 마우스도 쓰게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이 사실을 알게 되고 '이걸 나보고 하라고?'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이 게임의 무서운 점은 '이걸 나보고 하라고?' 라는 생각이 무수히 들었음에도,
정신을 차려보니 그걸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게임의 가장 개성있는 조작 방식은 '강타' 입니다.
주인공이 강타는 적이나 탄환을 강하게 밟고 뛰어 오르는 기술 인데,
강타는 적이나 탄환이 가까이 다가왔을 때, 마우스 우측 버튼을 클릭하여 발동합니다.
강타를 발동할 때 주인공이 도약하는 방향은 마우스로 지정가능 합니다.
이 게임을 클리어 하려면 강타를 타이밍에 맞춰서 잘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저 같은 경우 오른손으로 방향키를 조작하는 키보드 컨트롤을 주로 사용하는데,
저는 오른손잡이입니다... 마우스도 오른손으로 씁니다..
제가 강타 컨트롤을 할 때는 오른손으로 방향키를 조작하다가 마우스를 잡고 강타를 발동하고
다시 오른손으로 방향키를 조작하는 컨트롤을 해야만 했습니다.
근데 스테이지 구성을 보면 이 컨트롤을 시간 내에 타이밍에 맞춰서 방향도 막 바꾸면서
해야되는 구간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토나왔습니다...
예전에 록맨X를 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면, 그 게임을 할 때 이렇게 많이 죽었다면
현자타임이 와서 게임을 중단했을 순간들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습니다.
이 게임은 게이머가 좌절하고 게임을 떠나게 만들지 않습니다.
캐릭터가 죽었을 때, 그 흔한 Game Over 메시지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 정말 힘들었던 조작 난이도에도 엔딩을 볼 수 있었던 게 이 점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구글 플레이 광고 구문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마음껏 실패해도 좋을 자유를 누리세요. 게임은 그런 거니까."
정말 간만에 원없이 누려본 것 같습니다.
이 게임에서 게이머는 에너지가 충분하다면 언제든 세이브 포인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죽으면 그냥 세이브 포인트에서 캐릭터가 부활합니다.
다시 할 건지 물어보지도 않고, 배경 음악 조차 끊지 않고 이 게임은 조용히 게이머에게 기회를 다시 줍니다.
그래서 플레이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 죽었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죽지 않고 스테이지를 통과할 방법을 찾는 데만 오롯히 집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사실 코인을 받는 오락실 게임이 아닌 게임이 굳이 거창하게 게임 오버! 메시지를 띄우고
스테이지의 처음으로 진행을 되돌려 버리는 과정을 많이 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네 아마 저는 다크 소울은 평생 못하지 싶습니다...
한가지 배신감이 느껴졌던 순간은, 게임 플레이 통계 수치에서 죽은 횟수가 떡하니 표시된다는 것을 눈치챘을 때였습니다...
생각보다 큰 수치에 살짝 빈정이 상했지만, 뭐 그냥 어때 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통계를 토대로 엔딩 후 전세계 게이머들 사이에서 랭킹도 알려주니,
도전 정신이 강한 게이머라면 랭킹을 올리기 위해 얼마든지 다시 도전할 수도 있습니다.
전 뭐 그냥 지금은 엔딩을 봤다는 데 만족합니다.
요약하면, 이 게임은 BGM과 그래픽의 조화, 다채롭고 어렵지만 실패에 대한 좌절감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으로
높은 몰입도를 주는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입니다. 간만에 잘 놀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