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나는 그래도 온라인게임이 좋다.
게시물ID : freeboard_1360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얌이
추천 : 0
조회수 : 11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5/02/07 21:17:44

:: 편의상 반말을 씁니다. 이해해주시길..::



얼마전, 어떤 분의 글을 봤다.
우리 나라 온라인 게임은 다 쓰레기다. 죄다 빡센 노가다의 연속일 뿐이다.
뭐.. 그 분 글을 읽고 이해가 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솔직히 처음엔 짜증났다.
내가 온라인 게임 재미있게 하든 말든 니가 뭔 상관인데 쓰레기다 뭐다 
맘대로 짓껄이는 거야. 나보다 어린 녀석이었음 한대 팍 때려주고 싶었다.

나는 온라인 게임 3년차다. 
사귀던 남자친구가 리니지를 해서 따라한게 시작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뜯어말리고 싶었지만 어쩌겠는가. 그놈의 리니지가 뭔지.
폐인되서 학교생활이고 뭐고 다 때려칠 뻔했다. 여자애가 피시방에서 3일밤낮 있어봐라.
주위에서 쿠사리 많이 들었다.

그렇게 2년간 빠져있는 동안에 나에게 남은 건 약해빠진 몸과 정신,
나도 모르게 늘게 된 욱하는 성질과 욕설 등등.. 안좋은 것뿐.
폐인생활(?)은 정말 몸엔 해롭구나 뼈저리게 느꼈을 땐 너무 늦은 시기였다.
그 후로 내가 배운 것은 게임은 게임일 뿐이라는 것.
내 모든 것을 걸기엔 너무나 가볍고 깨지기 쉬운 질그릇 같은 것임을.
이미 익숙해진 몸은 리니지를 떠나도 다른 게임을 찾았고 벗어날수 없다는 걸 안 난..
그 다음부터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우린 왜 온라인 게임을 하는가.
단지 남들보다 나은 삶을 위해 피터지게 싸우는 건 현실에서 질리도록 하는 것인데.
왜 우린 온라인 게임에서마저도 서로 경쟁하고 더 높아지려고 하는 걸까.
그건 우리의 본능이 아닐까 싶다.
남들보다 우월하고 싶고 남들보다 뛰어나고 싶다.
현실에서 그럴수 없다면 또 다른 세상에서만큼은 최고가 되고 싶고 모두의 동경을 받고싶다.
결국 그런 마음이 아닐까.
온라인 게임에서의 그런 노가다는 결국은 자신의 그런 욕망을 채우고 싶어하는 것이다.

외국계 게임의 게임성은 정말 좋다.
그래, 인정할 건 인정하자. 그 게임들은 자본도 빵빵하고 시간도 넉넉해서
어떻게 하면 유저가 오랫동안 즐기고 자기네 게임을 할까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만든다.
우리나라 게임? 돈 부족하지, 상부에선 빨리빨리 오픈해서 투자한 돈 뽑아내라 들들 볶지.
오랫동안 즐기는 사람도 좋지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근본적인 퀘감을 빠르게 뽑아낼까를 생각한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이래저래 옛날조상부터 다른 나라의 침략을 줄기차게 받아와서
피해의식도 강하고 무엇보다 남들보다 뛰어나고 싶은 욕망이 유난히 강하다.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사들은 무엇보다 우리나라 민족의 특성을 잘 알기 때문에
보다 높은 렙과 그에 따른 레어 아이템을 보여주며 유혹하고 우린 거기에 현혹된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수많은 노가다성 온라인게임은 결국 유저인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거다.

그래도 사람들은 스스로 자책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오랫동안 지구에 살아남아왔다.
무엇보다 그걸 아는 게임사가 벗어나기 위해 시도하는 것이 요즘 게임에는 조금씩 눈에 보인다.
물론, 그저그런 게임도 있긴 하지만 독특한 시스템이나 러쉬-ㅅ- ㅋㅋ 같은
또다른 재미를 추구하게 하는 게임도 점점 생기는 "과도기" 현상이라고 나는 감히 생각한다.

그래서 난 오늘도 온라인게임에 접속한다.
사람들과의 의미없는 수다도, 가끔 먹는 아이템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면서 즐거워하고
거기서 또 다른 인연을 만들고 이어가는 과정이 좋아서..
어떨땐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또 어떨 땐 피터질 정도로 싸우고 조금더 강해지고 싶다고
생각되면 열렙도 하고.. 그런 시간을 보낼수 있는 온라인 게임이 쓰레기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온라인 게임이 좋다.
쓰레기든 뭐든, 결국 하는 건 내 자신이고
내가 즐거우면 좋은거지. 안그래?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