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예민한걸까 싶어서 다른 분들 의견도 들어보고자 글을 씁니다.
저랑 남자친구는 5살(남자친구가 빠른이라 학번으로는 6학년 차이)구요 둘 다 대학생이에요.
남자친구는 거의 매년 과외를 해 왔고 이번에는 고3 여학생 두 명의 그룹과외를 맡게 됐습니다.
서로 어느 정도의 집착은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렇다고 폰을 검사하거나 그런건 전혀 아닙니다ㅠㅠ
이성과 1대 1로 만나는건 싫어한다든지 그정도의 집착(?)이에요!
처음에는 반농담으로 여학생 과외는 별로라는 식으로 말하고 넘어갔어요. 어차피 그냥 과외니까요.
그런데 남자친구는 선생이라는 직업은 성직이라는 투철한 직업의식을 갖고 있는 이상주의자라는 점을 간과한 걸까요..
학생들 멘탈관리라는 이유로 1~2시간정도? 수업 시간이 끝나고도 더 상담을 하며 들어줄 때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가 아는 선생과 학생 사이보다는 점점 너무 허물 없이 지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좀 나빠지더라구요.
그룹과외라 카페에서 수업을 하는데 어쩌다 수업시간이 길어지면 밥 먹는 일도 있었는데 이것도 괜찮았어요.
그런데 하루는 남자친구가 학생들한테 제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라 그 학생들도 저를 보고 싶다고도 하고 남자친구 학교 구경도 하고 싶다며 남자친구의 학교 앞 카페에서 과외를 하게 됐다고 하더라구요.
아 남자친구 학교는 서울이고 집과 과외 장소는 용인입니다.
저도 같이 와서 밥 먹자고 하는데 저는 낯을 가려서 불편했지만.. 하도 조르길래 넷이 같이 밥도 먹었어요.
근데 밥 먹고 집에 가려는데 노래방에 가자더라구요.
과외 선생님 애인을 만나서 같이 밥먹는 것도 좀 특이하다고는 생각했는데 노래방..??? 솔직히 저는 이해 안 됐어요ㅠㅠ
잘 모르는 사람 앞에서 노래 부르기 싫었지만 거절할 수 없는 분위기였고 남자친구 체면(?)도 있으니까 결국 가긴 갔어요..
당연히 기분은 상당히 안 좋았었고 그 학생들도 별로 이쁘게 보이지는 않더라구요.
제 상식 밖의 일은 하나 더 있는데요,
학생 둘 중 한명이 대학생인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뭐 그 남자친구가 여초과고 여초 동아리도 들어가고 MT를 가는데 걱정이 되고 어쩌고 이런 고민상담을 제 남자친구한테 했나봐요.
그 정도야 전혀 문제 없었죠.
근데 나중에 들었는데 그 학생 남자친구를 제 남자친구가 만나서 얘기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제 머리로는 전혀 이해가 안 되거든요.
그냥 친한 오빠도 아니고 과외 선생님이 학생 남자친구를 왜 만나죠..? 너무 허물 없거나 과한 오지랖 아닌가요..?
음.. 제가 조금 더 예민한 이유는 학생들이랑 저랑 2살 차이밖에 안 나고 저도 고등학생 때 대학생인 남자친구랑 사겼기 때문도 있어요.. 과외 선생님과 학생 관계는 아니었지만요
여튼 사담이 길었는데, 남자친구는 본인은 절대 학생을 여자로 보는 일이 없는데 제가 예민하게 군다고 하네요.
저도 불과 2년 전 과외를 받았었고 여선생님이었지만 저정도로 허물 없이 지내지는 않았어요.
그 얘기도 했더니 그 선생님이 귀찮아서 본인처럼 안 한거라고 하네요;
그리고 현재 저도 고1 남학생과 고3 여학생 과외를 하고 있는데 여전히 이해는 안 되더라구요.
분명 기분은 나쁜데 제가 너무 예민한건지 남자친구가 과한건지 저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확실하게 모르겠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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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
하나 빼먹은게 있는데 그룹과외다보니 학생들과 남자친구의 단톡방도 있는데
"밥 드셨어요?" "오늘 데이트 하세요?"라는 카톡을 제가 본 적이 있네요..
왜 저런 말이 나왔는지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너무 사적인 대화를 자유롭게 한다는게 좀 기분이 나빴어요.
이런걸 보고 나니 모의고사 보고 나서 점수 알려준다고 남자친구한테 전화하는 그런 모습도 곱게 안 보이더라구요.
굳이 저게 전화로 할 말인가.. 싶은 마음에요ㅎㅎㅠ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다보니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 학생들이 내년 1월 되면 자기들이랑 남자친구, 저, 그 학생 남자친구 이렇게 술먹자고 얘기도 했다는데 이것도 안 좋게 보여요.
하아ㅠㅠ 수능까지도 좀 남았고 수능 끝나고도 연락할 확률이 높을텐데.. 집도 가깝고... 울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