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그래프는 OECD 국가별 10~24세의 청소년/젊은 성인들의 자살률에 관한 그래프에요. 빨간 라인이 OECD 평균 10~24세 사람들의 자살률을 뜻하는데, 한국은 빨간 라인에서 오른쪽으로 두 번째에 있습니다. 보시면 한국의 10만 명당 10~24세 사람들의 자살률은 OECD 국가 평균과 매우 근접해 있어요.
위 자료의 조사한 연도는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전부 1990 ~ 2009년에 조사된 자료가 쓰였으며, 한국의 경우 2004~2006년 자료가 쓰였어요. 그래프에 따른 한국의 10만 명당 청소년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평균 정도입니다.
위의 링크는 90개국의 청소년 자살률에 관한 논문에 기재된 테이블 링크인데, 들어가시면 조금 전에 제시된 국가 자료보다 더욱 확대된 90개국의 10만 명당 청소년 자살률을 볼 수 있어요. 한국은 조사된 90개국 중 청소년 자살률이 48위로 앞서 보여드렸던 자료와 비슷한 수치를 보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 데이터인 2015년의 국내 15~19세의 10만 명당 청소년 자살률은 6.5명으로 2013년 기준 (제가 찾아본 가장 최근 OECD 평균 청소년 자살률이에요) OECD 평균인 6.3명과 비슷한 수치입니다.
한국 평균 10만 명당 청소년 자살률 출처:통계청
그렇다면 여기에서 궁금해지는 두 가지 의문은, 어째서 한국의 청소년 사망원인의 1위가 자살이며,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가 하는 것인데.
첫 번째로, 한국 청소년의 사망원인의 1위가 자살인 이유를 살펴보려면, 우리는 다른 나라의 청소년 사망원인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기준으로 보면, 청소년 사망 원인인 1위는 교통사고, 2위는 HIV 감염 그리고 3위가 자살로 집계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 1위는 사고사, 2위는 살인…. 3위가 자살로 집계되었고, 유럽국가는 교통사고가 1위인 경우가 많았어요. (자살은 2~3위).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의 국가는 1위가 HIV 감염으로 집계되었고요.
출처 The Economist (구글 이미지 검색)
위의 그래프는 10~24세의 국가별 10만 명당 사망자 수를 나타낸 그래프인데,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24세 이후로 생존할 확률이 비 OECD 국가에 비해 아주 높은 OECD 내에서만 집계된 자료에서도 상당히 상위권에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끔 학업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청소년 사망원인 1위인 한국을 북유럽 국가들과 비교하는 기사가 있는데, 뜻밖에도 학생 삶의 만족도가 높은 핀란드, 뉴질랜드, 키다나 등의 나라는 청소년 자살률/ 생존율이 한국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 있어요.
그래서 한국의 청소년 사망원인이 1위가 된 이유는 한국 학생들이 다른 국가에 비해 청소년 자살률이 월등히 높아서 1위가 아니라 청소년의 교통사고,살인, HIV 감염 등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낮아서 그렇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물론 한국 청소년들이 겪는 학업 스트레스, 학교 폭력 문제 등이 심각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에요. 한국은 OECD 국가 중 청소년 행복지수가 가장 낮을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각합니다.
두 번째로, 한국이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이유를 보려면 전체 자살률이 아닌, 연령별 자살률을 보면 이유를 대충 짐작 할 수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연령별 10만 명당 자살률을 나타낸 그래프인데 나이가 들수록 자살률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60세 이상의 노인 자살률은 혹시 이런 현상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으나, 21세기 이후에, 이런 나이에 따른 급격한 자살률 증가는 한국이 아주 이례적인 국가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프 출처: Economist.com
위의 그래프는 주요 국가의 나이별 자살률을 나타낸 그래프인데, 역시나 국내 노인 자살률은 무척이나 높게 측정됩니다. 이런 현상을 아래의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보시면 한국의 자살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얼마나 편중돼 있는지 알 수 있어요.
영국의 년도 vs 연령별 10만 명당 자살률
한국의 10만 명당 연령별 자살률
통계를 보면 영국뿐만이 아니라 상당히 많은 OECD 국가들의 노인/모든 연령의 자살률은 시간에 따라 줄어듭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노인 자살률이 현재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나 몇십 년 전부터 확실한 감소 현상을 보인 다른 주요 OECD 국가보다 한국은 정말 근래에 들어서야 자살률이 감소하기 시작했고요.
이번엔 주요 국가가 아닌, 전 세계 나이별 자살률 통계를 확인해도 한국의 자살률이 중년층, 노인에 몰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세계적인 기준으로 보면 노인 자살률은 오히려 대부분의 나이 층에 비해 낮습니다. 다만 자료가 아주 오래돼 지금은 다를 수 있다는걸 염두에 두세요)
위의 그래프는 시간별 주요 국가와 OECD 평균치의 10만 명당 자살률을 나타낸 그래프인데 점차 자살률 감소를 하는 다른 주요국가들과는 달리 한국은 상승세를 보입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은 자살률이 높은 국가가 아니었고 차츰 큰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내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죠. 다행이 2009년경부터 한국도 점차 자살률이 줄어들고 있긴 합니다. 제일 최신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10만 명당 26.5 명으로 여전히 높은 수치이지만 위의 자료보단 나아진 최근 모습을 보여요.길었던 글을 요약하면,
현재 한국의...
1. 청소년, 20대 자살률은 OECD 평균에 근접한 수치이며
2. 중년층은 OECD 국가 중 상당히 높은 자살률을 보이며
3. 노년층 자살률은 압도적인 OECD 국가 중 1위이며 한국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가 된 가장 큰 원인 이다.
4. 자살률 감소를 하는 다른 주요국가들과는 달리 한국은 오히려 지난 몇십 년간 빠른 자살률 상승세를 보이다 근래에 들어서야 감소 폭으로 전환되었다
정도로 요약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긴 글을 읽어 주셔서 아주 많이 감사하구, 글을쓴 목적이 국내 자살률에 관한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임만큼 제 동의 없이 글을 퍼가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