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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난 내 서재에 있는 국내 작가들
게시물ID : readers_136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라트리스테
추천 : 2
조회수 : 41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6/21 1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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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소년이 온다 등
 
 
 
 
 
칼레파 타 칼라.
 
아름다움은 아름다운 것이다.
아름다움은 어려운 것이다.
아름다움은 고결한 것이다.
 
이 세 번역이 모두 그르지 않은 것은, 고대 희랍인들에게 아름다움과 어려움과 고결함이 아직 분절되지 않은 관념이었기 때문이다. 모국어에서 '빛'이 처음부터 밝음과 색채라는 두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희랍어 시간

눈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침묵이라면,
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끝없이 긴 문장들인지도 모른다.
단어들이 보도블록에, 콘크리트 건물의 옥상에, 검은 웅덩이에 떨어진다. 튀어오른다.
 
-희랍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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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28, 7년의 밤, 내 심장을 쏴라 등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
 
-7년의 밤
 
땅거미 같은 눈이었다. 야밤의 도로로 튀어나왔다가 자동차 전조등에 갇혀버린 날짐승 같은 눈이었다. 그러나 미친 자의 눈은 아니었다.
 
-내 심장을 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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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검은 꽃, 퀴즈 쇼, 살인자의 기억법, 옥수수와 나 등
 
 
 
소설은 삶의 잉여에 적합한 양식이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눈을 감았는데 어떻게 이 모든 것들이 이토록 선명할까. 이정은 의해하며 눈을 떴다. 그러자 모든 것이 사라졌다. 그의 폐 속으로 더러운 물과 플랑크톤이 밀려들어왔다. 군홧발이 목덜미를 눌러 그의 머리를 늪 바닥 깊숙이 처박았다.
 
-검은 꽃
 
출판사 사장에게 원고를 넘기고 이렇게 긴장해본 적이 있었던가? 한 손에 총을 든 편집자라니. 어쩌면 저것이야말로 모든 편집자가 꿈꾸는 모습이 아닐까? 뺀질거리며 마감을 안 지키는 작가의 집에 들이닥쳐 초고를 탈취한 후 즉결 심판을 하는 것이다. 수작이면 살려주고 태작이면 사살한다. 초고조차 안 써놓은 뻔뻔한 작가는? 그 자리에서 바로 총살. 탕, 탕, 탕.
 
-옥수수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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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생명연습, 서울의 달빛 0장 등
 
 
 
 
버스가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 Mujin 10km'라는 이정비(里程碑)를 보았다. 그것은 옛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길가의 잡초 속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내 뒷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 사 이에서 다시 시작된 대화를 나는 들었다.
 
-무진기행
 
"안 형, 파리를 사랑하십니까?"
 
-서울 1964년 겨울
 
우리는 헤어졌다. 나는 마침 버스가 막 도착한 길 건너편의 버스 정류장으로 달려갔다. 버스에 올라서 창으로 내어다 보니 안은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내리는 눈을 맞으며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고 서 있었다.
 
-서울 1964년 겨울
 
달리고 있는 몸에 썩은 감정들이 달라붙을 자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약솜을 사 가지고 왔을 때 그녀는 없었다.
 
-서울의 달빛 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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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지구영웅전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카스테라,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등
 
 
 
내 이름은 바나나맨.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과 함께
이 지구를 지키는 슈퍼특공대의 일원이다.
정의를 모르는 나쁜 무리들, 싸워 무찌른다.
슈퍼특공대!
 
-지구영웅전설
 
분명 세상은 그대로이나 아마추어는 이미 숨을 거두었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이 냉장고는 강한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
 
-카스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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