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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17137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계기비행
추천 : 2
조회수 : 22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7/08 05:10:48
아주 오래 전의 일이예요.
뻔한 사랑 이야기죠, 만나고 사귀고, 헤어지고.

참 많이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뭘 하고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네요. 마지막에 그 친구가 지방으로 이사를 가면서 그야말로 잠적해 버렸거든요. 어떠한 연결고리도 남기지 않고, 학교도 짐작하기로는 적성 고민에서였긴 하지만 자퇴해 버리고.

다른 누군가를 잠깐 좋아하기도 했었지만..
요즘에서야 깨닫고 있어요. 나는 그 사람을 대신할 사람을 찾고 있었구나. 내가 그동안 사랑했던 건 다른 누군가에서 본 그 사람의 모습이구나.

의문이 들었어요. 그 사람도 저를 오랫동안 잊지 못해서 종종 찾아오곤 했었거든요. 그렇게 좋아했으면서  우리는 뭐가 무서워서, 왜 끝내 함께할 수 없었던 걸까요.

조금 알 것도 같아요. 우린 서로를 위로해주지 못했어요.
어느 글에서 이야기하더라구요. 
위로란 너무 닮아서도, 너무 닮지 않아서도 안 돼요. 나를 너무 이해해서도, 이해하지 못해도 안 되고..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 거죠. 또 못난 모습을 드러냈을 때조차 그 사람이 자신을 아낀다는 확신도 있어야 하구요.

우선 우린 너무 닮아 있었어요. 우린 버려진다는 게 얼마나 아픈지 아는 사람들이었고, 그런 서로를 너무 끔찍하게 잘 이해했어요. 그랬기에 서로가 많이 좋기도 했지만 동시에 밉기도 했겠죠. 자기 자신에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상대에게서 보이기 때문에 싫어한다 하잖아요.

그리고 좀 복잡한 사정에서였긴 하지만.. 우리에겐 위의 확신이 없었어요. 아니, 있긴 했죠 당연히. 십 년을 넘게 함께해왔던 사람인데 몰랐을 리가요. 
단지 우린 상대에게 그 믿음을 표현할 만큼 성숙하지 못했어요. 서로 치부를 찌를 정도로 밑바닥을 드러냈던 싸움 후 멍청하게도 자존심을 세우느라, 미안하다고, 사실은 그런 치부조차 나는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죠. 그렇게 서로에 대한 믿음도 깨져 버렸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아이도 할 법한 일들을 우리는 왜 하지 못했을까요. 
스무 살이면 감정적으로 많이 어릴 때죠. 물론 지금이라고 썩 성장한 것 같지 않기도 하지만 아무튼.. 타이밍조차 사랑이라고 개인적으로 전 생각해요.

하하 비가 오니까 감성이 터져서 그런가. 소식이 궁금하기도 하고 많이 보고싶기도 하네요. 비만 오면 쿨쿨 자던 잠만보니 지금쯤 또 자고 있겠죠. 아니면 군대를 다녀왔으니 그 사람도 잠이 많이 줄었으려나.

많이 보고 싶네요. 언제쯤이면 안 보고 싶을런지 모르겠어요, 이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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