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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15883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성의_동안★
추천 : 2
조회수 : 26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7/10 00:59:30
할머니 내가 많이 미안해.
오래 전에 직접 얘기했어야 될 말인데 이제 나 알아보지도 못하는 할머니한테 말해 뭐하냐는 핑계로 못나게 여기다 끄적인다.
오늘 와이프 버스탸워 보내고 나니 엄늬한테 전화오더라.
할머니 위독하다고 요양병원에서 연락왔으니까 오라고.
할머니 요양병원 들어가고 몇번 찾아가지도 못했는데..
가면 집에 있을때보다 많이 늙어버린 할머니 모습때문인지,
아님 집에 있을때 할머니한테 못되게 군 내 과거에 대한 제책감 때문인지 보자마자 울어버리니까..
라는 핑계로 못갔어.
그것도 미안해.
출장 잦은 엄늬때문에 우리 삼남매 고생고생해서
도시락까지 싸주면서 키워주고 내 투정 다 받아주고 했는데 은혜도 모르고
치매걸려서 나 못알아보고 아빠만 찾는다고 밀치고 소리지르고 못된말 해서 미안해.
오죽했으면 나를 그렇게 무서워하고 눈치 봤을까.
늦은 나이에 회사 그만두고 공부한답시고
집에 오면 할머니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요양원에 모시자고 내가 그랬어 할머니.
할머니 요양원에 모시고 아부지 엄청 우셨는데 난 미안해서 그날 아부지 옆에 있어드리지도 못했어.
난 그때도 그렇게 내 생각만 했나봐.
할머니 난 지금도 못나게 혼자 울고 있다.
미안해서. 그리고 무서워서.
할머니 누나들 결혼할 때는 다 참석했는데 내 결혼사진에는 할머니가 없어.
난 시험도 합격하고 결혼도 하고 딸도 있는데 할머니한테 축하도 못받아.
할머니
내가 우리 할머니한테 그렇게 하면 안됐는데.
나 너무 미안해.
오늘 보니까 우리 할머니 눈도 못뜨고
옷도 다 벗겨진 채로 호흡기 꽂고 있더라.
애기 울어서 난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할머니, 내가 너무 미안해.
나 다음 세상에도 할머니 손자로 태어나면 꼭꼭 효도할께.
아프지 말고 편안하게 편안하게 있다가...
말못하겠다..
할머니 지금이라도 일어나서 나 혼내주면 좋겠다.
못된놈이라고.
할머니 내가 정말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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