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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부고속도로 사고를 보고
게시물ID : car_962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움직여야한다
추천 : 6
조회수 : 74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7/10 14: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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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버스기사만 욕할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년7월에도 영동고속도로에서 빼다 박은듯이 비슷한 사고가 있었지 않습니까?

운전자이신분들은 알겠지만 운전(노동)시간이 길어질수록 노동강도가 세지면서 그게 도저히 버텨낼 수 없는 졸음을 유발한다고 봅니다. 뺨때리고 다리꼬집고 아무리 참아보려 해도 안될때가 많은 거 운전자분들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차 세우고 쉬는 것 밖엔 답이 없습니다. 근데 뉴스기사에 달린 댓글이나 각종 글들 살펴보면 5분만, 10분만 쉬지 왜 저랬나, 기사를 최고형으로 처벌해야 한다 등의 기사탓만 하는 반응들을 많이 봤습니다. 물론 저 또한 기사가 5분이라도 쉬었으면..하고 생각하면서 안타깝고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상 또는 주변에서 버스기사 하시는분 얘기 듣기로 회사측에서 배차시간, 간격 지키지 않으면 혹은 그런상황이 자주 일어나면 패널티를 먹는일도 있다고 하니 5분 10분도 맘 편히 쉴수가 없는 게 현실이구요. 댓글보다보니 16시간 운전하고 4시간 자고 또 16시간 운전하고 이런다는데(사실여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살인적인 노동강도에서 사고가 안나는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번 주 토요일 7월8일자 그것이 알고싶다를 시청했는데요. 과로사를 주제로 방송을 하더군요. 방송내용을 몇가지 인용하자면, 근로기준법은 주당 52시간 근무시간 제한을 두고 있는데 그 근로기준법 중 59조에서 운수업, 통신업, 광고업 등 26개 업종은 제한없이 연장근무를 허용하도록 예외(특례)조항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말도 안되는 근무시간을 부여해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죠. 무려 합법입니다. 운수업만 놓고봐도 이건 도로위에 누가 맞을지 모르는 폭탄을 깔아 둔 것과 마찬가지이고 법이 그걸 합법화 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장시간 근로만이 과로가 아니라 2~3명이 감당해야 할 업무를 1명이 감당하는것도 과로라고 하더군요. 1명 16시간 근무를 2명 8시간으로 쪼개면 훨씬 안전할텐데 이럴 경우 사용자의 인건비가 늘어나는 것이 문제가 되죠. 사용자 입장에서는 인건비 증가가 당연히 싫을뿐더러 법마저 비상식적인 연장근무, 장시간근무를 합법화 해주고 있는데 굳이 기사 수를 늘릴 필요가 있을까요? 사고나면 그 사고만 처리하면 그만이고 어디 기업들처럼 사람들이 버스회사 이름 알아서 그 회사차는 안 탄다던지 불매운동을 한다던지 이런사람도 없고, 회사 이미지에 타격이 가거나 부가적으로 받는 피해도 경미하니까 굳이 인건비 늘려가며 이 구조를 개선할 필요성이 없을 것 같아요 사용자 입장에서는.

저는 운수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군대에서 운전병을 했던 시절은 있었습니다. 큰 버스며 트럭 많이 몰고 다녔습니다. 아침에 기상해서 부식차량 운행하러 월수금 부대에서 제일 먼저 나가는 생활을 몇개월 해보기도 했고, 흔히 보이는 마을버스와 같은 차종(카운티)을 담당해서 하루에 4~5번씩 고정운행 다닌게 몇개월인 적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 시, 도를 넘나는드는 장시간 운전도 하고, 상대적으로 짧지만 자주 나가는 운행도 해보았는데요. 군대가 굉장히 부조리한 부분이 많지만 최소한 제가 겪은 바로는 운전병에 대해서는 충분히 배려해줬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고가 나니까요. 배차가 너무 빡빡하다던지, 누구누구는 어제 무리했으니 좀 쉬게하고 다른사람 넣어서 운행시켜라던지, 타 중대들은 다 서는 야간초소근무 이런거 다 빼준다거나, 운전중에도 졸린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선탑자(간부)들도 5분10분씩이나마 쉴 수 있게 해주는 등의 여러가지 조치가 있었습니다. 하물며 사회에서 직업으로 일하는 기사분들이 군대만도 못한 대우를 받으면서 일하는게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아무리 사회가 냉정하고 무섭다무섭다해도 이건 아니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결론은 잘못된 법 구조와 사용자의 수익적 측면이 맞물리면서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고, 발생하더라도 그때 뿐 바뀌거나 개선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 보인다는 겁니다. 이런식이라면 이번같은 대형참사는 또 다시, 계속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고 누군가는 계속 죽어나가고 고통받게 되겠죠. 이건 국민의 안전과 행복에도 직결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영동고속도로 사고 이후 딱 1년인데 또 똑같은일이 생긴점이 그걸 증명하고 있죠. 설마 나한테 저런일이 생기겠어?식의 나만아니면돼 라던지, 그냥 앞차뒷차 조심해야지 하고 그때그때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정부에 민원하나라도 넣고 댓글하나라도 쓰면서 여론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서없이 너무 길게 글을 썼나 싶은데 뉴스기사나 댓글들 보다가 나 하나라도, 뭐라도 해야지 싶어 한자두자 쓰다보니 이렇게 됐네요.
모두 안전운전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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