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내가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바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야. 머리가 복잡해서 담배라도 하나 빌려 물고 생각 좀 하고 오겠다고 폼나게 말하지만 실상 아무것도 고민하지 않아. 그 아무것도. 여자친구 생각도, 저녁에 먹을 메뉴도, 실상 닥친 문제와 관계없는 것조차도 생각하지 않아. 억지로 쥐어 짜내야만 생각이 난다니까 머릿속에 생각을 훔치는 아주 작은 다람쥐라도 있는 것 같아. 부지런히 생각을 긁어모이고 숨겨놓지. 아무도 찾지 못할 장소에. 심지어 자신 마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