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인노동조합은 2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추진하고 있는 K리그 유소년클럽 활성화 제도와 관련해 "해당 규정에는 심각한 차별 조항이 들어가 있어 한국축구의 풀뿌리인 초·중·고·대학교 학원축구가 무너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축구인노조는 이날 오후 1시쯤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규정이 통과되면 각 프로구단은 등록 인원 제한이 없는 구단 산하 유소년클럽 선수를 우선 영입하게 돼 일반 고교 선수들의 프로 입단 가능성이 거의 없어진다"고 우려했다.K리그 유소년클럽 활성화 제도는 지난 2012년 10월 연맹 이사회에서 논의된 것으로 올해 시범운영을 거쳐 2015년부터 본격 실시된다.각 구단은 25명까지만 선수를 등록할 수 있는데 이 등록 인원 제한에 K리그 유소년클럽 출신과 당해년도 만 23세 이하의 선수는 해당되지 않는다.즉 구단은 자체적으로 키운 선수들을 숫자 제한 없이 보유할 수 있으나 학원 축구부 출신 선수를 영입할 경우에는 25명 인원 제한 안에서 뽑아야 하기 때문에 제약이 있다.노조는 이 점이 유소년클럽 출신과 학원 축구부 출신을 차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노조는 "해당 제도는 프로구단의 선수 수급을 비용과 절차적 측면에서 쉽게 하고자 한국 축구의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한국 축구의 뿌리 자체가 구단 유소년클럽이라는 한 가닥만 남을 경우 (한국 축구의) 알찬 결실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선진적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갖추자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축구계 전체의 의견 수렴과 토론 절차 없이 이뤄지면 안 된다"며 "연맹은 선수등록 규정 개정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대한축구협회도 이번 사태에 대해 소극적 입장에서 벗어나 유소년 육성 체계의 균형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덧붙였다.또 노조는 스포츠토토 기금과 프로 신인 선수 육성지원금 모두 프로구단 아래에 있는 유소년클럽에만 대폭 지원되고 있을 뿐 학원 축구부는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호소했다.노조는 "대한축구협회는 스포츠토토의 기금을 공평하게 나눠줘야 한다"며 "연맹과 각 프로구단은 기금 세부 사용내역 등을 공개하라"고 말했다.지난 8월 조합이 만들어진 후 첫 단체 행동에 나선 노조는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후속 단체 행동을 이어갈 계획이다.한편 노조는 국내 최초로 출범한 스포츠 지도자 노조로 학원 축구 지도자들의 권익 향상과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로 설립됐다.이회택 전 축구협회 부회장이 초대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전국 초·중·고·대학 등 학원 축구 지도자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