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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에 과연 개표조작은 없었나?
게시물ID : science_647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숲속언덕
추천 : 2/13
조회수 : 928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7/07/14 14: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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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값이 개표부정을 증명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되었습니다. K값에 올인했던 더플랜은 역풍을 맞았구요. 하지만 K값만을 가지고 18대, 19대 모두 조작은 없었다고 단정해도 과연 괜찮은 걸까요?

저는 K값이 개표조작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18대 대선에 개표조작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K값 논란이 18대 대선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어서는 안됩니다. 애초에 K값은 개표조작과는 무관한데, K값 논란이 해소되었다고 해서 개표조작이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죠.

18대 대선은 개표조작을 의심할만한 정황이 다수 존재하며, 이런 의혹들에 대해 충분한 조사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글에서 저는 그런 의혹들을 정리하며, 제 나름대로 추론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현실성을 따져보고자 합니다.

투표지분류기를 이용한 개표조작을 시도할 때, 반드시 해결해야되는 문제가 2개 있습니다.
심사집계부와 재검표지요. 반드시 두 가지 모두를 통과해야 하며 둘 중에 하나만 실패해도 개표조작은 발각됩니다.

일단 모두 다 아시다시피 지난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결과에 승복하고 재검표요구를 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중진의원들이 재검표 역풍을 우려해서 재검표를 극구반대했었다는 소문이 있긴 한데, 믿어도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출구조사 결과 1.2%의 박빙의 승부였는데, 너무 쉽게 포기해버린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습니다. 출구조사 결과 2.3%의 승부였던 지난 16대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재검표를 요구했던 것과 비교하면, 민주당의 승부근성과 절실함은 정말 한심했습니다.

111.jpg


아무튼, 개표조작을 막을 2가지 안전장치 중에서 하나는 지난 18대 대선에서 작동되지 못했습니다.
그럼 남은 안전장치는 심사집계부 뿐입니다.

당시 심사집계부는 어떻게 운영되었을까요?

일단 팩트들만 좀 나열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오마이뉴스 이완규 시민기자가 작성한 "선관위, 속도 느린 계수기 도입해 육안심사 병행"의 일부분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47&aid=0002103534

그 동안 일각에서는 공직선거 개표 때 육안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투표지 다발을 들고 '휘리릭' 훑어보거나 계수기만 돌리고 끝내는 게 확인되어 선관위의 개표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 투표수 2213매를 단 2분 만에 심사집계와 위원검열을 거쳐 득표수가 확정 공표한 경우도 있다. 1분에 1000장씩 세는 지폐계수기보다 더 빠르게 개표를 진행했다는 기록이다.

지난 18대 대통령선거 때 개표 영상 보면 투표지분류기로 분류한 뒤 심사집계부와 위원검열의 절차가 거의 생략되었다는 걸 볼 수 있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개표소, 대구시 서구 개표소 등에서 심사집계부에서는 개표검사원들이 투표지를 '휘리릭' 훑어보거나, 육안 확인을 거치지 않고 바로 계수기를 돌렸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개표조작을 막을 수 있는 2가지 안전장치는 심사집계부와 재검표입니다. 18대 대선에서 재검표는 이뤄지지 못했고, 유일한 안전장치는 심사집계부 뿐이었습니다.

18대 대선 개표매뉴얼에는 "개표 사무원이 투표지 전량을 육안으로 심사·확인해야 하고, 계수기 등을 이용하여 100매 묶음의 매수 재확인 한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매뉴얼은 과연 제대로 지켜졌을까요?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졌다면 개표조작은 불가능합니다. 투표지분류기를 거쳐온 투표지 전량이 육안으로 심사, 확인되었다면 혼표가 발생했을 때 걸리지 않을 수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완규 시민기자의 기사에 의하면 전량 육안으로 심사, 확인되지 않은 개표소가 있었던 것은 사실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2가지겠지요.

매뉴얼이 온전히 지켜지지 않았고, 혼표가 발생하긴 하였으나 유의미한 정도는 아닌 경우. 이것을 1번 시나리오라고 하겠습니다.

매뉴얼이 온전히 지켜지지 않았고, 혼표가 개표결과를 바꿀 정도로 유의미하게 발생한 경우. 이것을 2번 시나리오라고 하겠습니다.

지난 16번 대선 같은 경우는 1번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재검표를 해보니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득표수는 당초 개표시 집계에 비해 88표 늘어난 반면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816표 줄어들었으며, 무효는 204표, 판정보류는 529표가 각각 나왔는데, 집계오류가 총 1천637표로 2천표를 넘지않아 57만표차로 당선된 후보자의 당락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18대 대선에서는 1번 시나리오가 맞을까요? 2번 시나리오가 맞을까요?

안타깝게도 그 결과는 재검표이외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주어진 정보들을 가지고 추론을 통해 각자의 시나리오를 써볼 뿐이죠. 그리고 각자의 시나리오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시나리오의 정합성을 점점 높여가는 것만이 최선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시나리오를 한번 공유해볼까 합니다.

일단 몇가지 추가적인 팩트들을 나열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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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부터 시나리오를 한번 써보겠습니다.

해킹수법중에 소셜 엔지니어링이라는 게 있습니다. 실제로 상대방의 컴퓨터에 침입해서 정보를 빼내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신뢰하도록 환경을 만든 다음에 자발적으로 협조하게 만드는 수법입니다. 대표적인게 보이스피싱이죠. 진짜 은행이나 법원같은 기관이라고 믿게 만든 다음에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송금하도록 만드는 수법입니다.

저는 18대 대선의 개표소에서 심사집계부의 직무태만을 유도하는 소셜 엔지니어링이 있었을 수 있다는 의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화해서 설명하자면,

  1. 투표지 분류기를 조작하여 정해진 비율로 혼표다발을 만들고,
  2. 소셜 엔지니어링으로 심사집계부의 직무태만을 유도한 뒤,
  3. 조작된 결과가 그대로 선거결과로 공표됨

이렇게 3단계로 정리할 수 있겠는데요, 그럼 각 단계별로 세부 과정을 살펴보고 각각 얼마나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투표지 분류기 조작

투표지 분류기를 조작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일단 첫번째로 의심해볼 수 있는 방법은 "이미지"입니다.

예전에 고스트를 써보신 분이 얼마나 계신지 모르겠는데, 윈도우를 깔때마다 워드나 포토샵 새로 깔기가 귀찮은 분들은, 한번 제대로 세팅을 해놓은 다음에 그 세팅을 이미지로 만들어두었다가, 윈도우를 까는 게 아니라 그 이미지를 까는 것으로 한번에 모든 세팅을 마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백종원의 만능간장 같은 개념이랄까요?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사용되는 PC의 경우에도 비슷한 프로그램들을 반복해서 설치해야 하므로, 해당 기관의 IT 부서에서는 여러가지 버전의 완성된 이미지를 가지고 설치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투표지 분류기는 특별한 기계가 아니라 노트북에 연결된 이미지 스캐너입니다. 스캐너가 이미지를 스캔해오면, 노트북에 저장된 분류프로그램이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분류명령을 내리고, 그럼 분류기에서 정해진 구획으로 표를 보내게 되죠. 즉, 투표지분류기=컴퓨터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투표지분류기도 1000대가 넘게 사용되었으니 분명 이미지를 사용했을 겁니다.

하나의 이미지가 모든 투표지분류기에 설치되기 때문에 그 이미지를 조작할 수 있는 단 한명의 개입으로 조작이 가능하며, 이 단계에서의 조작이라고 하면, 아마도 USB를 통해서 건너오는 스캔 이미지가 운영프로그램에 전달되기 전에 인터셉트하는 방식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운영프로그램은 허술하게나마 보안자문위원회에서 소스코드 검증이 이루어지는 반면 이미지는 이런 검증 절차자체가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장 걸릴 가능성이 낮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나리오는 18대 대선의 투표지분류기를 제조했던 한틀시스템의 직원 또는 이를 인수인계받아 분류기 초기화 작업에 참여했던 선관위 직원 중에 공모자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당시에 사용된 투표지 분류기 시스템 일체를 확보해서 검증을 해봐야 하지만, 18대 대선에 사용된 투표지 분류기는 2014년 2월 전량 폐기되었습니다.

두번째로 의심해볼 수 있는 방법은 "운영프로그램"입니다.

더플랜에서 언급되는 시나리오인데, 선거 당일날 아침, 선관위 직원은 선관위 내부망에서 투표지분류기 운영프로그램을 다운받아 USB를 통해 투표지분류기를 제어하는 노트북에 설치하는데, 이때 사전에 조작된 운영프로그램이 설치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일단 선관위 내부망에서 다운로드 받은 파일들이 조작되어 있어야 하므로, 선관위 내부자가 내부망의 구성을 알려주거나 접근권한을 주는 등의 협조를 해줘야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관위 측에서는 운영프로그램의 조작 가능성에 대해 무결성 프로그램으로 운영프로그램의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기 때문에 조작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이것은 충분한 답변이 되지 않습니다. 무결성 프로그램이라는 게 결국엔 파일의 체크섬(파일마다 고유한 텍스트, 같은 파일이라도 내용이 바뀌면 체크섬이 달라지므로 주로 파일변경을 확인할 때 사용, 다른 이름은 해시값)을 비교하는 것인데, 오리지널 프로그램이 조작될 경우엔 무결성 검증으로는 "파일 변경 없음"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ctrl.dll 이라는 파일이 투표지분류기를 조작하는 엄청 중요한 파일이라고 해봅시다. 오리지날 ctrl.dll 파일의 체크섬은 789이고, 파일이 변경될 때마다 체크섬도 달라집니다. (실제로는 283158c7da8c0ada74502794fa8745eb 이렇게 생겼고 체크섬 생성 알고리즘은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만약 하루에 파일을 10시, 11시 12시 각각 한번씩 저장했다고 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오겠죠.

2016-09-01 10:00:00 ctrl.dll 123
2016-09-01 11:00:00 ctrl.dll 456
2016-09-01 12:00:00 ctrl.dll 789

12시에 저장된 버전이 최종 버전이라고 할 때, 선관위가 사용하는 무결성 프로그램은 이 체크섬 789를 기억하고 있다가 만약 ctrl.dll 파일의 체크섬이 789가 아니면 무결성이 깨졌다고 판단하고 해당 컴퓨터를 사용불능상태로 만듭니다.

이런 방식이기 때문에 만약 선거 당일날 오전 조작된 ctrl.dll 파일이 심어지게 되면, 심어진 파일의 체크섬과 무결성 프로그램에 등록된 체크섬이 다르기 때문에 무결성 프로그램이 조작을 잡아낼 수 있지요. 그러나 만약 오리지날 ctrl.dll 파일에 조작이 있었다면 어떨까요? 이경우에 무결성 프로그램은 체크섬이 일치하므로 "파일 변경 없음"으로 인식할 겁니다. 그러니까 무결성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선관위 내부망의 운영프로그램이 선거당일 조작되는 것을 막을 수는 있어도, 선관위 내부망의 운영프로그램 자체가 조작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장하지는 못합니다. 

이런 의혹들을 확인하려면 소스코드를 검증해보면 되는데, 이 소스코드는 일반인들에게는 공개되지는 않고, 선거전에 만들어지는 보안자문위원회 위원들에게만 공개가 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보안자문위원회의 명단을 확인해보니 소스코드를 보고 조작여부를 판단할만한 전문가는 13명 중에서 2-3명 정도밖에 보이지 않더군요. 그리고 제공된 소스코드가 실제 사용되는 운영프로그램에 사용된 건지 아니면 보안자문위원회를 통과하기 위한 소스코드가 따로 만들어진 건지, 소스코드를 당일에만 공개하는지 아니면 전문가들에게 검토할만한 충분한 시간을 주고 공개하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마치 지난 번 폭스바겐 사태에서 폭스바겐이 시험중엔 배기가스를 적게 배출하고, 주행중엔 배기가스를 많이 배출하게 하는 꼼수를 썼듯이 이를테면, 시연회가 있는 2012년 12월 18일에는 정상동작하고 2012년 12월 19일에는 조작코드가 동작하도록 세팅되었을 가능성도 의심해볼 수 있겠습니다.

세번째로 의심해볼 수 있는 방법은 "외부침입에 의한 해킹"입니다.

위에도 적었듯이 투표지분류기에 사용된 레노버 노트북은 레노버사에서 심어놓은 백도어가 있어 미국, 영국 등의 정보기관에서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랜카드라도 제거되었다면 외부침입이 원천차단되겠지만, 제가 선관위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직접 확인해본 결과 18대 대선에 사용된 레노버 노트북중 일부에서 랜카드가 물리적으로 제거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백도어를 타고 들어와 조작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랜카드가 제거되지 않은 분류기는 전체 1862대 중 484대, 전체의 25.99% 나 되므로 총 투표수 3059만표 중에서, 795만표는 랜카드가 제거되지 않은 분류기로 분류가 되었다는 것이고, 두 후보의 표차이는 108만표 차이였으니 만약 조작이 있었다면 그 비율에 따라 투표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19대 대선에서는 모든 분류기에서는 랜카드가 제거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위의 세가지 방식이 혼합되어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마치 그냥 마시면 아무런 해도 없는 술이, 다른 음식과 조합되면 치명적으로 변하는 경우처럼, 이미지와 외부침입이 일부분씩 하이브리드된 시나리오도 써볼 수 있습니다. 마치 스타워즈 3탄: 시스의 복수에서 "66 명령을 실행하라"는 말 한마디로 갑자기 클론군대가 제다이들을 공격하듯이, 이미지에 심어진 조작코드는 특정명령이 없으면 동작을 안하다가, 외부침입을 통해 "버스를 가동하라" 같은 명령이 들어올 경우에만 동작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덧붙여서 명령에는 변수도 입력가능하지요. 51번 버스를 가동하라 (51:48로 조작하라)던가, 53번 버스를 가동하라 (53:46으로 조작하라)던가 하는 식으로요. 아무래도 개표조작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범죄다보니, 이처럼 동적으로 상황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기능을 넣어놓았을 개연성은 충분합니다.

컴퓨터라는 분야가 사실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대부분 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에 이 밖에도 무궁무진한 방식이 가능하겠으나, 일단 조작하려고 하면 단 한명의 개입만으로도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지금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사건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러시아는 이메일 해킹이외에도 전자투표기 제조사 중의 하나인 VR Systems의 직원에게 피싱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NSA에서는 피싱이 실제로 성공했는지 확인이 안된다고 하지만, 만약 성공해서 시스템 접근권한을 획득하는 게 가능했다면 이론적으로는 개표결과 조작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즉, 직원 한 사람이 피싱을 당한 것만으로도 개표조작은 가능하다는 것이죠.

https://www.wired.com/story/russia-election-hacking-playbook/



소셜 엔지니어링


소셜 엔지니어링이라는 게 뭐 엄청나게 특별한 건 아닙니다. 이를테면 좋아하는 여학생과 자주 만날 기회를 만들기 위해 같은 수업을 듣는다던지 하는 게 소셜 엔지니어링입니다. 포인트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주변환경을 설계한다는 거죠. 18대 대선에서 조작이 있었다고 가정했을 때, 조작을 진행하는 주체, 즉 플래너는 심사집계부만 넘기면 된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었을 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음 2가지 상황을 만듭니다.


박근혜 당선확실 소식이 개표소에 전해지면, 개표소의 긴장감은 아무래도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드라마의 결말을 모르고 볼때와 알고 볼때의 긴장감은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매뉴얼에서는 분류기에서 넘어온 표다발을 전량 육안으로 심사해야 된다고 하지만, 긴장감은 이미 사라져버렸고 이제부터는 언제 다 끝내고 집에 가서 쉴 수 있는 지 생각이 들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마음의 흐름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단지 현장에서 어떻게 분위기가 조성되느냐에 따라 매뉴얼이 지켜질지, 지켜지지 않을지가 결정되는 상황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 이런 마음을 공략해 들어오는 게 계수기죠. 당시 사용된 계수기는 100매당 8초 이내, 즉, 분당 750매 이상의 속도로 카운팅하는 계수기였습니다. 이 부분은 선관위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했으며 오마이뉴스 이완규 시민기자의 기사내용과도 일치합니다. 계수기의 속도에 대해서는 당시에도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당시 선관위는 설정변경이 불가하다며 속도조정을 거부했다는 시민의눈 회원들의 증언이 있습니다. 참고로 이 문제는 19대에서는 분당 150매의 속도로 카운팅되는 계수기가 사용되면서 개선되었습니다.

심사집계부에 한두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집단적으로 태만했다는 이야기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두사람의 꼼곰한 사람이 있어 매뉴얼을 온전히 지키면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면,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흐려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지요. 물론 이 주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몇군데의 개표소에서는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가 확인되었기 때문에, 전체 251개 개표소 중에서 몇군데에서 이런 태만이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지만, 상당수 개표소에서 태만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아주 낮지는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여기서 지난 18대 대선은 출구조사 결과 1.2% 차이의 초박빙 승부였다는 데 주목해야 합니다. 출구조사 결과 2.3%의 초박빙 승부가 벌어진 지난 16대 대선에서 당선확실여부는 개표율 61%에서 확인된 반면, 출구조사 결과 1.2% 차이의 승부가 벌어진 18대 대선에서는 개표율 30%만에 당선확실여부가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지난 18대 대선에서는 개표 후반으로 갈수록 문재인의 득표가 많아지는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일명 "역누적 미스테리" 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방송국들은 자체적으로 KBS의 디시전K, MBC의 윈윈과 같은 결과예측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세부적으로야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선관위로부터 받아온 개표결과 데이터를 가지고 예측모델을 돌려서 당선가능성을 계산해내는 프로그램입니다. 역으로 말하면, 당선가능성을 빨리 계산해낼 수 있도록 가공된 데이터가 공급되었다면, 개표 초반에 박근혜 당선이 확실하다는 계산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사건의 재구성


이제 시나리오입니다.

  1. 18대 대선을 두어달 앞두고 투표지분류기에 설치될 이미지와 운영프로그램이 플래너팀에 의해 조작됩니다.
  2. 선거당일 오전, 선관위 내부 전용망을 통해 투표지분류기 운영프로그램이 투표지분류기에 설치되고 무결성 검사를 통과합니다.
  3. 선거당일 오후 3시, 김무성은 버스가동을 지시합니다. 지역구마다 연령별 성별확인을 부탁한 이유는 선거독려로도 볼 수 있겠지만 데이터를 조작할 때 지역구별 연령과 성별을 감안해 최대한 실제와 가깝게 만들라는 지시로도 볼 수 있습니다. 주어진 변수에 따라 자동으로 숫자를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은 사전에 플래너팀에 의해 제작되었습니다.
  4. 선관위 중앙서버에서는 개표소에서 보내온 데이터가 입력되는 진짜 DB와 조작된 데이터가 입력되는 가짜 DB, 2가지의 데이터베이스가 동시에 돌아가고 있습니다. 
  5. 가짜 DB에는 플래너팀에서 만든 자동생성 프로그램을 통해 개표초반 박근혜가 이기는 추세가 강하고 모든 표의 합은 51:48로 박근혜가 이기도록 세팅된 조작된 데이터가 입력됩니다.
  6. 방송국 예측시스템은 가짜 DB의 데이터를 받아 박근혜의 초반 득표 패턴만을 분석한 뒤, 이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개표 30%만인 오후 9시 박근혜 당선확실을 발표합니다.
  7. 개표후반에 문재인의 득표율이 높아지는 일명 "역누적 미스테리"는 방송국 예측시스템을 속이면서도 최종합계는 여론조사의 오차범위 내에 끼워넣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8. 투표함 도착전, 분류기 가동전, 선관위원장 공표전 개표결과가 방송된 사례들, 다시말해 "시간역전현상"은 가짜 DB의 데이터가 방송된 것입니다. 
  9. 한편, 개표소에서는 투표지분류기가 사전에 입력된 비율대로 무효표 또는 문재인표를 박근혜표로 분류해 혼표를 만듭니다.
  10. 혼표는 심사집계부의 집중력이 떨어진 저녁 9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11. 투표지분류기는 혼표가 반영된 데이터로 개표상황표를 출력하고, 분류표와 미분류표는 심사집계부로 넘어갑니다.
  12. 심사집계부는 혼표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합니다. 방송국의 당선확실보도가 너무 일찍 나오자 긴장이 풀어졌습니다.
  13. 심사집계부에서 당일 비치된 분당 750매 이상의 고속계수기의 사용도 제대로된 심사집계을 방해하였습니다.
  14. 심사집계부에서 무사통과된 혼표다발과 미분류되었다가 재집계된 표를 합산하여 개표상황표를 완성합니다.
  15. 기록보고부에서는 개표상황표의 내용을 선관위로 보냅니다.
  16. 가짜 DB의 허구의 숫자들이 큰 변동없이 진짜 DB에 입력됩니다.
  17. 가짜 DB가 가지고 있었던 역누적 미스테리 현상 역시 큰 변동없이 고스란히 진짜 DB로 이전됩니다.
  18. 진짜 DB에는 혼표가 반영되었지만, 어쨌든 개표상황표와 일치하는 데이터는 완성되었습니다.
  19. 개표종료후 가짜 DB가 들어있던 하드웨어는 파괴되어 사라집니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이론적으로는 1명의 프로그래머만으로 개표결과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래머는 이미지 또는 운영프로그램에 혼표발생을 위한 코드를 넣을 수 있어야 하고, 진짜와 가짜 두 가지 버전의 DB를 별개로 운영하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진짜와 가짜를 바꿔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술적으로는 두가지 모두 전문 프로그래머에게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들입니다. 투표지 분류기를 제작한 한틀시스템을 통해서든, 서버를 임대해준 서버임대업체를 통해서든, 아니면 선관위 내부자를 통해서든, 러시아처럼 피싱을 통해서든, 어떤 식으로든 시스템에 대한 접근권한만 획득할 수 있다면 말이죠.

참고로 제가 진짜와 가짜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마치 진짜 DB와 가짜 DB의 데이터가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 인상을 드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따져보면 가짜 DB의 데이터가 투표지분류기와 심사집계부 그리고 기록보고부를 거쳐 진짜 DB로 입력되는 것이기 때문에 심사집계부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최종합계 단계에서 가짜 DB는 사실상 진짜 DB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자렌지로 팝콘을 튀기는 상황을 예로 들자면, 전자렌지(심사집계부)가 고장났다면 넣기 전의 팝콘(가짜 DB)은 넣고 나서의 팝콘(진짜 DB)와 크게 다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인 거죠. 실제로 둘 사이의 오차는 딱 미분류되어 직접 수개표되는 분량 정도의 차이밖에는 안났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래머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숫자인 가짜 DB의 숫자들이 심사집계부만 통과하면 그대로 개표상황표에 반영되고, 선거결과를 결정한다는 데에 있지요.

네트워크가 차단된 상태에서 어떻게 가짜 DB의 데이터가 투표지분류기에 전달되느냐는 의문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이 경우에는 네트워크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입력된 동일한 알고리즘으로 숫자를 생성해주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래머가 이미지, 운영프로그램, DB를 조작할 수 있었다면, 운영프로그램에도 "문재인표 100장 중에 1장은 박근혜에게 보내라"고 명령해놓고, 가짜 DB에 숫자를 집어넣을 때에도 동일한 로직으로 숫자를 생성한다면, 투표지분류기와 가짜 DB 사이에 아무런 네트워크 연결이 없어도 동일한 분포의 데이터가 생성되게 됩니다.

투표지분류기가 어떻게 실시간 개표현황을 파악해서 분류비율을 조절하느냐는 의문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리자면, 투표지 분류기는 실시간 개표현황을 알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여론조사를 통해 박빙의 승부라는 것이 알려진 특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그럴듯한 비율로 가짜 숫자를 생성해두고 그 비율대로 분류만 하면 됩니다. 설령 가짜 숫자가 방송되더라도 문제가 없는 것이, 화면에 잠깐 지나갈 뿐이고, 사람들은 최종 합계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최종 합계와 개표상황표만 맞으면 의심은 피해갈 수 있습니다.

총 합계가 아닌 1분마다 방송에 나간 내용과 개표현황 자료를 비교해보면 가짜 DB의 존재를 좀 더 확실하게 증명해낼 수 있을듯 한데, 이런 자료가 존재하는지 확인이 어렵습니다. 혹시 자료가 있으신 분은 제보 부탁드리겠습니다. 다만 18대 대선에서 개표소에서 개표를 시작하기도 전에 개표결과가 방송되어버린 사례가 많았다는 점은 이 시나리오가 제기하는 가짜 DB설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한편, 방송국은 전적으로 선관위의 데이터를 신뢰할 뿐이므로 방송국에 공모자가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굳이 있다면, 예측시스템의 알고리즘을 프로그래머에게 알려주는 사람이 있을텐데, 이건 공모자 없이도 아마 손에 넣을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투표지분류기를 거쳐도 심사집계부에서의 검증이 남아있는데 개표조작이 있었다면 개표참관인과 개표사무원들이 모두 매수되었다는 이야기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매수를 했다면 그 많은 입을 단속할 수 없었을테니 매수설은 현실성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사무원들이 부지불식간에 태만해지도록 만드는 소셜 엔지니어링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이고, 그 근거로 당일 일부 개표소에서 실제로 직무태만이 있었다는 기사와 개표 30%만에 박근혜 당선확실이 공표된 것, 분당 750매 이상의 속도로 작동하는 고속계수기가 사용된 것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결론


지금까지 18대 대선에 개표조작이 있었다면 아마도 이러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소개해드렸습니다. 다소 긴 글이었지만 단 두줄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8대 대선에서는 박빙의 승부가 있었고, 랜카드가 일부 있었고, 고속계수기가 있었고,
19대 대선에서는 박빙의 승부가 없었고, 랜카드가 전혀 없었고, 고속계수기가 없었습니다.


18대 대선 당일 심사집계부에서 집단적 태만이 있었는지는 지금 확인하기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여러 사람들의 증언과 기사, 그리고 확인된 팩트들을 가지고 소설 엔지니어링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가설을 세워볼 따름입니다. 저같은 사람은 집단적 태만이 있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동의하지 않으시는 분도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혼표가 있었는지는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검표"를 하면 됩니다. 

재검표를 해서 혼표가 유의미하게 발견되지 않는다면, 그때에는 안심하고 18대, 19대 모두 조작이 없었다고 결론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개표조작과는 관계도 없는 K값에 대한 논란이 끝났으니까 18대, 19대 모두 조작 없었다고 결론짓는 것은 K값에 올인한 더플랜에 대한 성급한 반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제목에 쓴 "18대 대선에 과연 개표조작은 없었나?"는 의문에 대해 저는 "아직은 모르겠다"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아직 모르기 때문에 저의 궁금증은 아직 해결이 되지 않았고, 주어진 정보들을 가지고 나름대로 시나리오를 써볼 따름입니다. 

조작이 있었다고 생각하든, 없었다고 생각하든 결국 모두가 원하는 건 가능한 한 선거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했으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내놓은 답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원래 수개표가 법으로 정해져 있다"며 "(지난 대선 당시) 동원된 전자개표기는 개표기가 아닌 투표분류기다. 후보별로 투표지를 분류하는 기능을 하고 이후 분류가 됐는지 수작업을 해야 하는데 분류기에서 집계까지 나오면서 이후 수개표 과정이 부실해진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개표'를 강화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투표지분류기를 이용한 개표조작을 시도할 때, 반드시 심사집계부와 재검표를 통과해야만 합니다. 만약 심사집계부가 매뉴얼대로만 운영이된다면, 굳이 투표소 수개표를 하지 않아도 현행 분류기를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주장인 것이고, 저 역시 여기에 공감합니다. 심사집계부를 강화하는 것만으로 전면적인 투표소수개표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투표지분류기를 이용한 개표조작을 막을 수 있으니까요.

끝으로, 18대 대선에 개표조작이 없었는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으니 관심있는 사람들은 각자의 시나리오를 공유하며 정합성을 높여나가고, 다만 앞으로의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투표소 수개표를 전면 도입하는 것도 좋지만, 그 전까지는 심사집계부가 매뉴얼대로 운영되도록 심사집계부를 강화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말로 긴글 마무리하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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