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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잠수썰(스압주의)
게시물ID : love_323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퍼샤
추천 : 2
조회수 : 338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7/16 09: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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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0대 초반 남자입니다.

직장에서 호형호제하는 친한 동생이 어느날 갑자기 부르더니

"행님 소개팅 어떠십니까?"

전 바로 콜!

했죠

여자분께도 제 사진 전달했다길래 여자분쪽에서도 사진을 보내줬다고 하더군요

두다리 건넌 소개팅이니 자신도 누군지 잘 모르겠다고...소개만시켜주고 자긴 빠진다길래...그러라했습니다..ㅎㅎ

처음 만나기전에 가볍게 인사하고 만날장소 정할겸 연락을 했습니다.

한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동네에 사시는 분이시더라구요

근데 뭐....친한친구들 많이 있는동네라 평소에도 자주 놀러가서 거부감들거나 귀찮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1. 첫 만남
원래 30분정도 일찍가는 편이라

만나기 이전 2시간 전에 출발했습니다.

만나기로 한 레스토랑에서 멍~때리며....무슨얘길 해야하나...싶었는데

드디어 만나기로 한 시간!

늦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한 20분 늦게 오시더라구요

뭐...그정도는 이해가능한 편이라...보통 친구들 모임때도 30분까진 서로 이해하자...라는 거라서...

멍~떄리면서 창밖의 지나가는분들...레스토랑 들어오는 다른 손님들 구경하고 있었는데...

딱봐도 

'아...저분이구나'

싶을 정도로 화사하게 입고 오신 분이 들어오시더라구요

첫 인상은...

솔직히 이상형에 가까운 분이셨던지라....

아니 이런 분이 왜 소개팅을 하셨을까....자급자족(?)가능하실지 싶은데....

들어오시자마자 엄청 죄송해하더라구요

괜찮다고 하고 메뉴 정하고 얘기나눠봤습니다.

사실

소개팅이 엄청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주선해준 동생에게도

그냥 예쁘게 잘 차려입고 나온분하고 식사한번 하러가는거라 생각하겠다...고 했는데

정말....

처음 만났음에 불구하고 

서로 주거니 받거니....관심사도 거의 비슷하고

얘기가 끊기질 않았었네요

식사 다 하고

인근 카페로 이동했습니다.

커피는 그분이 사시고

계속 이야기 나눠가면서 

여행이나 취미, 여가활동이나 생활....이런것들 얘기 나눴는데

선약이 있어서 서울 올라가셔야 한다더군요

다음번을 기약하고 저는 돌아왔습니다.

보통 소개팅 처음 만남에선

극히 수동적인 여자분하고 뻘쭘하기 싫어서

엄~~~청 저 혼자 말을 하는데

이렇게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 있었나...싶을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직후에도 연락은 했는데

친구들하고 비오는 동해바다 보러간다고 인증샷도 보내주더라구요

첫 만남때 했던 얘기들 다시 하시면서 다시 생각해도 잼있었다고 하셨구요




2. 두 번째 만남

사실 두 번째 만남이 성사되기전에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사실 이때 눈치를 까야 했는데...

첫 만남때의 즐거운 대화때문인지 사리분별을 잘 못했습니다.

폰이 고장났다고

카톡말고 메시지로 보내라고 하시더라구요

근데......

메시지 연락이 너~~~무 되지 않는겁니다.

거의 잠수 수준?

아침에 출근인사겸 메시지 하나 보냈는데

답이 없거나

저녁때쯤 되서야 연락이 오고....

이때 이미 주변 지인들이.....이분이 소개팅 여러개 뛰시다가 정말 좋은분 만나 니가 까인거 아니냐....전남친이랑 헤어졌다가 다시 연락된거 아니냐...이런얘기가 나오긴 했습니다만...그냥 추측이라 여기고 무시했었습니다.

나 혼자 좋아했던건가? 싶어서 반쯤 마음 접었을 때

'저 폰 수리 받았어요! 카톡 하셔도 되요!'

라고 연락이 와서

약속을 잡았습니다.

연락이 안되는 동안 혼자 애가 타서 그랬던 건지

엄청 기대되었고

뭘할까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가볍게 영화보기로 했고 괜찮은 식당도 주변검색해서 찾아보는게 만나기 전 까지 일상이었죠

제 차로 이동하기로 해서 그 분이 알려주신 곳 인근 아파트에 주차를 했습니다.

제 마음이 너무 앞섰는지 이번엔 한시간이나 일찍 도착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에 그분 사시는 동네 구경도 하고 인근 카페에 앉아 다시한번 검색하고 복장정리도 좀 하고...

그렇게 한시간 있다가

다시 차로 돌아와 기다리는데

10분....20분.........

뭐...준비하시는구나...하고 했는데

아무 연락이 없는 겁니다

톡을 보내도....

전화를 걸어도.....

아니,,,,분명 연락을 출발전에 서로 주고 받았는데

안전운전하면서 조심히 오라는 연락도 받았는데.....

이거 무슨 상황이지? 싶었을 때도 역시나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30분 지나 전화가 오더라구요

잠깐 누워있다가 잠이 들었다고....

어리석게도

일반 친구들만났으면 꺼지라고 하고 집에 돌아왔을텐데

당시에는 이분이 맘에들었던지라

오히려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기다리겠다고 하고

노래듣고있었는데

한시간 지나서 나오시더라구요....

토탈 두시간 반을...멍~때리며 있었던듯.....

배고프다고 밥먹으러 가자는데

첨엔 그냥 동네서 대충 먹자시더라구요

그래도 멀리서 왔는데 근사한데로 가자하고 이동합니다.

사실 좀 괜찮다는 파스타집 알아봐놨는데

자기는 그런것 보다 아귀찜을 좋아하는데 괜찮냐고 하시더라구요

헐.....

완전 여기서 2차로 홀렸다랄까....

음식 취향도 비슷해서 얼른 찾아갔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 나누고 역시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밥먹는 와중에 세번째 만날 약속을 잡습니다.

서로 삼겹살에 소주를 좋아한다 해서

일찍 끝나는 금요일에 만나기로 합니다.

밥먹고 카페나 가자..고했더니

그분이 영화보러가자더군요

그분이 늦었던 지라 영화는 물건너갔다고 생각했었는데

잠시 전화받으러 간 사이에

그분이 영화시간 알아보셨다더군요

저는 좋은 신호라 생각했고

인근 극장으로 이동해서 영화보고 커피마시러 갔습니다.

비오는 호숫가의 운치있는 카페로 가서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가

'자주 못봐서 그런지 얼굴 잊어버리겠다..'라는 식으로 얘길 건네니

'그래요? 그럼 카톡프사 내사진으로 해야겠네...'라고 하시더니 바로 그자리에서 바꾸시더라구요

'어떄요? 예뻐요?"

'여신인줄...ㅎㅎ'

그냥 분위기상으로 너무 좋았습니다.

집에 바래다 주고 돌아오는 길에 잘 가고있냐고 통화도 오고........

취업하고 소개팅을 약 10여회 했는데

이렇게까지 잘 된 소개팅이 있었나..싶을 정도였습니다.



3. 잠수의 시작

그렇게 연락을 평일에도 아침에 일어나서 시작해서 일하는 도중 제외하고 자기 전까지 계속 이어졌습니다.

주변에서도 처음에만 좀 걱정했지 잘되가니 나중에 한턱쏘고 자기들한테도 소개시켜달라더군요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근데 어느날 대화도중

세번째 만남을 갑자기 미루더군요

고향집에 일이 있어서 가봐야할것 같다고....

알았다고 했죠...뭐...집에 일이있다는데....다음에 만나면 되죠...하고

근데 그 시기부터 극도로 연락이 잘 되지 않더라구요

사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고향에 실제로 갔는지 안갔는지도 모르겠고....그냥 약속 꺠기위한 핑계였던듯....

아침부터 밤까지 주고받던 연락이

보내고 서너시간 지나서 답오고

제가 답장하면 

읽씹이거나 아예 읽지도 않고..........

전화했더니

이전과는 다르게 뭔가 귀찮아하는 어투였고.....

다음날 메시지는 그냥 읽씹.....;;;;;;;;

저도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게 어찌된일인지....

그렇게 홀려서 뭐라해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뭔가 바쁜게 있었겠지...했는데

이제서야 제 정신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더라구요

이제사야 주변사람들이 우려했던 부분들이 맞춰지고.....

머리가 찡~거릴 정도로 생각을 많이 했고 만났을때 기억들 다시 되집어보고...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너무 뜬금없는 잠수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3일째 잠수가 되다가

메시지를 큰맘먹고 보냈습니다.


그간 많이 바쁘셨을것 같다...요새 날도 안좋은데 잘 지냈냐? 운동끝나고 여러번 고민하다가 정말 모르겠어서 보낸다. 난 당신과 만나는 동안 매우 즐거웠고 좋은 감정으로 계속 만나고 싶다. 근데 혹시 내가 연락드리고 하는게 부담스럽냐?

라고 하니

다음날 아침이 될 때까지 안읽으시다가 점심시간 전에 연락이 오더군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고 많이 고민했었다...하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다....좋은분 만나셔라...




4. 결론

이상한게

그렇게 잠수탄거 기다리고

약속시간에 늦고...

이럴때는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고

신경쓰이고 하던게

이렇게 잠수까임을 당하니

오히려 속이 후련하고 시원하더라구요

실제로 주변에서 우려했던대로

헤어진 전남친과 다시 연락되어 다시 만났던

소개팅 여러개 해놓고 비교하다가 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렸든

상관없더라구요

그냥....이렇게 될 결말이었구나...싶기도하고

내가 전생에 엄~~청 몹쓸짓을 많이 한건가? 싶기도하고

그냥 저를 자책하기도 했지만

속이 정말 후련하더라구요

이제 그분에 대해 그만 고민하자...그만 생각하고....







근데 다시 생각해봐도

잠수는 좀 아닌듯합니다.

좀 별로다 싶으면 

사실 안볼라믄 안볼수있는 사이가 소개팅이후 헤어진 사이인데

그냥 예의 좀 갖춰서 말로 하면 누가 잡아먹기라도 한다는건지.....

그넘의 잠수땜에 그간 받은 스트레스가 이제 없어지니 속이 많이 후련하고 오히려 좋네요...이게 아이러니인듯?ㅎㅎ

이제 강제 독거노인이 되는건지...ㅎㅎㅎㅎ

결론은 A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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