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전 초등학교때부터 귀신을 보기시작했습니다. 이런저런 다양한 귀신부터 연기형태.. 심지어 악마도보고 천사목소리까지 들었던 기억이나네요. 천사였는지 아니면 그 분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썰 풀 날이 오겠죠.ㅎㅎ 참고로 지금은 무교입니다. 회의를 확!!하고 느끼는 바람에 무교선언한지 약 14~5년정도 되는거같네요.
서론이 길어질것같네요. 바로 시작합니다.
아참... 이번에도 실화입니다. 네...
그럼 시작합니다.
그 날도 어김없이 코타츠(일본의 책상형 보온기구)를 책상삼아 공부하고 있었다.
일본에 히라가나만 간신히 외우고 무작정 넘어온지 두달째..
살려고.. 생존을 위해서 어쩔수없이 공부 할 수 밖에는 없었기에 하루 두세시간만 잠깐 눈붙이고 다시 일어나서 볼펜을 쥐어잡는 패턴의 반복이었다.
새벽 두시가 넘어가자 내가 눈을 뜨고있는지 눈에 보이는게 글자인지 내가 뭘 쓰고있는지 졸려서 죽어버릴 것 같기에 커피를 타기 시작했다.
'누구는 커피한잔만 마셔도 잠도못자고 설친다는데 난 뭐냐...'
한국에서 가져온 커피믹스 5봉을 때려넣고 잘 녹지도 않는 커피를 휘휘 저으며 생각에 잠겼다.
커피 녹는 시간도 아까워 간단히 기지개를 펴서 잠을 살짝 쫓고선 다시 책에 눈을 돌렸다.
한두시간 정도 지났을까... 이미 타놨던 커피는 마신지 오래고 볼펜은 연습장 위에서 피켜스케이팅 궤적을 남기듯 춤추기 시작했다.
"땡땡땡땡~"
창밖에서 들려온 쓰레기 수거차량 종소리에 잠시 잠이 깼지만 다시 몰려온 졸음에 무식하게 버티지못하고 침대 위로 기어올라갔다.
'딱 두시간만 자고 일어나서 공부해야지...'
속으로 두시간두시간을 최면처럼 중얼대며 금새 잠에 빠졌다.
잠든지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등뒤에서 소름이 쫘악 끼쳤다.
머리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말이다.
난 잠이 확깨서 눈을 번쩍뜨고선 꼼짝도 못했다. 한없이 서늘했고... 또 한없이 섬뜩했다.
처음으로 느껴본 진한 소름끼침이었다.
눈앞에는 벽이보였지만 등 뒤에는 반드시 뭔가가 있을꺼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비록 겁나긴했지만 귀신에 대한 내공이 어느정도 단련이 되있던터라 마음을 진정시키고 뒤척이며 방쪽으로 몸을 돌리고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기 시작했다.
'뭐냐.. 뭐 때문에 이렇게 소름끼치냐...'
난 그 원인을 찾기위해 이리저리 훓어보다가 코다츠에 시선이 멈췄다.
코다츠 아래에 새카만 무언가가있었다.
잠시 갸우뚱거리곤 그걸 보기위해 시력을 집중하고는 뭔지 확인을 하자마자 다시한번 소름이 온몸에 쫙 끼쳤다.
한.... 3~5살정도됐을까.... 한 애가 코다츠 아래에 몸을 잔뜩 수구리곤 얼굴을 무릎에 파묻었는데 유독 희게보이던 눈 한쪽은 날 바라보고있었다.
화상으로 죽었던건가 싶을정도로 쌔까맸다.
나도 지지않고 같이 바라보다가 뭔가 이질감을 느끼곤 현관 쪽으로 다시 눈을 돌렸다.
현관문 바로 앞에는..........
그 애의 것으로 추정되는 팔 한쪽이 약45도로 접힌 채 널부러져있었다.
그 애랑 눈싸움 했던것도 잊은 채 몸을 휘감는 공포심에 다시 벽을 보고 돌아누울 수 밖에 없었다.
'어... 미안. 내가 졌다. 이제 안볼께...'라고 속으로 되뇌이며 눈을 감았다.
다음 날 원룸집 주인한테 물어보고 싶었으나 아직까지 짧았던 일어 실력에 물어보지는 못하고 여러가지 추측만 남긴 채 기억에 묻어둘 수 밖에 없었다.
아직도 한쪽 눈으로 바라보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원망도 아니었고 무언가를 원하는 눈빛도... 호기심도 아니었다. 단순히 ... 단순히 흔한 물건을 바라본 듯 한 눈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