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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부터 엄마께서 응급실 갔다온 썰
게시물ID : medical_136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류카이
추천 : 3
조회수 : 546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2/23 03:31:2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설날 아침부터 응급실 실려가셨던 우리 엄마.

 지금은 "무슨 설날부터 아침부터 응급차 불렀나ㅋㅋㅋㅋㅋ" 하며  웃을 수 있지만, 그 때 당시에는 정신 나갈 뻔했죠.  뭐.


저희 엄마는 2012년에 대장암 진단을 받고, 최근에 전이 된 부분을 수술하다가 허리쪽 신경? 을 건들이는 바람에 하체마비가 오셨고, 그에 따라 아빠와 제가 집안일을 조금씩 분담하며 지내왔습니당.



설날 당일, 아침 8시였어요.

 
아빠는 화장실에 씻으러 들어가셨구요.
저는 상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엄마가 좀 이상하더라구요.



생밤을 드시고 계시다가 쥐고 있던 밤을 떨어뜨리시고는 그대로 왼쪽으로 쓰러지셨어요.
다행히 왼쪽에는 장농? 같은 것이 있어 쿵!하고 쓰러지지는 않으셨지만.


근데 , 정말 저도 미련했던 게,
엄마가 이상한 증세를 보여도 어? 이상하다? 라고 생각했을 뿐 별일 없겠지 싶었어요.

엄마가 암 환자다 보니 통증이 심해 항상 수면제를 먹고 주무시거든요. 그래서 아 , 수면제가 아침까지 덜 깼구나 싶었죠.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어요.


아빠가 화장실에서 나오신 뒤에, 엄마가 (하체마비) 움직이질 못하시니, 두명이서 엄마를 들고 작은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빠도 이상하다 생각했는지 , 왜 아직까지 수면제가 깨지 않나? 그럴리가 없는데. 싶으셨데요.

그래서 엄마보고 말도 해보고 정신도 좀 차려보라고 몇번 말씀하시다가.















" 엄마가 숨을 안 쉰다. 숨을 안 쉬어.... ???????? 119 불러 빨리!!!!!!!!!!!!!!!!!!!!!!!!!!!!!!!!!" 






너무 당황해서 잘못들은 줄 알았습니다. 상황을 인지하고 나니 손이 벌벌 떨리고 다리가 후들후들 거리더라구요. ㅇㅅㅇ


119에 전화한 후에 상황 설명을 하니 전화 받으신 선생님께서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아느냐고 하셨고, 지하철역에서 항상 tv(같은 거라 해야되나? 무슨 스크린 같은 거요.) 로 보여준 것을 통해 정확히 기억하고 있던 지라 그대로 시행했습니다.


엄마를 살려야한다는 생각에 미친듯이 눌렀습니다. 원래 한 번 할 때마다 5cm 정도가 눌려질 만큼으로 강한 압력을 주어야한다고 하더군요. 중간에 '뚝'  소리가 나기도 했습니다..



구급차가 올 때까지 계속하였고,

정신없이 나갔죠, 뭐.


원래 저도 같이 보호자로 갔어야 했는데, 조금있으면 친척들 오신다고 하셔서 가지는 못하고 집에서 발만 동동 굴렀습니당.


그래도 다행히 응급실에 갔다 오신 뒤, 다시 안정을 찾으셨어요.










으윽. 맞다. 엄마가 갑자기 숨을 안 쉬게 된 원인이 저에게 있더군요. 평상시에 암에 의한 통증이 심하다보니 피부에 붙이는 마약스티커 같은 것을 부착하고 계십니당. 그 스티커가 굉장히 독한 것이라 3일이나 지속되고, 통증을 못 느끼게 해주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날 아침 7시 반, 그러니까 밥 먹기 전에,
엄마의 상처난 부위에 그 스티커를 붙여버렸습니다.
엄마는 제대로 보지 못하여 그것이 단순한 밴드인 줄 아셨고,
저는 엄마 말에 따라 그 스티커를 살갗이 벗겨진 부분에 붙여버리고 말았던 것이죠. 그것도 상처부위가 커서 두개씩이나요. 3일 이나 지속되는 것을 갖다가 살갗이 벗겨진 곳에 붙였으니 혈관을 타고 엄청난 속도로 퍼져버린 것이였죠. 흐규

그래서 그것에 의한 쇼크사가 일어날 '뻔' 했던 것이고요.
 
그건 아빠가 발견해서 재빠르게 떼어내셨고, 저는 심폐소생술을 통해 엄마를 구해 낸 것이었던 것 이었던 것 이었던 것입니당.

조금만 늦었어도 지금 쯤 검은 옷을 입고 있을 생각을 하니 ,
다행이면서도 소름끼치네요.......으으...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다리에 힘이 풀립니답.



그래도 엄마가 다시 살아나서 다행이고,
설날 및 연휴 잘 보내서 다행이고,
떡국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고,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그런 일이 없어(?) 다행이고,

모든 것이 다행이더라고요.


비록 설날 아침부터 큰! 일이 날 뻔 했지만,
무사히 넘길 수 있었던 건
저의 심폐소생술 뿐만 아니라 금방 와주셨던 구급대원분들,
그 차를 비켜주셨던 다른 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는 ,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은 오로지 나 때문이 아니라,
그것과 관련한 내 주변사람들의 덕택이라고 생각하기로 하고, 더불어 항상 겸손하고 감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세상에는 아주 잠깐 사이에 벌어지더라도 생각을 바꿔놓는 계기들이 많은 것 같네요ㅋㅎ









음.... 이거 어떻게 끝내나ㅇㅅㅇ














 요약정리.

1. 엄마가 아침 밥 드신 뒤 의식없음.
2. 알고보니 숨 안 쉼.
3. 아빠가 숨 안 쉬는 거 보고 119 신고.
4. 심폐소생술 실시
5. 살아나신 우리 엄마. 할렐루야!



+ 교훈.

지하철에서 틀어놓는 걸 잘 봐놓았던 게 큰 도움이 됨. 그러니 이걸 보는 분들로 한번쯤은 봐 둘 것. 더불어 약 사용할 때 꼼꼼하고 자세히 알아 본 후 사용하세영.










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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