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성남이 분당구 정자동 한국잡월드 인근 부지에 새 클럽하우스를 짓기로 하고 시민구단의 롤모델로 새 출발한다.구단주인 이재명(51) 성남시장은 지난 2일 스포츠서울이 마련한 ‘K리그 시도민구단 구단주에게 듣는다’ 단독인터뷰에서 “숙원사업인 클럽하우스 건립의 윤곽이 잡혔다. 잡월드 주변 시유지에 사계절 축구장 2면을 포함한 선수단 숙소를 마련하기로 했다”며 “최근 담당자에게 최종적으로 통보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춰 시민구단의 또 다른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남은 전신인 일화 시절을 통틀어 K리그 통산 최다인 7회 우승, FA컵 2회 우승 등 주목할만한 업적을 남겼으나 열악한 인프라 환경은 항상 최대 문제로 꼽혔다. 그중 선수단의 개인 훈련뿐 아니라 휴식과 일상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클럽하우스는 다른 수도권 구단과 비교할 수 없었다. 홈구장인 탄천종합운동장 앞에 있는 시 소유의 체육회관 7~8층을 숙소로 사용해왔다. 지역 체육시설이다 보니 선수단이 독립적으로 활용한 게 아니다. 로비나 엘리베이터, 편의점 등 지역민과 공동 사용했으므로 마음 편히 지내기가 어려웠다. 숙소 내 TV도 공중파 채널 시청만 가능한 적도 있었다. 연습구장 확보도 어려웠다. 신태용 안익수 등 성남 출신의 전임 사령탑도 후배들이 자부심을 느낄 만한 클럽하우스 건립을 우선 과제로 밝혔던 이유다. 그러나 좀처럼 환경적인 변화의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8년 전 율동공원 부지에 클럽하우스 및 전용구장 건설 계획을 수립한 적이 있으나 전임 일화구단이 종교(통일교)적 색채가 너무 강했고 다른 환경적인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이후 일화 구단의 구단주격인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별세까지 맞물리며 축구단을 향한 투자가 끊기는 듯했다. 지난해 기업구단에서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며 위기론이 팽배해져 사실상 번듯한 클럽하우스 건립은 물 건너 간 꿈인 듯했다.하지만 이재명 시장을 주축으로 클럽하우스가 선수단 뿐 아니라 구단 전체에 미치는 비전과 동기부여를 높게 바라봤다. 이 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축구단을 이끌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가능성을 발견한 것도 사실”이라며 “특히 (구단 운영의)기초적인 부분을 강화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중 비효율적인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클럽하우스 건립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타 구단은 클럽하우스 내 도서관과 여가 활용 공간을 둬 선수들의 힐링을 도모하고 있다. 팬들과 만남의 장소로 확대해 구단의 독특한 문화를 정립하는 시발점 구실을 하기도 한다. 이 시장은 구단의 수장이 바뀌더라도 성남만의 문화를 이어가려면 클럽하우스처럼 선수단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남의 다른 관계자는 클럽하우스 건립과 관련해 복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시장께서 클럽하우스 건립 의지가 강하다”면서 “잡월드 부지가 유력하지만, 판교수목장도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다만 행정적인 절차가 남아 있고, 지역 주민과 협상도 진행 중이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성남시의 축구단 클럽하우스 계획은 일정 부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오랜 꿈이던 클럽하우스 건립이 현실화되면 장기적인 미래를 그리는 시도민구단의 새 그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