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섭씨(29)는 키 178㎝에 체중 65㎏ 정도의 보통 체형이다. 하지만 그는 다른 남성과 달리 와이셔츠 위로 여중생처럼 봉긋하게 솟은 가슴 탓에 고민이 많다. 이런 증상이 나타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당시 입시 스트레스와 잦은 야식으로 체중이 무려 15㎏이나 늘면서 복부와 함께 가슴이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살이 찌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다이어트에 돌입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다른 부위의 살은 빠졌으나 가슴은 꺼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로 인해 윤씨는 대학 시절 내내 바닷가와 수영장은 물론 대중목욕탕 한 번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봄이 가까운 요즘엔 방패막이였던 외투를 벗고 얇은 와이셔츠만으로 어떻게 가슴을 가릴 수 있을지 고민이 앞선다. 갑작스런 체중 증가 피해야 가슴이 나오는 여성형 유방증으로 고민하는 남성이 적잖다. 2003년 미국 통계에 의하면 성인 남성의 30~36%가 여성형 유방증으로 고생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조사 결과는 없으나 전문의들은 약 20%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심리적 위축감을 느끼고 있다. 실제로 임상 보고에 따르면 여성형 유방증 환자의 약 10%가 우울증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남성에게 나타나는 여성형 유방증의 발생 원인은 호르몬 불균형이 첫째 이유다. 2차 성징이 발현되면서 남성 호르몬과 여성 호르몬 비율이 불균형해지는 탓에 사춘기 남학생의 약 65%가 가슴이 커지는 증상을 경험한다. 다만 성장과 함께 인체가 균형을 찾으면서 호르몬 분비도 정상으로 돌아와 증상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하지만 이중 7%의 남성은 특별한 이유 없이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성인이 된 후 갑자기 발생하는 2차성 여성형 유방증도 있다. 갑작스럽게 살이 찌거나 여러 다른 이유로 일시적으로 호르몬 분비가 균형을 이루지 못할 때 나타난다. 드물게는 고환이나 부신, 갑상선, 뇌하수체 등 내분비계 호르몬 계통의 문제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성인이 된 후 갑자기 여성형 유방증이 나타났다면 적절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여성형 유방증은 주요 발생 원인이 성장할 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호르몬 불균형에 있기 때문에 평소 특별한 예방책은 없다. 다만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꾸준히 해 갑자기 살이 찌는 것을 막는 게 부분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여성형 유방증이 나타났을 때 성장기 청소년이라면 항에스트로젠 약물요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그대로 있어 체형에 문제가 있다면 이때는 수술밖에 방법이 없다. 유방암 환자 가운데 1%는 남성 기존 여성형 유방증의 수술적 치료는 기계적 지방흡입과 유륜부 절개선을 통한 조직절제를 병행해 치료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유륜부의 흉터 및 합병증을 야기, 환자의 만족도가 낮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륜 절개나 유선조직 절제술을 시행하지 않고 지방흡입술만으로 간단하게 여성형 유방증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수술은 마취 혹은 수면마취 후 옆구리 부분을 1㎝ 정도 절개한다. 그런 다음 초음파 지방흡입술을 통해 가슴 내부의 지방과 유선 조직을 제거해주면 된다. 회복기간이 2~3일 정도 걸려 주말 동안 수술을 받는 사례가 많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남성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1%가 남성이다. 그리고 이들 남성 유방암 환자의 상당수가 여성형 유방증을 앓고 있다. 그 때문에 여성형 유방증 환자의 경우 유방암 검사부터 하는 게 순서. 만에 하나 유방암이 있을 경우 치료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여성형 유방증만 있을 경우 간편하게 초음파 지방흡입술로 치료할 수 있으나 유방암이라면 우선 유방암 치료부터 받아야 한다. 남성 유방암 치료는 여성 유방암과 거의 동일하다. 수술 요법, 방사선 요법, 항암화학 요법, 그리고 호르몬 요법이 이용된다. 남성의 경우 여성과 달리 평소 유방암을 의심하지 않아 늦게 발견되고 암세포가 쉽게 흉근과 피부를 침범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도움말 : 엔제림성형외과 심형보 원장] 박주연기자
[email protected] 다음 펌 20%면 5명에 1명? 지금 주위에 비만인 친구들은 이병에 걸려있을 확률이 높은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