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부분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지현은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는가 [배국남의 연예문화탐험기] ‘100여명의 내외신기자 취재 열기’ ‘세계영화 흥행 5위’ 등 떠들썩한 홍보성 기사 앞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 발길을 향한 곳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상영하는 극장이었다. “완성도 높은 영화”라는 전지현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며 우선 결론부터 말한다면 극장을 나서면서 영화가 돈(입장료)보다 못한 ‘본전 생각나는 영화’ 이며 전지현의 이미지나 캐릭터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며 전지현의 유명성과 고정된 이미지에만 기댄 작품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전지현이 대중 속으로 들어오며 벼락 같은 순식간의 상승은 순전히 멀티미디어 시대의 전형적인 매체 통합 마케팅(Inter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인 광고 때문이었다. 계속되는 테크노댄스, 중간에 아무런 대사도 나오지 않은 채 전지현의 춤은 계속되고 어느 순간 음악과 함께 충동작도 멈춘다. 가뿐 숨소리와 함께 얼굴위로 흐르는 땀방울(컬러 프린터CF), 붐비는 지하철역에서 워크맨을 통해 테크노 음악이 들려오자 갑자기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미친 듯이 춤을 추며 아무일 없었다는 듯 걸어가는 전지현(워크맨 CF) 등 두 개의 광고는 텔레비전을 통해 소개되고 그 섹시하고 도발적인 전지현의 이미지는 인터넷을 통해 광속처럼 퍼져나갔다. 인터넷에 전지현의 동영상과 사진 등을 실은 카페가 수 백 개씩 생겨났다. 놀라운 전파력이었다. 이것이 전지현의 스타 탄생을 불러왔지만 전지현은 이후 광고에서의 도발적이고 섹시하면서도 엽기적이면서도 발랄한 이미지에서 여전히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며 그 이미지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친소’도 이점의 연장선상이다. 그녀는 ‘여친소’ 시사회장에서 “ ‘엽기적인 그녀’의 아류작이 아니냐”는 질문에 “내 눈빛은 전작과 완연히 다르다”며 “관객들의 평가에 맡긴다”는 대답을 했다.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평가는 그녀가 말한 눈빛에서부터 캐릭터를 운영하는 연기력에서부터 분위기,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엽기적인 그녀’에서 보여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아니 ‘엽기적인 그녀’ 때는 그래도 신선함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여친소’에선 그 신선함이 진부함으로까지 비춰진다. 이것이 바로 그녀가 ‘엽기적인 그녀’와 사뭇 다른 캐릭터로 나온 ‘시월애’ ‘화이트 발렌타인’ ‘4인용 식탁’에서 관객의 외면을 불러오고 영화의 완성도의 하락을 초래한 원인이다. 그녀는 광고에서 축성한 이미지에서 약간이라도 벗어난 캐릭터나 분위기가 요구되는 작품에서는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다. 전지현은 필자에게 “더 이상 광고 모델 이미지로 남긴 싫다. 좋은 배우, 자존심 강한 연기자가 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 말의 내용이 실현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 그녀를 유심히 보면 특별히 튀는 외모도 아니고 뛰어난 미모도 아니다.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얼굴이다. 출중한 외모나 뛰어난 연기력이 아닌 평범한 얼굴이라도 이미지 하나만으로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점은 전지현의 탁월한 점이다. ======================================================================================== 하지만 그녀는 연기자다. 그것도 좋은 배우, 자존심이 강한 연기자를 표방하는 그런 연기자다. 그러려면 우선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를 많이 보고 캐릭터의 집중력과 분석력을 키우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공부를 해야만한다. 이제 전지현이 선택해야한다. 견고한 이미지의 성채(城砦)에 갇혀 여전히 그 이미지의 판매에 열을 올리던지 아니면 새로운 전지현으로 거듭나던지.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대중의 취향과 기호는 이미지의 재탕, 삼탕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불나방같은 대중매체도 식상한 이미지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이점을 전지현이 알았으면 한다. 주위에 어떤사람들이 있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