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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다 멀어”
그대가 버스에 실려서 섬에 조난 당해 왔다.
난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김밥이 다 상하겠다고
화가 머리끝까지 나있었다.
머스마는 빙그레 눈으로 웃으면서
“뭐 때매 화가 났노?” 라고 묻는다.
“니는 집에서 기다리 따이가. 나는 버스 잘 못타가지꼬,
오는데 2시간 너머 걸려 뿌따. 오래 앉아있으니 허리 아프다. 밟아봐라 “
“경상도 머스마. 내 맘도 몰라주고
하필이면 이 섬에 조난당한 놈이 동향남잔지 모르겠노. “
라고 퉁명스럽게 말하고 생각해보니
기다리는 것보다
오는 사람은 기다리면서 오는 거니까
더 힘든 거제 라고 생각하니
퍽이나 미안해 지는 것 이였다.
그래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않고 뻔뻔스럽게
“니 늦게 와가꼬 스프는 금방 또데파서 쫄아져 삐따이가”
라고 스프랑 김밥을 삐죽 내밀었다.
그러니 머스마 또 빙그레 눈으로 웃으며
“가스나, 내가 김밥이랑 스프 같이 먹는거 좋다고 한건
언제 기억해가지고잘 묵을께 “
하는 것 이였다.
머스마가 말한적이있다.
소풍을 가는 날 아침에는
어무이가 김밥에 스프를 해주고 출근했다고,
김밥에 스프를 콕 찍어먹으면
그게 그래 참말로 맛났다고 카데
그러면 돌아오면 어무이가 일 나가가꼬 없어서
맨 김밥만 먹어서 스프가 그래 먹고싶다고.
그래 대충 김밥 먹고 나고
하염없이 창가를 바라봤다 카드라.
앞 동에 살던 지 친구가
학원 돌아 오는게
베란다 에서 보이면
앞동으로 그래 뛰어갔다 카데.
그 집에는 스프도 있고,
엄마도 있고 다 있었다 카드라.
그래가지고 내 스프 안 해놨나
니 무라꼬
"얼른무라, 식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