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처음이라 자꾸 무는걸 어찌해야 될지, 여기 글 2번 올리고
인간이길 포기하고나서 무는 버릇을 고쳐가네요. 이젠 제가 입만 열어도 우다다다 합니다.
그리고 며칠동안 이사하느라 정신없었는데, 원룸에서 소형아파트로 옮긴 뒤
적응못해 소파밑에만 들어있다가, 오늘 적응완료하고 열심히 우다다 거리시네요.
오늘의유머는 몇년동안 바라만 보았는데, 직장때문에 고민 글 올리고,
이 녀석 때문에 질문글 올리고, 그래도 그 글에 열심히 답변달아주신게 고마워
뭐라도 하고싶은 찰나에 적응도 했겠다 고양이 생존신고로 감사인사드립니다.
그 동안 살면서 늙어 죽은 우리집 강아지들 생각하면
더 이상 마음이 아파 반려동물을 데려오지 못할거 같았는데,
그리고 고양이는 더더욱 생각이 없었는데
길을 가다 우연히 멈추었던 펫샵 유리창에서
작은 앞발을 나에게 내밀던 니가 눈에 밟혀
한번만 더 생각해보자며 같은 펫샵을 3번을 갔지.
처음으로 만난 날 저녁에 집에와서 니가 생각나고
두번째 갔던 날 니가 반가웠고
세번째 갔을때 같은 곳에서 여전히 앞발을 내밀던 너
왠지 모르지만, 그날은 그냥 그렇게 신이나서
집에와서 고양이에 대해 공부하고 검색했단다.
조심스레 고양이가 처음이라고 펫샵 사장님에게 여쭙고
용품을 정리하던 찰나에, 누군가 너의 분양을 물었다는 얘길 듣고
그 길로 너를 집에 데려왔지.
더 공부해야 하는데, 더 알아야 하는데
내가 초보였던 만큼 불편했을텐데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던 내가
너 때문에 고양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너를 뺏길까봐 욕심부렸단다.
강아지처럼 나를 반겨주고 물어주고 할퀴어주던 너
비록 10년을 살지 15년을 살지 모르지만
대신에 너 사는 생만은큼, 나랑 와이프랑 함께 지내는 만큼은
배 굶지 말고, 목 마르지 말고
좁디좁은 20평 터전이지만
그 속에서 만큼이라도 행복하게 지내다 가거라
앞으로 새로운 가족이 생길수도 있고,
너를 닮은 둘째를 입양할수도 있고,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지만
내 생에 있어 니가 첫 반려묘였고
너 한테 있어 난 첫 주인이겠지.
주인과 반려묘라는 틀 보다는
종이 다른 한 가족이었으면 한다.
망할 똥고양이야. 새벽에 작업할때는
인간집사좀 놔두면 안되겠니.
니 녀석이 아니였으면 난 벌써 작업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텐데
너 때문에 작업못해 이런 글이나 쓰고 있단다.
정말 더럽게 고맙다. 고양이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