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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케르크 후기...비추함 스포있음.
게시물ID : movie_688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는건몰까
추천 : 3
조회수 : 68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7/24 18:25:47
저번주 토요일 자정, 아니 일요일의 시작을 천호 아이맥스에서 덩케르크로 보냄.  

밤 열두시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좌석 점유율...앞줄빼곤 다 참ㅎㄷㄷㄷ 

 워낙에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를 재밌게 봤고, 전 작품이 수작이지만  

인셉션을 최고로 치고, 프레스티지를 가장 아래 레벨로 생각함.  

근데 덩케르크는 프레스티지 보다 못하다고 생각함. 

왜냐하면, 이건 그냥 다큐멘터리지, 막 재밌는 영화는 아님. 

아이맥스라는 거대한 포맷을 사용해서 장대한 스케일과 스펙타클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전장 속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개인을 보여줌. 

근데 이 방법이 너무 신선하고 진짜 요즘 이야기하는 VR 같기도 하고.... 

 아이맥스의 창의적인 활용도가 빛남. 

 그렇다고 개인만 비춰주는 것이 아니라, 

중반쯤 해변 공습때 멀리서 바라본 한컷과  군인들이 바로 앞부터 맨 뒤까지 머리숙이는 장면은 정말 아이맥스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씬. 

 그리고 자꾸 세월호를 떠올리게 됨...................

씨발 누군가가 이 영화처럼 위에서 뚜껑을 따 줬더라면.......에효....ㅠㅠ

공중전 부분도 조종간 나올때 보면 마치 내가 조종사인 것 같은 정도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음. 

 편집, 촬영 정말 잘했음. 

이건 뭐 거의 신의 경지. 일주일, 하루, 한시간을 그냥 한 사건인 것처럼 쭈욱 이어지게 만들어줌.  

그래 영화 촬영 정말 잘했고, 시간 구성 정말 잘했다. 

상을 준다면 촬영상 편집상 감이야. 


그러나, 어디까지나 실감나게 촬영한 다큐로 모든것이 끝나는 느낌.  

애초에 영화적인 재미도 없고, 그런 재미를 의도하지도 않았음.

그러다보니 감정이입을 할 인물도 없음. 

가뜩이나 세계사적으로 볼때 

희대의 양아치 개쓰레기인 영국인들이 주인공이라 졸라 짱나는데,  

민중들이 보트를 끌고온 모습을 보면서 지들끼리 눈물 글썽이는데, 보는 사람들은 감동을 받을 수가 없음. 
(이와 대조적으로 다크나이트 라이즈 마지막에 경찰이 풀려나와 나쁜놈들의 총칼 앞에 몸으로 달려드는 장면은 액션이 정말 투박하고 스타일리쉬 하지 않았어도 감동적이었음.)  

아무튼 감독의 의도는 자꾸 관객들이 영화에 감정이입하는 것을 무미건조한 촬영으로 계속 방해함. 

 긴박감을 더해주기 위한 마치 시계 초침 소리같은 음악은 거의 영화 내내 나오는데,  

처음에는 아, 긴박감을 표현하기 위해 이렇게 넣은거구나... 

하지만, 계속 나오니 좀 거슬림. 

 어쨌든 개인적으로 느낀 영화의 주제와 메세지는,  

전쟁이라는 대의 속에 작전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 

그 속의 개인은 어쨌건 희생당한다. 그냥 희생당할 뿐이다. 

어쨌든 앞으로는 나아가지만, 그 속의 희생당한 개인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명예와 훈장 따위가 의미가 있을까. 

배에 올라탄 소년과 톰하디의 모습은 

영화 내용으로보면 톰하디가 영웅이고 소년은 영웅이라고 할 순 없지만, 

정작 신문에는 소년이 영웅이고, 톰하디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냥 살아있는 사람들이 멋대로 해석한 것일 뿐. 

그래서 결론은 영화적 재미가 너무 없어서 주제고 뭐고 별로 재미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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