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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문득
게시물ID : comics_225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세실마리아
추천 : 1
조회수 : 81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7/25 00:27:20
내가 대학교를 다닐 즈음엔 막 웹툰이라는 장르가 태동하던 시기였다.

이제는 전설이 된 마린블루스를 시작으로 수십가지 만화들이 각자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올라오곤 했었다.

웹툰이라는 단어도 없고, 만화 플렛폼이라는 개념도 없이 그저 인터넷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만화를 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인터넷을 돌아다니는 수고로움 조차 즐거웠고, 그것이 재미있었다.

그러다 문득 눈에 띄는 만화 하나를 다운받았다.

친구에게 시 한편을 편지로 받은 내용일 뿐이지만 그 싯구가 너무 가슴에 남았다.

작가분이 감동받은 만큼은 아니지만 가슴 한쪽을 가득메워 계속 보게 만들었다.

그렇게 그 만화는 내 바탕화면이 되었고, 오인숙 수녀님은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 되었다.

10 여년이 지나는 동안 힘들때마다 내가 기대어온 부적같은 존재가 되었다.

정말 작은 것이지만, 컴퓨터를 켜면 바로 보이는 배경화면에 항상 힘을 얻으며 살아왔다.

이제는 어느덧 그 홈페이지도 사라지고, 작가님 흔적도 인터넷에서 찾기 힘들어졌지만, 이 만화와 그 속 시 만큼은 내게 항상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일단은 만화 이야기니 만화 게시판으로)
출처 이제는 사라져버린 http://www.tazi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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