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팀에서 플레잉 코치를 맡고 있는 나는 내가 다니는 스포츠센터 근처에 있는 야구 연습장에서 매일 타격 연습을 한다. 보통 밤 열 시 정도에 운동을 하러 가는데 우선 야구 연습장에 들려 100개 정도의 공을 친 다음 스포츠센터로 들어간다. 재미보다는 훈련의 일환으로 하는 거라서 야구배트도 내 것을 사용하고(연습장의 배트는 너무 가볍다) 야구 장갑 끼고 야구화도 신고 들어가는 때가 많다 사건이 벌어진 당일... 그날은 저녁에 연주회가 있던 날이었다. 다음날 야구시합이 있었던 관계로 연주회가 끝나면 집에 가서 옷을 갈아 입고 야구 연습장에서 강도 높은 타격훈련을 하리라 마음 먹었었는데 예상 밖으로 행사가 늦게 끝나게 되었다. 시간상 옷 갈아 입으러 집에 들리면 스포츠센터가 끝날 거 같아서 연주회 참석했던 복장(검은색 정장)으로 부랴부랴 스포츠센터로 향했다 스포츠센터 앞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훨씬 넘은 시각이었다. 스포츠센터가 12시에 문을 닫기 때문에 사우나라도 하려면 그 전에 들어가야 했다. 난 스포츠센터 앞에 차를 세운 후 차안에서 야구장갑을 끼고 야구배트를 들고 잽싸게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리곤 백 미터 달리기 선수처럼 횡단보도를 건너 길 건너에 있는 야구 연습장으로 뛰어갔다 그때였다 "야! C발 토껴!!" 어디서 욕설이 들리는가 싶더니, 야구 연습장 옆의 어두운 구석에서 세 명의 (양아 치로 추정되는) 건달들이 튀어 나왔고, 그들은 '우어어어!' 하는 소리를 내면서 비 틀비틀 어디론가 도망쳐 버렸다. 그들이 튀어 나온 곳에는 여대생으로 보이는 여자 가 땅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서 넋이 빠진 듯 날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날 보면서 울먹거리는게 아닌가... "저기... 괜찮습니까?" "아저씨 고마워여... 엉엉엉..." 상황인즉슨, 동네 불량배 놈들이 술 처먹고 지나가는 여대생을 구석 으쓱한 곳에서 희롱을 하는데 검은색 정장을 입은 깍두기 머리를 한 놈(그놈이 나다-_-;)이 야구장 갑을 끼고 야구배트를 들고 존나게-_- 뛰어 오는 것을 보고 겁을 먹고 도망친 것이 었더랬다-_-...... 졸지에 한 여자를 위기에서 구출하게 된 나는 그녀네 집 식구들한테 고급 레스토랑 에서 식사대접까지 받았고-_- 이번 추석 때는 오만원 상당의 추석용 햄 선물 세트( 그녀네 집이 '목우촌'을 하더라-_-)까지 받는 영광을 누렸다. 덕분에 자취생의 한 달 반찬이 완전히 해결 되었다(할렐루야! ↖-_-↗) * 오늘의 교훈 1. 세상엔 참 별 일도 많이 벌어진다 2. 이런 경우를 겪는 건 나란 인간이 평소에 덕을 많이 쌓아서 그런다 (우웩! -_-) 3. 야구 연습장에 갈 때엔 가끔 검은색 정장을 입고 가도록 하자 -_-v 5년간 눈팅족!! 가끔 리플 한두번 달았는데 처음으로 글이 재미 있어서 퍼와 봅니다. 끝에 할렐루야~ 왠지 오유 분이 쓴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글에다가 무안단물 한번 발라 보겠습니다. 베오베로 할렐루야~ v-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