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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군 복무 할 적에 써봤던 단편이에요. <중력> -4/4-
게시물ID : readers_290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래된다리
추천 : 1
조회수 : 21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7/27 14: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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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며칠 후 수업 중에 고무동력기 하나가 교실 뒤편에 놓여 있는 걸 발견했다. 고등학교에서도 저런 걸 했던가 생각하다가 말을 꺼냈다.

저거 언제 날리나요?”

아이들의 시선이 교실 뒤쪽으로 몰렸다. 한 아이가 말했다.

점심시간이요, 선생님.”

고무동력기가 나는 모습을 보고 싶어 밥을 먹고 스탠드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정 선생도 함께였다.

이 선생님은 어렸을 때 고무동력기 좀 날려 보셨어요?”

저는 초등학생 때만 좀 날려봤었네요.”

그때 잘 날리셨었어요?”
중간이었죠, . 잘 날리는 아이들은 학교 밖이나 건물 옥상까지 날리곤 했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저는 고무동력기보다는 글라이더를 좋아했어요. 고무동력기는 재미있긴 한데 잘 날다보니까 한 번 날리면 꼭 어딘가 망가지거나 부서져서 싫었죠. 정 선생님은요?”

저는 직접 날려본 적은 거의 없어요. 남이 날리는 걸 보는 걸 더 좋아했거든요. 잘 날리는 애들이 있으면 신기하게 보고 그랬네요.”

잡담을 하는 동안 스탠드 중앙 단상 쪽으로 사람들이 모였다. 여섯 명의 학생과 두 명의 선생들이었다. 뭔가를 하는가 싶더니 차례대로 고무동력기를 하나씩 날리기 시작했다.

고무동력기는 대부분 잘 날았다. 어릴 때 어설피 만들고 놀던 것과는 다르게 비교적 전문적인 것처럼 보였다. 시원하게 날아오른 그것들은 그러나 한편으론 어딘가 염려스러운 마음을 불러 일으켰다. 한 번 부딪기만 해도 떨어져버릴 것이기 때문에, 떨어지면 적어도 한 쪽 날개가 부서져 버릴 것이란 은연중의 생각 때문이었을까. 다행스러운 마음이 든다고 해야 할지, 불안해 보이면서도 그것들은 단 한 개도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높이만 솟아 건물로 올라가버린 것도 있었고, 멀리 날아가 시야에서 사라져버린 것도 있었다.

교무실로 돌아와 보니 자리에 종이 몇 장이 놓여 있었다. 뭐가 적혀 있어 자세히 보니 시였다. 세원이가 가져다 놓은 모양이었다. 시들은 세원이가 예민하고 고민 많은 아이라는 것을 느끼도록 했다. 발상이나 심리가 어쩐지 동우와 닮아 있다고 느끼게 하는 아이였다. 문득 동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사람에는 크게 두 종류의 사람이 있어. 다리만 있는 사람과 날개만 있는 사람 이렇게. 다리만 있는 사람은 땅에서 살아야 하고 날개만 있는 사람은 하늘에서 살아야 해. 그런데 하늘인지 땅인지 누군가 욕심을 부린 거야. 누가 자기들의 사람을 버린 건지 남의 사람을 탐내서 빼앗은 건지는 알 수 없는데, 어쨌든 결과적으로 하늘은 텅 비게 되어버렸고 날개만 있는 사람들까지 땅에서 살게 된 거지. 날개만 있던 사람들은 다리를 어떻게든 길러내야만 했어. 그런데 다리만 있던 사람들과는 같아질 수가 없는 거지. 그래서 일부는 그냥 다리를 포기하고 날아가 버리기로 했어. 그러나 누구도 하늘에서 다시 살아갈 수는 없었지. 하늘은 비어 있었으니까. 대부분은 그래서 날아볼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날개의 흔적만 지닌 채 살아가게 돼. 그렇지만 그들은 원래 하늘에서 살았어야 하는 사람들인 거지. 땅에서는 날개가 여기저기 수시로 부딪쳐. 날개 뼈가 간지러워서 긁다 보면 날고 싶어져 견딜 수가 없어져. 날개는 아예 잘라내지 않는 이상 언제든 날개가 돼. 그래서 땅은 중력을 만들었어.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날아오르면 하늘이 다시 땅과 같아질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지. 중력은 날개를 잊어버리게 했고, 때로는 허공을 날아봐야 추락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게 했지.’

어딘가 신화 같은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이런 질문을 했었다. 그럼 땅도 아니고 하늘도 아닌 곳을 찾아 살아갈 수는 없었냐고. 그랬더니 그런 곳이 존재하는지를 우선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지어진 게 있는 곳이 땅이고 지어진 게 없는 곳이 하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둘도 아닌 곳이 있다면 무언가가 계속해서 만들어지지만 곧바로 허물어지는 곳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 이름을 지어줘도 이름을 가지고 있을 무언가가 없기 때문에 그곳에 가도 그곳인 줄 알 수가 없고 따라서 누군가가 안내하거나 인도해줄 수도 없다고 했다. 날개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게 서서히 날개를 잊어버리게 될 것이고 마침내는 모두가 그렇게 되어 하늘은 사라져 버릴 것이라 했다.

날개가 있는 사람과 다리가 있는 사람.’

시계를 보니 수업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다음 수업을 준비해야 했다.

 

수업시간에 본 세원이는 오늘도 수시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수업 내용을 질문하면 대답은 썩 잘해 집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쉬는 시간에 잠깐 불러서 시를 잘 읽어 보았다고, 그리고 보여주어서 고마웠다고 이야기했다. 제법 잘 썼다고 하니 그게 잘 쓴 건지 못 쓴 건지 자기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시인은 왜 되고 싶으냐고 물으니 몰라요. 그냥 되고 싶은 게 없어서요,” 라고 하고는 뭔가 지겨운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세원 학생이 꾸준히 시를 써 갔으면 좋겠네요.”

세원이는 감흥 없는 얼굴로 나를 잠깐 동안 응시했다. 그러다 말을 걸었다.

이재현 선생님, 어른이 되면 즐거운 게 생기나요? 선생님은 무슨 낙으로 살아요?”

예상 밖의 질문이었다.

, 어른이 된다고 즐거운 게 생기는 것 같진 않네요. 그리고 이해할지 모르겠는데, 인생을 지탱하고 끌어줄 만큼 튼튼한 낙이 따로 있는지 선생님은 잘 모르겠네요.”

그냥 사시는 건가요, 그럼?”

“‘무엇으로 살아가는 게 아닐 뿐이지요.”

세원이는 더 어두워지지도 밝아지지도 않은 얼굴로 나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냥 기운 나게 흔한 희망의 말이라도 해줄 걸 그랬나 싶은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나 생각이 깊은 아이라 잘못하면 배신감과 실망감만 느끼게 될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했다.

감사합니다.”

그러고는 자기 교실로 돌아갔다.

 

그 뒤로 며칠 동안 세원이는 창밖을 내다보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생각에 잠겨 있는 듯했고 가끔 시 같은 걸 쓰는 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교무실에 있는데 정 선생이 나를 다급하게 찾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 선생님! 밖에 좀 나가보세요! 세원이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박차듯 뛰어 나갔다. 중앙 현관 바깥쪽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사람들이 보는 방향을 쳐다보니 세원이가 옥상 난간 위에 서 있었다.

세원아! 가만히 있어!”

나는 옥상을 향해 뛰어갔다. 넘어질 듯 계단을 수 칸씩 뛰어 올랐다. 옥상문은 다행히 잠겨 있지 않았다. 옥상 밖으로 나오자 세원이가 보였다. 주변에는 며칠 전에 날려 옥상으로 올라갔던 고무동력기가 망가져 있었다. 세원이가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표정은 언제나처럼 특별히 감흥이 없는 표정이었다. 흥분되어 있지도 침울해 있지도 않았다. 홧김에 올라선 게 아니었다.

선생님?”

그래, 세원아.”

저는 죽으려고 여기 서 있는 게 아니에요. 그냥 답답해서요. 어떻게 해야 이 답답함이 사라질까 시험해보고 싶은 거였어요.”

죽으려는 것이 아니라는 말에 순간 안심할 뻔했다. 그러나 그 모습은 여전히 위태로워 방심할 수가 없었다. 시험해보고 싶어서라는 말에는 몸이 쭈뼛해지는 게 느껴졌다. 그래도 대화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 나는 침착해지기로 노력했다.

뭐가 그리 답답한 거니?”

그냥 모든 게 다요. 세수할 때도 양말을 벗을 때도 운동을 할 때도요. 밥을 먹는 일도 답답하고 지겨워요. 창 밖에는 바람이 불어와요. 그 바람을 맞으면 답답한 게 잠깐은 사라져요. 지겨움도 멍하니 잊게 되고요.”

세원이의 말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말을 하고 있는 모양이 영 불안해보여서였다. 난간에서 내려왔으면 싶었지만 어떻게 하지는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바랄 뿐이었다.

그런데 선생님 덕분에 그걸 알았어요. 창 밖에는 아무것도 있지 않았다는 걸요. 그걸 아니까 바람이 더는 불지 않았어요.”

그랬구나, 그래, 실망스러웠니?”

아니요, 차라리 기뻤어요. 더는 창가에 기대지 않아도 되겠구나. 근데 그러면 나는 이제 어디서 바람을 찾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세원이는 고개를 돌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내려다보았다. 아래에서 사람들이 놀라 비명을 질렀다.

그래서 선생님한테 물어본 건데, 선생님은 그 바람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더라고요. 며칠 동안 생각해봤는데, 교실 안에서는 그걸 찾을 수가 없었어요. 등하굣길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안 가봤던 곳에 가면 알 수 있겠지 싶어서 옥상에 한번 올라와본 거예요.”

그럼 지금 거기선 그 바람이 불어오니?”

세원이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살짝 웃어보였다. 쓸쓸한 웃음이었다.

바람이 많이 불긴 하는데, 그 바람은 아니에요.”

그리고는 갑자기 겁에 질린 듯한 표정이 되더니 말을 흘렸다.

이건. 날아가 버릴 것만 같은 바람.”

세원아!”

세원이가 순간 휘청거렸다. 그걸 본 순간 나는 세원이에게로 뛰어갔다. 세원이는 균형을 잃고 난간에서 발을 헛디뎠다. 난간 위에 넘어졌고, 난간 밖으로 다리가 미끄러졌다. 난간에 팔을 걸치고 매달린 상태로 세원이가 소리쳤다.

선생님! 도와주세요!”

땅에서는 아까보다 더 큰 비명소리가 들렸다. 나는 세원이의 팔을 잡아당겼다. 언제부터 올라와 있었는지 정 선생도 거들어 힘을 보탰다. 다행히 죽을 생각이 없던 세원이는 적극적으로 난간 안쪽으로 몸을 끌어당겼다. 그렇게 세원이는 난간에서 무사히 내려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지만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이 잘 진정되지 않아 바닥에 주저앉았다. 항상 차분하던 세원이도 많이 놀랐는지 바닥에 팔을 짚고 헉헉거렸다. 정 선생은 세원이를 끌어안고 다독여 주었다.

내가 세원이를 부축하며 옥상에서 내려가는 동안 정 선생은 내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하였다. 나는 뭐라 말할 정신도 아니었고 뭐가 고맙고 뭐가 미안한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관에 이르자 사람들이 몰려들어 괜찮으냐, 수고했다, 고맙다 등의 말을 쏟아냈다. 이윽고 구급차가 도착했고 세원이는 병원으로 실려 갔다. 교장은 내게 오늘은 이만 들어가 쉬라고 했다. 정 선생이 차로 델려다준다는 것을 마다하고 혼자 집으로 갔다.

집으로 가는 길은 한산했다. 출근시간도 퇴근시간도 아닌 이때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은 날개가 있다면 날개를 활짝 펴도 걸리적거릴 게 없을 것 같았다. 날은 흐렸고 구름이 끼어서 안락했다. 오랜만이었다, 이 느낌은. 내가 출근할 날이 며칠 안 남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마 안 있으면 그들의 일상에서 나와 나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었다. 어쩐지 홀가분해졌다.

전화기를 끄고 남은 하루를 보냈다. 적적해서 라디오를 틀었더니 어느 젊은 시나리오 작가가 생계를 이어갈 수가 없어서 자살을 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라디오를 꺼버리고 몸을 씻은 후 일찍 잠자리에 누웠다.

꿈에 동우가 나왔다. 장소는 학교였는데 동우가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땅으로 처박혔다.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작 어깻죽지에서 날개 한 쌍을 뽑아 던졌다. 그러고는 위를 올려다보았다. 동우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옥상에 세원이가 있었다. 갑자기 바람이 세게 불기 시작했다. 나는 이게 또 무슨 일인가 싶어서 옥상으로 뛰어올라갔다. 옥상에서 본 세원이는 날개를 펴고 있었다. 그러고는 난간 위에서 뛰어내렸는데 날개로 바닥까지 안전하게 활공했다. 날개를 자세히 보니 끄트머리가 잘려 있었다. 착지한 후에는 날개를 가지런하게 접어 몸에 붙였다. 난간에서 그 둘을 멍하니 바라보는데, 동우가 웃는 얼굴로 내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바람이 잔잔해지면서 꿈에서 깼다.

 

다음날 학교에 갔더니 동우가 출근해 있었다. 나를 본 동우가 고맙다며 포옹을 해주었다. 동우의 얼굴은 대상포진 때문에 듬성듬성 흉터가 나 있었다. 아직 완전히 아물어 있지는 않았지만 이만하면 됐다 싶은 생각이 드는 모습이었다. 나는 동우에게 말없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정 선생은 세원이는 괜찮다고 했다. 살짝 멍들고 긁힌 상처뿐이라고 했다. 그래도 사흘 정도는 집에서 쉰 후에 등교하게 될 거라고 했다. 그리고 세원이가 병원에서 나를 찾았었다고 했다. 세원이는 떨어질 듯한 순간에 엄청나게 거센 바람을 느꼈었다고 한다. 난간 위에 설 때까지는 바람을 느끼지 못했는데 내 말을 듣고 나서야 갑자기 바람이 느껴졌다고 한다. 바람은 불지 않은 적이 없는데 자기가 그동안 느끼질 못했던 것 같다고, 바람을 찾으려고 더는 고심할 필요가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 선생은 이 말을 전하면서 자기는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지만, 세원이가 고마워하고 있음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세원이가 아직 답답함을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했음을 직감했다. 그래도 그만하면 무모한 일은 저지르지 않겠다 싶었다. 적어도 다치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었다.

몇 가지 짐을 정리하고 학교를 나왔다. 등교하는 아이들이 계속해서 옆으로 스쳐지나갔다. 나는 앞으로 가고 있었고 아이들 또한 앞으로 가고 있을 뿐이었다. 동우는 나가는 길을 배웅해주었다. 조용히 걷다가 문득 떠오르는 게 있어서 말을 꺼냈다.

세원이, 학생기록부에는 장래희망이 교사던데.”

동우는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알겠다는 듯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래, 내가 그렇게 쓰라고 했어.”

동우의 얼굴은 보기 좋은 표정이었지만 그것 때문에 어딘가 불쾌했다.

세원이가 옥상에 올라간 건 너 때문이야. 물론, 세원이가 죽지 않은 것도 너 때문이고.”

그러고는 얼굴에서 웃음기를 없애고 고개를 돌려 덤덤하게 말했다.

그래서 너를 불렀던 거야.”

마치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고 있었다는 듯한 말투였다.

내가 아이들에게 날개를 펴라고 이야기하면, 그 아이들은 곧바로 날아가버릴 거야. 그리고 붙잡고 있을 게 없는 하늘에서 추락하겠지.”

동우는 약간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건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일이야. 땅에 처박힐 때의 충격은 견딜 만해. 그렇지만 하늘로 날아올라도 결국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견딜 수 없을 만큼 큰 충격으로 다가와. 그런데도 몸을 추스르고 나면 그걸 잊고 다시 날아오르고 싶어져. 날개를 뽑아버리기 전까지는 계속.”

나는 그 말들에 굳이 딴죽을 걸거나 부정하지 않았다. 그건 동우의 경험에서 비롯된 이야기란 걸 알 수 있었다.

그런 걸 지켜볼 수는 없어. 하늘이 없어도 잘 살 수 있게 도와주면 그게 최선이야. 적어도 나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 너처럼 스스로 날개를 다듬는 새는 별로 없단 말이야.”

뭔가 조각이 맞춰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세원이는 아슬아슬하던 아이였어. 너는 그 아이의 날개를 다듬어 준 거야. 덕분에 한동안은 무사하겠지, 이 땅 위에서.”

동우는 마중을 끝내고 학교로 돌아갔다. 그 모습이 어쩐지 행성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동우 스스로도 작은 행성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서서히 더워지고 있었다. 6월이 나가오는 하늘은 따사로운 햇살을 넘어 따가워지고 있었다. 산책하기 좋은 날씨는 이제 거의 다 지난 것 같았다. 한동안 중단했던 과외 일이나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할 무렵, 핸드폰으로 문자가 한 통 날아왔다.

이 선생님, 저한테 시 좀 가르쳐 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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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올리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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