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7된 공시생입니다. 공시생이 공부는 안하고 이런 글 올리는 것 자체가 한심한 일이지만 연애고민이 머릿속에 떠나지 않아 고민을 털고가야될것같아 오유여러분에게 상담부탁드립니다.
우선 그 여사친은 1살동생으로 4년전 대학내 해외봉사를 가면서 만나게 된 친구입니다.당시 그 동생과 저랑 동갑인 여자애 한명, 그리고 저 이렇게 3명이 한 조가 되면서 해외봉사에서 무척 친해지게 되었습니다.특히 그 동생하고는 해봉 내내 둘이 붙어다녔습니다. 나머지 해외봉사단원들이 사귄다고 오해할 정도로요.그러나 그 두명 모두 사귄지 얼마안된 남친이 있었고 저 역시도 과거 짝사랑하던 무척 친한 여사친한테 고백했다가 크게 상처받은적이 있어서 다른 사심안가지고 친해졌습니다.
해외봉사후에도 저희 3명은 서로 심심할때 마다 만나서 술먹고 밥먹고 놀았습니다. 특히 그 동생과는 걔 남친하고 헤어지고 나서 대학졸업할때까지 정말 술도 자주 마시고, 같이 공원나가서 운동도 하고, 심야영화도 보고, 같이공부도하고, 경치좋은 곳도 가고..진짜 둘이 많이 놀러댕겼네요..
그러면 그런 시간내내 걔와 사귈생각이 없었느냐? 그건 아닙니다.우선 이쁘고 성격도 좋아서 분명 제가 많이 좋아했습니다.단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계속된 연애실패로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고 괜히 고백했다 그 동생마저 잃기 싫었거든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번은 걔랑 술먹다가 저한테 이런말을 했습니다."오빠는 다른 남사친처럼 친해졌다고 자기를 이성으로서 좋아하지않아서 좋다." 즉 남자로서는 싫고 친구로만 지내고 싶다고 표현한거죠.그 말을 들은 이후로 저는 그냥 엄청친한동생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않았습니다. 상대방이 나한테 남자로 보지 않는다고 확신되자 저도 그 이상 마음이 생기지는 않더군요. 단지 말도 너무 잘통하는 동생이고 보통 더치하거나 제가 얻어먹는 편이라(제가 뺀질뺀질해서 여자한테 잘얻어먹고댕깁니다)손해볼것 없다고 생각해 굳이 친구사이를 깨지는 않았습니다. 좀 늦었지만 그 사이에 저도 연애를 했었고요.
그렇게 친한오빠동생으로 지내다가 걔는 해외로 취직했고 저는 공시를 준비하게되면서 주변사람들과 연락을 거의끊어 자연스레 멀어졌습니다. 걔는 해외에서 외국남자와 연애를 시작하기도 했고요.
그러다 얼마전 1년만에 걔가 한국에 짧게 휴가를 왔는데, 한번 보자고 해서 술한잔하게 됐습니다.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서로 무척 반가웠습니다. 서로 사는 애기, 고민, 위로, 응원과 같은 훈훈한 얘기 하다가 처음으로 서로에 대해 이성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하게되었습니다.
근데 조금 의외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제 첫인상을 묻자 걔가 해외봉사 같이 갔던 남자들 중에 스타일이나 외모가 유일하게 '저 정도면 사겨도 좋은 남자'라고 생각했다고 하면서 지금까지 친구로 지내면서 남자로 느낀적도 있다고 하더군요.그리고 해외에 있으면서 부모님 다음으로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이 저라고 합니다.
이 말 듣고 약간 고맙기도 하고 설렜네요.
그래서 그런지 이런저런애기 하다가 새벽이 되서 걔가 이제 집에 가야한다 하길래 조금더 같이 있고 싶어서 말그대로 "니랑 헤어지기싫다", "조금만 같이 더있자" 라고 했습니다(다른 흑심없이...)
근데 걔가 "그럼 어쩔까 모텔이라도 갈까?" 이러는 겁니다....그말듣고 저는 당황해서 그냥 못들은체하고 걔 집앞에서 간단한 포옹?(친구끼리 하는 포옹)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몇일전에 다시 외국으로 돌아갔네요.
근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제가 여자맘을 모르는 병신호구인가 싶기도 하고한편으로 그냥 여자 말 몇마디에 어장관리 당하는 건가 싶기도 해서 머리가 복잡하네요.(다른 여자들한테 어장관리를 하도많이당해서)무엇보다 걔가 나를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깐 그간 외면했던 감정이 다시 일어나네요. 당장 그 외국인 남친이랑 잔다고 생각하니 무척 열이 받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그냥 어장관리 일까요? 아니면 약간이라도 마음이 있는걸까요?마음이 있다면 걔도 외국생활을 힘들어해 귀국고민도 하고있어서공무원시험어떻게든 합격해서 무조건 데려올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