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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넌 내게 벤틀리였는데 스스로 똥차가 되어 떠났어. - 마지막
게시물ID : love_331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orevermore
추천 : 51
조회수 : 3707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7/07/28 04: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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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내용은 실제로 있었던 경험담이며,
단 하나의 거짓도 없음을 맹세합니다.
대화체임을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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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
아직도 내가 그 문자를 스샷찍어서 가지고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진심이야. 넌 그때 네가 나한테 얼마 빌려달라고 했는지 기억나?
되게 애매한 금액이었어. 내가 충분히 속아 넘어갈 수 있는 금액.
 
37만원. 37만원이었어.
 
 
 
# 38.
난 너를 햇수로 2년간 봐왔고,
네가 부학회장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 받는것도 옆에서 봤고,
연애를 하면서 너의 돈쓰는 씀씀이를 알았기 때문에 (그래도 목돈은 따로 마련해두는 스타일이었지)
 
너와 나의 관계를 떠나서라도,
네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건 진짜 필요한거다.
오죽하면 나한테까지 문자를 보내서 돈을 구걸할까.
 
그렇게 생각했던거야. 진짜 세상에 그런 병신이 또 있을까.
 
 
 
# 39.
너에게 돈 빌려달라는 문자를 받은 12월 19일,
급여일 전이었던 나는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너에게 송금해줬어.
 
 
 
# 40.
그리고 새해가 되었어. 2014년 1월.
너와 나의 관계를 다 아는 여자사람친구가 하나 있었던거 기억나?
그 이후로는 나도 걔랑 관계가 끊어졌지만.
 
그 여사친이 우리동네로 찾아와서 나한테 술을 마시자고 하더라.
 
 
 
# 41.
왜냐면 내가 2013.12.19 에 너에게 송금을 한 직후에
걔한테 한탄을 했었거든. 네가 나한테 연락을 해와서 돈빌려달라고 했다고.
그래서 너한테 송금을 해줬다고. 그때 네가 했던 말은
 
"고마워, 역시 오빠 밖에 없네" 였다고까지 그 여사친에게 다 말했었어.
 
 
 
# 42.
그 여사친이 나한테 했던 말
"너 걔가 최근에 코 성형했다는 얘기 들었어?"
 
 
 
# 43.
그래, 너는 목돈을 만드는 스타일이었지.
부학회장으로 생기는 돈이라던지, 학교 내의 포인트장학금 이라던지,
과사근로라든지, 등등. 알바는 안했지만 학생으로 돈 벌 수단은 있었어.
 
그 와중에 코 수술하는데 37만원이 모자랐던거지.
뭐 얼마가 정확히 모자랐었는지는 모르겠다. 넌 계산적이었으니까.
아마 그 13/14 겨울방학 시즌에 네가 생활할 만큼은 남겨두고 모자랄만한 금액을
 
나한테 청구했던거겠지. 그렇잖아?
 
 
 
# 44.
난 더 이상은 안되겠다고 생각했어.
너무나도 늦은 결정이었지만, 그래도 박명수가 말했던것처럼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진짜 늦은거였지. 지금도 그때 그랬던게 다행이라 생각해.
 
핸드폰 번호를 바꾸지 않았던 나의 미련이고 뭐고 다 버린거야.
그때까지 카톡에서 샀던 이모티콘들 꽤 많았는데 계정을 버렸지.
핸드폰 번호를 바꾸는데는 굳이 기기변경이나 통신사 이동을 안해도 되더라.
 
통신사에 가기전에 메모장 어플에 길게 너에게 보내는 문자를 썼어.
난 그 내용을 아직도 기억해. 왜냐면 내가 살면서 했던 말중에
내 입밖으로 내 의지로 했던 말들중에 가장 슬펐던 말이거든.
 
너에게 그 문자를 복사해서 보내고서, 속으로 천천히 10초를 센 뒤에
SIM칩을 뺐어. 통신사 사무실에 들려서 문자를 보낸거였거든.
그리고 다시 SIM칩을 꽂은다음에 여직원에게 부탁했지.
 
지금 당장 번호변경 부탁드릴게요.
 
 
 
# 45.
"나는 너를 사랑했어. 헤어진 뒤에도 변함이 없었지.
부탁이니, 너도 나를 이제 그만 놓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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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익명으로 고민게시판에 써볼까도 생각해봤어요.
다른건 다 지웠는데, 제가 저 당시에 얼마나 필사적으로 저 마지막 문자를 썼는지.
얼마나 저걸 악에 받쳐서 스크린샷까지 떠서 저 자신에게 남겨놨었는지.
 
그게 사랑이었는지, 미련이었는지,
나 자신을 위한 당당함이었는지,
나는 모르겠어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난 이 일들을 털어놓아서 속이 후련해요.
저 마지막 장문의 문자 이후로 정말 우연히 두번 마주쳤어요.
 
처음 마주한건 저 여자가 다니던 대학교 앞 술집이었어요.
전 저와의 일행과 있었는데 저희 테이블로 찾아와서 저한테 잘 지내냐고 말을 걸더라구요.
"누구세요" , "전 그쪽처럼 예쁜 분 모르는데요" (성형수술을 비꼼)
그랬더니 "그렇게 융통성이 없어서 내가 너랑 헤어진거다" 라고 하더라구요.
 
두번째로는 제가 일하는 곳 앞을 우연히 지나치다가 절 보더라구요.
눈이 얼핏 마주치자 절 피해서 못본듯 가면서 힐끔힐끔 하더라구요.
 
 
지금의 저는 당당합니다.
저는 저 시절에 당당하고, 실수가 많고 잘못이 많았지만,
저 자신의 사랑에 충실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요.
 
그게 아무리 호구짓이었다고 해도.
호구짓을 정당화하려는 말은 아니에요. 감정은 별개의 문제잖아요.
 
 
 
누군가 당신을 손가락질 하더라도,
그에겐 당신을 손가락질 할 자격이 없어요.
당신이 그를 먼저 모욕하지 않았다면 말이죠.
 
고맙습니다. 제 속의 응어리 진 이야기들을 털어낼수 있었어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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