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말 바다낚시를 좋아라 합니다
작은아버지 두분이 바다낚시를 즐겨 하셔서 제가 초등학교 3학년, 그러니까 10살즈음 부터 바다를 따라 다니며 바다낚시를 배우기 시작 했었습니다
제가 고등학생이 될때까지 작은아버지 두분이 돌아가며 저를 데리고 다니면서 낚시를 가르쳐 주셨었고 작은아버지 두분이 바쁠때는 제 또래 친구들과오동도나 현 엑스포역 주변에서 낚시를 하곤 했었습니다
용돈을 모아 처음으로 제 낚싯대를 마련했을때는 지금으로 치면 로또라도 당첨된 기분이었습니다
거의 40년전의 일이지만 그당시 5,000원짜리 `아마존` 이라는 상표의 파란색 낚싯대를 산 이후 꿈에도 낚시를 할수 있었습니다
※당시 오락실 게임 한판당 50원(?) 쯤 했던거 같습니다
40여년을 낚시를 좋아라 하고 또 열심히 해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프로의 실력은 결코 아닙니다
저는 말그대로 동네낚시꾼, 좀더 이쁘게 보자면 바다 가까이 살면서 자주 낚시하는 현지인 정도 인것 같습니다
정말 바다낚시를 좋아라~ 하는 그런 낚시인 입니다
40여년간의 낚시경력을 가지고 있다보니 에피소드도 참 많은데 에피소드중 소름돋는 경험은 당시의 1분1초도 잊을수가 없습니다
우연치 않게 공포게시글에 댓글로 시작되었지만 앞으로 제 낚시경력중 소름돋았던 경헙들을 하나씩 풀어볼까 합니다
약 10여년쯤 전의 일입니다
그당시 직장에서는 토요일 오전까지 근무가 이어지고 있어서 토요일 근무를 마치고 직장후배 두녀석과 함께 금오도로 1박 밤낚시를 가게되었습니다
초가을 날씨라 그런지 낮에는 좀 덥고 밤에는 서늘한 그런 시기 였는데 돌산 `작금`항으로 이동을 해서 항상 이용하는 `혜x호`라는 배를 타게 되엇고,
애초의 계획은 아래 사진에 보이는 대횡간도나 소횡간도로 갈 계획이었으나 선장님의 배려로 기본 도선비에 금오도까지 데려다 준다고 하셔서
너무 기쁜 마음에 넙죽 감사하다며 흔쾌히 동의 하였습니다
※당시 가까운 섬들까지 도선비는 인당 10,000원 정도 였고 금오도 까지는 2~3만원 정도는 했었습니다
금오도는 낚시인 이라면 전국 누구나 다 아는 명 포인트들이 즐비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화살표 방향에 하선을 하고나서 서둘러 텐트를 치고 낚시채비를 해서 열심히 찌만 바라보다 보니 어느새 입질 한번도 못받고
사방이 깜깜해져 버렸습니다
갯바위 밤낚시가 그렇듯 깜깜하고 고요하고 스산한 분위기로 밤을 꼬박 세워야 합니다(물론 물때봐서 잠을 청하기도 하구요)
멀리 보이는 어슴프레한 불빛과 빨간 전자찌, 그리고 어둠속에 갇혀 있다는게 저는 너무나도 좋습니다
한참이 지났지만 기대와는 달리 입질 자체가 없어서 후배 두녀석과 잠시 낚시채비를 내려놓고 라면을 끓여 맥주 한캔씩에 의지해 허기를 달래며 휴식을 취하는데 한녀석이 자기는 어제 잠을 못자서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 물때맞춰 낚시를 하겠다며 텐트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잠깐의 휴식을 뒤로 하고 다시 낚시에 전념키 위해 후배 한녀석과 캄캄한 갯바위에 걸터앉아 열심히 찌만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두어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자찌는 밝게 빛내며 물속으로 들어갈줄을 몰라 했습니다
옆에 있던 후배녀석 마져도 자기도 이쯤에서 자야겠다며 텐트안으로 기어들어가 버렸고 저는 혼자 고요와 어둠에 묻혀 조용히 찌를 봐야했습니다
입질 자체가 아예 없어서인지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갯바위에서 잠깐 졸았던것 같습니다
뒤에서 날카롭게 히~~ 거리는 소리에 정신이 먼쩍들어 황급히 뒤를 돌아보니 거무스레한 녀석이 내 우측으로 조심조심 걸어왔고
낚시대를 잡고 낚시를 준비 하는거 보고 후배녀석인걸 알아 차린후 깜짝 놀랐다며 후배녀석에게 푸념을 던졌습니다
녀석은 킥킥 거리며 살짝 웃더니 낚시에 열중했습니다
마침 중들물 타임이라 밑밥을 정성스레 뿌려가며 곧 있을 입질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포인트 마다 들물때, 날물때, 만조때등 각각 입질 시간대가 달라 자주 가본곳이 아니라면 간조부터 만조, 다시 간조까지 풀타임을 뛰어봐야
그 포인트의 특성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 합니다
우리가 자리한 곳은 틀림없이 중들물 이후부터 초날물까지를 입질 시간대로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대가 서서히 차오르고 있었습니다
기대에 부흥하듯 하나의 입질을 시작으로 두어시간 동안 4~5마리의 씨알좋은 감성돔을 낚아내기 시작했고 후배녀석 역시 옆에서 2마리정도
낚아 올리는것을 보았습니다 감성돔은 매우 민감한 고기 입니다 사람의 목소리, 발자욱소리, 작은불빛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서 잘 받던 입질도
순식간에 사라지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래서 첫 감성돔이 올라오면 최대한 기도비닉과 불빛의 은폐엄폐로 대응해야 연이은 조과를 볼수있습니다
후배녀석과 저는 나란히 앉아 최대한 낮은 목소리로 짧게 대화하며 낚시에 집중하고 있었고 한참이 지났다고 생각되는 시점에서 입질이 뚝 끊겨
후배녀석이 배고프다며 라면이나 끓여 먹자고 저를 불렀고 둘이서 맛나게 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아직 동틀때까지는 조금 시간이 남은지라 잠시 휴식을 위해 캔맥 하나씩을 마시며 갯바위에 걸터 누워 있었습니다이
동틀때 마지막 공략을 하고 동이트면 배를 불러 철수키로 계획했던 터라 이미 잡아놓은 감성돔으로도 충분 했지만 마지막 타임에 자고있는
또다른 후배녀석을 깨워 집중공략하고 철수 하자고 얘기하며 잠시 눈을 감고 있었는데 무슨소리가 들리는듯 하여 눈을 떴고 텐트에서 후배녀석 둘이서 텐트 지퍼를 열고 렌턴을 켜들고 나오고 있는걸 보았습니다
``` 어? 저녀석은 언제 텐트에 들어 간거여? ```
"야! 세x이 너는 여기 있다가 언제 기어들어갔냐?
"예? 무슨소립니까 저 종x이 하고 계속 자고 있었는디요"
"뭐 임마? 너 나하고 계속 낚시 하다가 좀전에 라면도 끓여묵고 맥주도 한캑씩 마시고 그랬잔애!"
"행님, 세x환이 나 옆에서 같이 자고 인자 인났어요. 제가 간간히 깼을때도 계속 자고 있었는디... 코도 곰시롱..."
"??????? 장난치냐! 저기 봐라 세x이가 고기 잡아 논거, 글고 여기 라면 묵은거하고 캔맥 마신거도 있잔애!"
"행님 꿈꿨소? 내가 무슨 고기를 잡아요? 라면은 또 뭐고요 배고파서 일어 났구만"
제가 벌떡 일어나 옆자리에 아이스박스를 열어 보았는데 아이스박스 안에는 아이스팩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텅 비어있었습니다
정말 내가 꿈을 꾸었나 싶어 내 아이스박스를 열어 제가 잡은 감성돔을 한마리 한마리 꺼내어 세어 보았습니다
제 아이스박스에는 분명히 잡아넣어둔 감성돔이 있었고 내가 잠을잔게 아니란걸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뭐지? 분명히 세x이 너 나랑같이 낚시 했었당께! 고기는 모르것는디 둘이서 묵은 저 라면하고 캔맥주 봐라"
갯바위 한켠에는 코펠에서 라면을 덜어 먹었던 그릇이 두개가 놓여 있었고 캔맥주 빈캔이 두개가 넘어져 있었습니다
저는 옆에 놓여있던 비닐봉지를 열어서 라면봉지 와 캔맥 갯수를 세어 후배녀석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봐라 첨에 서이서 끓여묵은 라면봉다리 3개, 나중에 세x이랑 끓여묵은 봉다리 2개, 글고 캔깡통도 세개하고 두개 따로 있잔애"
"하하하 형님 귀신하고 라면 묵고 맥주도 마셨는 갑소"
" !!!!!!!! "
동트기 전이라 갯바위는 깜깜한 상태였고 알수없는 공포감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녀석은 별뜻없이 내게 던진 말이었겠지만 제머리속에는 지난밤의 장면들이 프레임별로 나누어져 마구 뒤엉켜 버렸습니다
분명히 한녀석이 내게서 조금 떨어진 오른쪽에 자리잡고 앉아 낚시를 하는걸 봤고 나를향해 킥킥거리는 소리까지 귓가에 남아있는데....
저는 움직이지도 못한체 그자리에서 엄청난 공포감에 다리가 굳어 버렸습니다
그제서야 녀석들도 내 행동이 장난이 아니란걸 알아차리고 렌턴과 모자에 달아놓은 캡라이트까지 불빛이란 불빛은 모두 밝혀서 갯바위 주변을
훓어보면서 빠르게 내게로 다가왔습니다 제눈에는 제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틀림없이 새하얗게 질려있다는걸 느낄수 있었습니다
소름과 식은땀에 한기까지 느껴져서 날이 밝아 올때까지 꼼짝을 할수 없었고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만 맴돌았습니다
"행님 안되것소 선장님한테 연락해서 바로 철수 합시다"
갯바위에 널려있던 낚시 장비며 캠핑도구들까지 어떻게 챙겼는지도 모르게 마구마구 쑤셔넣고 있는 사이에 배가 도착했습니다
작금항에서 출발했다면 아직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마치 주변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난게 이상해서 선장님에게 물었습니다
"잉~ 나도 요 바로 옆 갯바위 돌아서 배 대놓고 낚시 했제"
"네? 그럼 혹시 간밤에 이쪽으로 걸어 왔었소?
"먼 소리여 쩌그를 어찌 넘어와? 나가 배 나뚜고 머한다고 위험한디 갯바위를 걸어 댕긴당가"
저는 장황하게 선장님에게 간밤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어이! 얼릉들 타소 빨리 나가세!"
선장님 말이 뭔가 이상하다 생각되어 저희 3명은 허겁지겁 배에 올라 탔습니다
"다시는 여그 안와야 쓰것그만 전에도 딴사람들한티 똑같은 소리를 들엇는디 괴기가 잘나온게 즈그들만 댕길라고 거짓말 한중 알았는디..."
미칠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배에 올랐고 날도 환하게 밝아 잠시뒤면 차타고 집에 갈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누구도 입밖으로 말 한마디 꺼내지 않았고 후배녀석들을 내려준뒤 서둘러 집으로 향했습니다
하룻밤을 샛는데도 전혀 잠이 오지않아 1.6리터 짜리 맥주를 두병이나 마신뒤 잠들수 있었습니다
도대체 저는 누구와 낚시를 하고 라면과 맥주를 마셨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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