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베스트 게시판 눈팅만 하다가 몇일 전에 가입했습니다.
게시판의 성격을 보니 기혼자 분들의 이야기들이 많아 선배님들의 조언을 얻고자 글을 써봅니다.
인터넷에 글은 잘 안쓰고 맨날 읽기만 해서 내용이 중구난방으로 튈 수 있으니 이해 부탁 드립니다.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에서 자라고 외국도 취직한 다음 베트남을 출장으로 처음가봤고,
계란한판을 눈앞에 둔 중견기업 사무직에서 일하는 순수 조선사람입니다.
여자친구는 금발에 백인, 캘리포니아에서 온 어학원 강사이구요(한국온지 6년).. 30대 초반이에요.
취직 하기 전 영어학원에서 일을 했는데 그 학원의 원어민 동료의 친구가 제 여자친구가 되었네요
뭐 영어는 제가 워낙 외국어를 좋아하는지라 의사소통 하는데는 지장없게 합니다.
여자친구는 한국말을 배우고 있는데 본인이 한국어를 하면
사람들이 띠용? 므어어어어어 라아아아아아 구우우우우???? 하는 시선이 싫어서 한국어를 잘 안하려구 해요.
제가 봤을 땐 일반 사람들이 까페에서 빠르지 않게 대화하는 수준에서 7~80%정도는 이해 하는거 같더라구요.
서론이 길었네요.
저희는 약 4년 간의 연애를 하며 다툼 한번 없이 알콩달콩 지내며
올해 6월 부터는 결혼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둘다 결혼을 빨리 해야 겠다는 생각은 안하고 있지만 저는 노산이 안좋다는 생각에 이제는 해야겠다 생각을 하게 되었죠.
식은 한국에서 내년 봄(4월 말)쯤으로 생각하구 있는데..
외국인 며느리/외국인 사위를 받아들이는 양가 부모님 입장은 다행히도 생각보다 굉장히 긍정적이었습니다.
다만 혼전동거에 대한 문화차이인지.. 이것에 대한 여자친구와의 논쟁이 저를 힘들게 합니다.
제 생각은 결혼(혼인신고 포함)을 한 이후에 같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고,
저희 부모님도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 해도 혼전동거는 좋지 않은 시선이 존재한다,
고로 결혼을 하고 사는게 바람직하다.라는 의견을 갖고 계십니다.
반면 여자친구는, 지금까지 1주일에 2,3번 만나는 상태에서
결혼을 하면 매일 부대끼며 살게 될텐데
인생에서 한번 하는 결혼(실제로 이렇게 언급 했습니다.),
일종의 유예기간(혼전동거)을 갖고 결혼하고 싶다.라는 의견을 갖고 있습니다.
지식인에서 찾아보니 대부분 오히려 남자가 혼전동거를 하고 싶어하는 그림이 많이 보이더라구요.
혹시나 제가 결혼에 대한 충분한 믿음을 주지 않아서 혼전동거를 원하는거냐고 물어보니 그건 또 아니래요..
물론 저도 저도 처음 하는 결혼이니 두려운게 있고 유예기간 갖고 싶죠..
근데 제 생각은 만약 그렇게 유예기간을 갖는 중 서로가 안맞는 치명적인 단점을 발견했다 했을 때,
그리고 그 이유 때문에 헤어진다면 너무 서로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생각을 해요.
타협을 시도했다 하더라도 헤어지면 끝?
여자친구는 그게 왜 무책임한거냐라는 반문을 하는데 대답을 못하겠어요.
헤어져서 끝난다는게 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장점일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해결 된다면 그 동안 연애하고 결혼을 약속 한 것들은 뭐가 되나 생각도 들구요.
아무리 이혼이 흔한 일이라고 하지만 그걸 예상하고 결혼하는 사람들은 없잖아요.
다 결혼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타협하고 양보하면서 사는거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너무 결혼생활을 쉽게 생각하는걸까요?
전 최대한 여자친구를 설득하여 식 이후에 들어가서 살고 싶습니다.
만약 정 안된다면 식장예약 다 한 시점부터라도 들어가는걸로 타협 하고 싶어요...
물론 여자친구와 부모님을 또 설득해야 겠지만요...
여러분들께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고견을 부탁 드립니다....
짧지 않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비오는데 운전 조심하시고 차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