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파트는 특이하게도... 입주민이 관리 업체나 경비분들에게 갑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이하 회장) 및 그 측근들이 입주민들에게 갑질을 합니다.
사실 이게 갑질이라고 할 수 있는지도 잘 모르긴 하겠지만
<입주자 대표 회의 회장>이라는 권력 앞에 아무 것도 못하는 입주민들을 보면 갑질이란 생각 밖에 안드네요.
최근 개별난방 전환 공사를 추진중인데 그 과정이 심히 매끄럽지 못한지라,
일부에서는 입주자 대표 회의 측이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는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입주민과 회장 사이에서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회장은 고소장을 들이밀기 시작했습니다.
고소의 시작은 70대 할머니로 알고 있습니다.
할머니 한 분이 단지 내에 걸어둔 개별난방 전환 현수막 가격을 실제보다 비싸게 이야기 한 모양입니다.
그 건으로 회장이 경찰을 부르고 사건 접수를 해서 할머니는 벌금형을 맞았습니다.
부끄럽게도 그 내용이 지역 신문에 작게 실리기도 했네요.
물론, 잘못을 하면 벌을 받아야겠지만 입주민과의 오해를 고소장으로 푸는 경우는 처음 본지라 당황스럽더군요.
그 할머니를 고소해 벌금을 먹인 것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회장의 다소 의아한 행보에 의문을 제기한 주민들 역시 고소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소 사유는 명예훼손 등이라고 하더군요.
한 분이 3건 이상의 고소를 당하신 경우도 있다니 작정하고 고소장을 날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글을 적는 저 역시, 어제 고소하겠다는 소리를 들었네요.
'업무방해' 라나요?
아파트 경비 아저씨 손에 끌려나가 볼 뻔한 진기한 경험도 했습니다.
파행 운영되는 회의장에서 퇴장 당하며 '이게 회의입니까?' 라고 이야기한 죄로 말이죠.
심지어 '이게 회의냐?' 라고 반말을 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제(7/27) 입주자 대표회의 주관 회의에 들어가 방청을 했습니다.
그나마 주민의 이익을 대변해 주시던 동대표 한 분의 해임안이 회의 의제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회의 진행이 막장이라는 얘기는 익히 들었지만, 실제 들어가 보니 아주 가관이더군요.
그 동대표님이 아파트 개별난방 시공 업체에게 불리한(주민에게 유리한) 발언을 시작하자,
회장은 해당 동대표에게 언성을 높이며 발언을 막고,
서류를 책상에 흩부리는 등 그야말로 안하무인으로 행동하고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업체 측에 불리한 발언이 나오자 나중에는 아예 발언권 자체를 주지 않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은 이게 회장의 '권한'이랍니다.
수십여명의 주민들이 방청하고 있는 회의임에도 전혀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 놀라웠죠.
들어 보니, 기존 회의에서도 방청객이 웃거나 발언을 하면 퇴장시켜 버렸다고 하네요.
때문에 방청객들은 그 꼴을 보고서도 그저 답답해만 할 뿐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게 정말 우스웠습니다.
회장이 입주민들의 눈치를 봐야지, 입주민들이 회의장에서 쫓겨나지 않도록 회장 눈치를 봐야 하나?
저 알량한 회장 자리도 권력이고 감투라고 제 마음대로 휘둘러대는구나...
이게 갑질이구나...
정말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그러던 중, 회의 중간에 회장이 갑자기 휴대폰 통화를 하며 아무런 양해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어이가 없어 본인을 포함한 방척객들이 '어이가 없다'며 술렁거리자
회장의 형이자, 당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의의 총무이신 분이 저를 무섭게 노려 보시더군요.
해당 상황에서 총무와 제가 마찰을 빚었고 저는 퇴장을 당해야 했습니다.
마찰은 같이 빚었는데 퇴장은 저만 당하는 것도 웃기긴 합니다만, 더 웃기는 건 고소하겠단 말이죠.
고소라는 말을 너무 가볍고 쉽게 입주민의 의견 표출을 막는 수단으로 사용하는데 화가 나더군요.
정말 이게 갑질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회장이라는 권위 앞에 입주민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저는 정말 이상한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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