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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휴대전화 청구서 확인 안 하면 당해요
게시물ID : bestofbest_136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밤요강
추천 : 233
조회수 : 11171회
댓글수 : 1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6/09/15 20:17:17
원본글 작성시간 : 2006/09/15 08:51:37
지난 8월 25일 SK텔레콤 측에서 전화가 왔다. 통장에 돈이 없어 전화요금을 인출하지 못했으니 넣어 달라는 내용이었다.

휴대전화 요금을 비롯해 몇 가지 공과금이 자동이체 되는 통장이 있었는데

잔고가 모자란가 보다 생각하고는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요금 청구서를 받아 본 지가 무척 오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 이사하면서 바뀐 주소지도 알려 줬고,

우편보다는 인터넷이 편할 것 같아 이메일로도 보내 달라는 이야기를 한 기억이 있는데 전혀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하루 이틀 지나면서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나는 상담원에게 바뀐 주소지로 청구서를 보내 달라고 했다.

상담원이 확인해 준 주소지는 2년 전에 살던 집 주소였다. 그러니까 청구서가 그 쪽으로 계속 가고 있었던 모양이다.

며칠 뒤 청구서가 왔다.

기본료 17,500원

국내 통화료 4,737원

타사음성정보이용료 140원

부가사용료 16,520원

합계 38,897원

서비스 이용 요금계 38,897원

할인계 -1,620원

부가세 3,727원

절사금액 -4원

당월요금계 41,000원

나는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휴대 전화를 잘 안 쓰기 때문에 요금이 많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4만원이 넘게 나왔던 것이다.

청구서를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전화 통화료는 얼마 되지 않았다. 겨우 4737원.

그런데 부가사용료가 1만6520원이나 되었다.

실 통화료 4737원에 부가사용료가 1만6520원?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부가사용료 상세 내역'을 살펴보았다.

컬러링 900원

긴통화무료옵션 15,000원

문자메세지이용료 120원

골키퍼 500원

323원 할인 받으려고 1만5천원 짜리 부가서비스를 이용?

긴 통화 무료옵션, 1만5000원?

이 항목에서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통화료가 고작 5천원도 안 되는데 1만5000원 짜리 '긴 통화 무료옵션'이 웬 말인가?

청구서를 더 상세히 살펴보니 '할인 상세 내역'에 '긴 통화 할인'이란 항목에 -323원이 적혀 있었다.

그러니까 323원 할인 받으려고 다달이 1만5000원을 내고 있었던 셈이다.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나는 당장 SK텔레콤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상담원에게 사정을 설명하니 상담원 역시 어처구니가 없는지 말을 더듬고 있었다.

나는 상담원에게 "긴통화무료옵션 부가 서비스를 신청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라 휴대전화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신청할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아차렸는지 상담원은 "고객님의 긴 통화 무료옵션 부가 서비스는 지금 당장 해지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휴대전화로 해지 안내 문자가 왔다.

나는 지금 당장 해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언제부터 이 서비스 요금이 부과되었는지 알아야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상담원은 "제 재량으로 6개월 동안의 서비스 부과 요금을 환급해 드리겠습니다"고 말했다. 기가 찰 노릇이었다.

나는 "전화 받는 분의 재량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는 말을 하고는, 그 동안 못 받아 본 청구서를 모두 보내달라고 했다.

그러자 6개월 이상 지난 내역을 받아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했다.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보내 달라고 했다.

그러자 상담원은 '긴 통화 무료옵션' 부가서비스를 언제 신청했는지는 알아볼 수 있다고 하더니

2004년 12월에 가입한 것으로 되어 있다고 했다.

2006년 8월까지 무려 20개월이나 신청하지도 않은 부가서비스 요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나는 2004년 10월에 이사를 했다.

이사를 하고 청구서를 받아보지 못한 바로 그 때부터 부가서비스 요금이 부과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

2004년 12월에도 여전히 지금의 직장에 다니고 있었고, 하루 종일 사무실에 있었기 때문에

1만5000원 짜리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만큼 통화를 많이 하지 않을 때였다.

그때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기껏해야 1만원 안팎의 통화료가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통화료보다 더 많은 1만5000원 짜리 부가서비스를 신청할리 만무하다.

고객의 돈을 빼 내가고는 통화비로 갚겠다?

상담원은 자세히 알아보고 연락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잠시 뒤 다시 전화를 해서는 2005년 1월부터 부과된 서비스 요금을 전액 환불해 주겠다고 했다.

나는 어떻게 환불해 줄 것인지 물어 보았다.

그러자 "다음 달 전화요금부터 순차적으로 차감해 주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또 한 번 화가 났다. 고객의 돈을 함부로 빼 내가고는 통화비로 갚겠다?

나는 현금으로 돌려 달라고 했다. 그러자 이런 저런 규정을 들먹이며 현금 환불은 안 된다고 했다.

나는 "그럼, 내가 통신사를 옮기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물어 보았다.

상담원은 "그때는 현금으로 환불을 해 준다"고 답변했다.

"그럼 통신사를 옮길 것이니 현금으로 환불해 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전화가 왔다.

그 동안 부과되었던 서비스 요금을 현금으로 통장에 넣어주겠다고 했다.

얼마냐고 물었더니 20만원이라고 답했다.

왜 20만원이냐고 했더니, 그 동안 할인 받은 금액을 빼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9월 5일, 돈을 입금했다는 문자가 왔다. 통장을 확인해보니 20만원이 들어와 있었다.

하지만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상담원은 '긴 통화 무료옵션'에 가입된 것이 2004년 12월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2005년 1월부터 2006년 8월까지 20개월간이고 한달 요금 1만 50000원으로 계산하면 30만원이 빠져 나갔다는 계산이 나온다.

SK텔레콤의 계산대로라면 지난 20개월 동안 '긴 통화 무료옵션'으로 할인 받은 금액이 10만원이란 이야기다.

그런데 앞서 말했지만 8월 청구서에 나온 할인 금액은 323원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도 1원 단위로 계산된 금액이다.

설사 많은 돈을 할인 받았다 해도 20개월 내내 1원 단위로 끊어지는 금액을 할인 받았을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어떻게 만원 단위로 끊어지는 할인 금액이 나올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20만원은 잘못된 부과 금액에 대한 환불금이 아닐 가능성이 많다. 일종의 위로금인지도 모른다.

그저 몇 푼 집어주고 사건을 덮어 버리려는 어설픈 눈가림 말이다.

나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이 사건을 이야기하며 청구서 내역을 꼼꼼하게 살피라고 말하고 있다.

짐작대로 1년 이상 청구서 내역을 확인 안 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통화료를 회사에서 부담하는 사람들의 경우, 청구서를 본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다.

통신사들이 이런 사람들을 농락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여간 씁쓸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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