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귄지 2년째. 20대 중반 커플 입니다. 얼마 전에 술자리서 친구들이 묻더라고요. 너네 잤냐고. 그래서 안 잤다니까 미친년이 나이처먹고 그게 뭐하는 짓이냐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난 결혼 전에는 안할거라고 하니까 천연기념물 취급하네요. 네. 저 처녀에요. 남친은 동정인지는 모르겠고요. 오빠는 여행가서 같이 자길 원하기도 했고 스킨쉽도 제 허용범위까지만 허락하고 있어요. 그래서 늘 불만인거 같지만 그래도 잘 참아주고 있거든요. 그 모습 보면 고맙기도 해서 잘해주려고는 하는데.... 톡이나 그런데다 물어보면 다들 그러더라고요. 요즘에 누가 안자냐고. 중학생들도 처녀떼고 동정떼는 시대에 뭐 하는 짓이냐고. _-;
그런데 전 모르겠어요. 결혼할 것도 아닌데 굳이 관계를 가져서 뭐하나 싶기도 하고. 괜히 피임 잘못했다가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2년 정도 사귀기는 했지만 아직도 오빠를 잘 모르겠고.... 육체를 탐닉하면 서로의 애정이 깊어진다는 말도 있는데 꼭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견디는 커플들도 많잖아요?
오유에 와서도 조금 놀랐어요. 성고게를 가도 그렇고 다른 글들을 봐도 그렇고. 사귀면 스킨쉽 레벨이 당연히 성관계까지 가는것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런 덧글이나 글들 볼 때마다 친구들이 미친년이라고 말하는게 웅웅거리거든요. 제 사고방식이 쌍팔년도보다 더 한 조선시대일 수도 있지만 저는 저같은 사고방식 가진 사람들도 존중해줬으면 좋겠어요.
여자가 연애를 하게 되면 남자가 뭐든 사주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남자들 역시, 사귀게 되면 성관계를 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여서 종종 여성들을 보슬아치라고 비난하며 신랄하게 까대는 모습과 뭔가 좀..... 모순되는게 웃겨요.
2년 사귀고 이제 조금 있으면 3년 째에요. 오빠는 저보다 나이가 세살 많아서 지금 취업 준비 중이기도 하고. 어쩌면 결혼할 지도 모르겠죠. 오빠한테도 그리 말했어요. 난 결혼 하기 전까지 생각없다. 물론 불만이야 있겠고, 남들 눈에는 불쌍해보이겠죠; 하지만 제가 오빠에게 뭔가 요구하지 않는 것처럼, 오빠 또한 지금 이상의 스킨쉽도 요구하지 않고 있어요. 다만, 이런 글을 쓰는 건 주위에서 오빠와 날 흔드는 바람 때문이에요. 각 개인의 상대적 가치관은 무시하고 '당연한 거 아니냐' 는 논리로 매도하는 우스운 바람. 모르겠어요. 오유인들도 전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만.... 아마도 대부분은 그리들 생각하시겠죠. 그렇지만 존중해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