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4층입니다.
5월의 어느날 출근 준비를 하는데 고양이 울음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그 전날 밤에도 고양이가 우는 소리가 들렸는지라 어디야? 싶어서 창문을 드륵열었더니, 저희집보다 층이 낮아서 옥상이 훤히 보이는 앞집옥상에 아기고양이랑 눈이 딱 마주쳤어요.
자세히 보니, 옥상에 설치 된 차양막에 휘감겨서 오도가도 못하는데 땡볕에 저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출근도 포기하고 앞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앞집이 1층 집을 통하지 않으면 옥상진입이 안되는데다 1층 집은 이미 외출하고 아무도 응답이 없어서 앞집의 옆집으로 가서 옥상을 뛰어넘었습니다.(대학가라 집이 워낙 따닥따닥 붙어있어요)
이른 아침이라 아무도 없어서 월담의 오해가 없어서 다행이었죠 훗.
옥상에 진입하니 차양막에 단순히 걸린게 아니더라고요.
온몸이 검은 때 투성인데 놀란 애를 진정시키기 위해 옷으로 덮어주고 보니, 온통 쥐끈끈이 투성이...걸리고 들러붙은 차양막을 뜯어서 병원으로 바로 고고 했어요.
등뼈고 엉치뼈고 훤히 드러날 정도로 마르고 작은 아기냥이...밤새 울던 소리가 트랩에서 발버둥치느라 그랬구나...정말 성한데 없이 끈끈이가 붙어있는데, 그 행색에 놀란 병원에서 올리브유를 이용해서 최선을 다해서 끈끈이를 제거해주셨어요.
구충제 처방을 받고 집에 와서 급히 냥이 용품을 구입해서 그대로 저희집에 제 새끼로 살고 있어요.
피부병, 기생충, 진드기 등등 꾸준히 치료받고 접종도 하고 쑥쑥 커서 곧 중성화를 앞두고 있어요.
너무 발랄해서 제 몸에 상처가 마를 날이 없어요ㅜㅜ
매맞는 집사ㅜㅜ 초딩기가 빨리 지났음 좋겠어요...
아, 저희집에 와서 새로 부여받은 이름은 나비예요.
4월 13일 정도에 태어난걸로 추정하고요.
끈끈이 트랩은 그 건물에 사는 할머니가 설치한거였는데 고양이를 싫어하시더라고요(고양이 잡겠다고 설치한게 아니라고 믿고 싶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언제나 이 갤을 눈팅만 했는데 정식집사가 되어 가입하고 첫글 올리네요.
종종 나비소식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