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더워 정신줄을 놓은 오후
불현듯 돌아가신 아버지의 과거 군생활 이야기가 생각난다
언젠가 우연히 아버지 주민등록증을 보았는데...
'이등병 제대'
이게 뭐지??
분명 내 기억에 아버지는 백마부대 포병으로 월남전 파병까지 다녀오시고...
병으로 들어갔다가 5년 정도 군생활하고 하사로 복무했던 것으로 아는데... (정확하진 않음...)
나중에 조용히 물었다.
"아빠! 왜 계급이 이등병이예요? 이등병이면 육군 병장인 나보다 낮네 ㅋㅋㅋ"
갑자기 조용히 계시던 아버지 한숨을 푹 쉬며 한 마디...
"제대하고 싶은데 계속 제대를 안시켜줘서, 탈영했어. 그래서 이등병으로 강등되서 제대했고..."
"그렇게라도 안하면 다시 사회에 나오기 힘들거 같아서..."
아버지가 군생활을 했던, 1960년~1970년대의 상황을 나는 모르니,
정확한 이해가 되진 않았지만,
그저 권위적이고 근엄하기만 했던 아버지의 어두운 모습이 잠시 보였다.
그래. 아버지는 힘든 과거를 보냈구나.
군사독재시절, 배가 고파 월남전 파병 갔다고 들었다.
나 같으면 군대시절 무용담을 그렇게 했을 것지만, 아버지가 군시절 이야기를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것은...
결국, 마지막에는, 이등병으로 강등당하면서까지 제대를 하고 싶었던 아버지의 숨은 이야기가 있어서이지 않을까.
오늘은 조용히 옛 생각이 난다.
벌써 돌아가신지 12년이 지났지만, 가끔 생각이 난다.
큰 딸이 태어났을 때, 아버지가 있었으면 정말 기뻐했을 것인데 하는 생각도 들었던는데...
아버지는 아들만 삼형제를 나았다. 오죽 딸을 키우고 싶었으면, 막내 아들이 태어난 날 가출하셨다고 한다. ㅋㅋㅋ
그래서 내가 딸을 셋 키우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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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냥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군대 이야기가 짧게 생각나서 처음으로 군게에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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