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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병대 이야기(5).txt
게시물ID : military_137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방민영화
추천 : 22
조회수 : 151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1/25 17:03:27


에피소드 10. D.I... 그들은 왜 터미네이터인가!


첫 순검의 잔인한 여파로...내 옆동기 싸이코와 나는 훈병기간 내내 헬멧님들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헬멧들이 찰랑!찰랑! 소리를 듣기만해도 오금이 저렸었다.

그리고 첫순검 이후 우리들은 더 이상 헬멧들을 하이바라고 부르지 않았다.


위대하신 D.I님들...이라 외쳤다.

개기면 안되는 기계들이였다.

그들 앞에서는 함부로 이빨도 보이면 안되는 존재였다 ㅠㅠ


그래서 이하 글부터는 헬멧에서 D.I로 호칭을 바꾸도록 한다.


 D.I들은 한결같이 그 포스가 대단하였으나....그들도 사람들인지라 각자의 개성이 분명 뚜렷했다.

그래서 우리들은 어느순간 그들에게 한명한명 별명을 붙여주기 시작했다.


엄청난 등치에 한걸음 한걸음 각이 칼날같아서 붙여진 로보캅 D.I

키는 작았지만 단단한 체구에 지칠줄 모른다 해서 붙여진 아톰 D.I

허구헌날 오와열! 만 외쳤지만 그 목소리가 너무 남성미가 넘쳐서 붙여진 오와열 D.I

등등...


각설하고 훈련소에서 목격했던 10번째 에피소드를 이어나가보자


첫날 순검의 악몽이 지나가고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내가 훈병시절동안 가장 기대하고 좋아했던 식사시간이다.


우리는 식사하러 주계(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항상 체력단련을 하고나서야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턱걸이 10회이상, 윗몸일으키기 30회이상, 팔굽혀펴기 30회이상을 전 소대원이 빨리 끝낼수록 밥도 빨리 먹을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이제갓 훈련에 돌입한 우리들중 저 3가지를 다 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았다.

윗몸일으키기나 팔굽혀펴기 정도야 다들 쉽게 하였지만...문제는 턱걸이였다.

생각보다 턱걸이를 못하는 동기들이 굉장히 많았다. 물론 나도 포함이다 ㅋㅋㅋ


배치기를 하면 10회정도는 가뿐히 할 수 있었는데....D.I들은 배치기를 허용하지 않았다........잔인한놈들..ㅠㅠ


순수 등근육과 팔을 이용해서 정석적으로 시행하여야 하였고, 동기들은 보통 5회정도를 마지노선으로 나가떨어지기 일수 였다.


한명...두명.....세명 동기들이 턱걸이를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뒤에서 우리들이 턱걸이 하는걸 지켜보던 아톰D.I가 눈에서 레이저를 뿜음과 동시에 소리를 지르며 철봉으로 달려왔다!

동기들은 일제히 아톰D.I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야이 XX새끼들아! 니들이 이러고도 빨간명찰을 달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아톰D.I는 동기들을 헤치며 철봉쪽으로 달려오더니 나비처럼 점프해서 오른손으로 철봉을 잡았다.


그리고 또 소리치면서 한손으로 턱걸이를 하기 시작하였다.


"새끼들아...한창인놈들이...헉...이정도도....헉...못해서.....헉....XX....헉....새끼들.....헉"


이러면서 정말 만화에서나 나오는것처럼 엄청난 속도로 턱걸이를 해댔다.


우리들은 이 신기한 광경에 전부 눈이 휘동그래져서 누가 먼저 할거라도 없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우워어어어~~~짝짝짝짝짝"


그제서야 아톰D.I는 뿌듯한듯 철봉에서 손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말했다.


"똑바로 지켜보기 바란다. 본 교관은 한손으로 하는데 앞으로 본 교관보다 횟수가 적은 훈병들은 식사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말을 하더니 이번에는 왼손으로 철봉을 잡았다.

그리고는 역시 오른손과 마찬가지 속도로 턱걸이를 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들은 다시한번 이 서커스같은 광경에 밥이고 나발이고 동경의 눈빛으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우워어어어어어~~짝짝짝짝짝짝"


아톰D.I는 왼손으로도 턱걸이를 10회정도 하더니 내려왔다.



그때였다!


동기들중 누군가 선창을 하기 시작했다.


"한번더!! 한번더!! 한번더!!"


그러자 우리들은 무슨 서커스 공연마냥 다 같이 외쳤다


"한번더!! 한번더!! 한번더!!"


아톰D.I가 자신이 하고도 뿌듯한지 훈련병기간 내내 한번 볼까말까한 옅은 미소를 그때 지었다.


하지만...그 미소는 찰나였다..........아톰D.I가 소리쳤다.


"이 새끼들이 지금 장난하는지 알아? 총원 일어서!"


"좌로굴러, 우로굴러, 좌로굴러, 우로굴러, 좌굴, 우굴, 좌, 우, 좌, 우"


....................................

.....................

............

......


이날 아침......조식은 숟가락도 제대로 못들었지만......

참으로 맛있었던것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사진은 수색교육 턱걸이 미달자 식사장면)













p.s)어제 너무 바빠서 글 못올리고 급하게 가게 오픈하기전에 올려봐요^^;;

가게 한가해지기 시작하면 또 올릴게요!ㅎㅎㅎ

쓰다보니 훈련병 에피소드만 50개가 넘을듯....그래서 진짜 기억에 남는거 몇개로 줄이려구요..

근데 이거 재밌나요?ㅠㅠ 나만 추억에 잠겨서 쓰고있으면서 괜히 게시판 어지럽히는건 아닌가 해서요...ㅠ

아무튼 혼자만의 뻘글...추천해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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