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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육아, 넘나 많은 변화를 요구하는 것.
게시물ID : humorbest_13702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맨하탄토이
추천 : 51
조회수 : 3151회
댓글수 : 1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1/20 17:29:20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1/17 10:41:29
처음에 데려와서 목욕시키는건 애초에 도움이란 바랄 수 없는 환경이었기때문에, 오히려 수월하게 시켰다. 

"집엔 나 혼자밖에 없구, 애는 나밖에 의지할 곳이 없어! 그러니까 잡생각때려치고 후닥 씻겨보자!"

이러면서 초간단 플랜을 짜고, 슉슉슉 씻겼더랬다.
(생후 2주, 욕조에 따뜻한 물 먼저 채우고 아기벗기고 물로만 몸에 각질 벗겨줌. 손가락으로 몸 문질문질해서 벗겨냄)

그러고서 팔로 애기를 안고 멕이는데, 물리는거도 인터넷 이미지로 배워서 써먹으니까 첨엔 물려서 피가 났다...피가 나고 있는 상태라도 물려도된대서 일단 멕였다. 

 우리애기는 삼십분먹고 삼십분자고, 진짜 전형적인 신생아라고 해야되나. ㅎ 너무 귀여웠다. 하얀개가 갓낳은 강아지 본 적있나? 피부가 불그죽죽하잖아...우리애도 그랬다. 100일 다되가도록 그러더니 그냥 까만 피부로 자리잡았다 ㅡ ㅡ.

여름에 태어나 엄마가 에어컨도 안쒠다, 선풍기도 바람이 안좋다고 약하게 벽만 보고 세워놓으니 애기가 얼마나 더웠을까.  태열이 심하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바보같이 좋은 크림을 샀다가, 다음 크림은 싸구려를 사버렸다. 덕분에 한번으로 그칠 수있었던 태열이 피가 날때까지 심해진 적도 있었다.

그리고 애기옷을 샀다. 크게 사는게 좋대서 100호짜리 우주복을 샀는데, 100일 아기에게는 넘나 큰 것...우주복 배꼽에 발가락이 닿았다. 근데 웃긴건, 세달지나니까 얼추 맞는다. 

또, 태어나서 눈도 멍하던 애가 2주 만에 내 얼굴을 따라오기 시작하고, 팔다리도 어정쩡하게 굽혀져 있던 애가 2주 후엔 좀 더 아래, 2주 후엔 더 아래, 그렇게 11자로 점점 더 곧게 다리를 편다.  팔은 점점 더 위아래 위위 아래로 움직인다. 육개월되면 막 엄마머리채잡고 쥐어뜯음ㅡ ㅡ. 누워서 박쥐새끼마냥 대자로 뻗칠줄만알던 몸뚱아리를 몇 주지났다고 컨트롤하고, 또 몇주지났다고 뒤집고, 목을 들고, 브릿지 자세를 하며 "푸우~! 푸우~!!-ㅅ-!!"이렇게 지가 불만이 있다고 표현을 한다.

그렇게 아기가 발달할때마다 나는 또  새로운 자극을 주기위해 공부를 했다. 내가 이렇게 빨리, 많이 변해본 적이 있었나? 매일 똑같은 하루, 1년이 지나도 작년과 달라진게 없어서 내 인생 참 잉여롭다...하고 있던게 불과 하루, 한달, 두달, 세달 밖에 안됬다. ㅋㅋ 근데 그 몇 달동안 삼십분씩 쪽잠도 자보고, 하루종일 잔근육도 써보고, 침대구조도 바꿔봤다. 그리고 어딜 갈 수있을까 고민해보는건 진짜 처음...

 
 ... ... 아니야.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난 별로 변한게 없는거같아. 그냥 아기가 어떻게 크나 지켜보는 것, 밥 좀 먹여주고, 좀 놀아주고 "애기야 천천히 커라. 네가 이렇게 빨리 클 줄은 몰랐다. 날이 갈수록 아쉬움과 집착이 ㅋㅋ 커져가는구나." 라고 말하는거 밖엔.

 
  오늘 아침에도 처음으로 의자에 앉혀서 이유식을 먹이면서 이런 말을 했지만,

 "또 뭔가 새로운걸 해봤네."

  
 ...그래도  사실 내가 변하는건 없을걸? 내가 하는건 단지 아기가 새로운 시도를하는 걸, 지켜보는 것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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