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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빵걸을 만나다 - 3
게시물ID : humorstory_1370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ovepool
추천 : 27
조회수 : 74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07/05/17 16:37:11




자기가 태어난 날 죽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문득 그 사람한테 물어보고 싶었다.

목을 그을 때 아프지 않았냐고, 무엇으로 그었냐고.

담배를 한대물고 유리병조각을 쥐고 화장실에 쪼그리고 앉아 

살짝 그어보았다




씨발 아프잖아..

좆나 아프잖아..








#. 괜찮잖아?





그녀와 나는 K병원 뒤편에 있는 벤치에 앉아 있었다.

밤늦은 시간 이다보니 벤치 주변엔 그녀와 나 말곤 사람들이 한 명도 보

이질 않았다.

벤치 옆엔 가로수 등불이 그녀와 나를 훤히 비춰주고 있었는데, 난 그 때문

에 옥상위에서보다 그녀의 얼굴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예쁘지도 못나지도 않은 평범한 얼굴 이였지만, 눈매가 무척이나 날

카로워 그녀라는 사람을 차갑고 도도하게 보이게끔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뭐 실제로도 싸가지 없지만..




“밖에 나가자는 데가 여기였냐?”

“왜? 한적하고 좋잖아. 옥상처럼 바람도 많이 불지 않고..”

“난 또..”

“뭐야? 왜 한숨 셔?”




방금 내가 한숨을 쉬었던가?




“아닌데. 하품한 건데..”

“하품? 하품하다 혀 깨무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내가 모를 줄 아냐? 
지금 아저씨 완전 실망한 표정이야? 모르겠어? 내가 너 데리고 데이트 안
해줘서 완전 삐진 얼굴이야.”




이 기집애. 정말 소설 쓰는데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

마치 개그콘서트 예술의 전당을 시청하는 기분이랄까..




“미리 말하는 데 아저씬 내 타입 아니거든.”




얘 도대체 뭐래냐? 그럼 너는 내 타입이고?

그녀의 얘긴 계속 이어진다.




“내가 아저씨한테 휠체어 밀어달라고 한 건 별 뜻 없어. 괜히 간병인 아줌
마 불러서 내 돈 쓰는 것보다 아는 사람한테 부탁하는 게 돈도 절약 되고
좋으니까. 그게 나한테도 편하니까..”

“얘기 다했어?”

“뭐?”

“얘기 다했냐고.”

“사람 말하는데 말 잘라 먹지말지?”

“아무튼 얘기 다했지? 그만 일어나자.”

“허..나참.”




그리고선 벤치에서 몸을 일으키는 나.

그녀는 그런 날 보며 기가 막힌다는 표정만 짓고 있다.




“아저씨 잠깐.”

“할 말 더 남았냐?”

“사람이 왜 그래?”

“내가 뭘.”

“아, 아냐. 들어가자.”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 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한 마디로 내가 관심을 가질까봐 두렵다는 소리 아닌가? 관심도 없는 남자

가 쓸데없는 흑심을 품을까봐 걱정 된다..뭐 이딴 소리 아닌가?

그래서 미리 선수 치는 것 아닌가? 

그런 거라면 걱정할 필요 없다. 

싸가지 없고, 말 아무렇게나 던지는 여자 역시..

절대 내 타입의 여자가 아니니까.




[8층 외과병동]




휠체어를 밀고 또 밀고 계속 밀다보니..어느새 그녀의 병실 앞이다.

이마에 땀이 흐르고 다리가 후들후들 거리며 몸이 계속 휘청 이는 게 상당

히 위험한 상태라는 걸 몸소 느낀다.

그녀의 몸무게. 대략 짐작으로 50~55kg 정도..




“뭐야? 뭘 훑어봐?”




휠체어 무게. 최소 10kg은 넘어 갈 테니 대충 10kg로 잡으면..

그녀 몸무게 55 + 10 = 65. 




oh my god..

39kg밖에 안 되는 인간이 65kg를 끌고 댕겼으니..현기증이 나는 게 정상

이다-_-;

겨우 오늘 하루 밀었는데..기운이 다 빠져나가버린 듯하다.

미쳤지. 이런 몸 상태로 휠체어를 어떻게 밀어??

그래 지금 이라도 늦지 않았어. 더 이상 자존심 따질 문제가 아니야.

그녀에게 미안하지만 사실대로 얘기하자. 

못하겠다고 확실하게 얘기해야 한다.




“저기 미안한데..”

“아저씨. 나 내일 깁스 풀고 물리치료실 가야 되니까 10시까지 병실 앞으

로 와.”

“아니 잠깐만..”

“혹여나 내가 안 나오면 자고 있는 거니까 그냥 병실 안으로 들어와서 나
깨워. 어차피 여자라고 해봤자 할머니들 밖에 없으니까.”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아씨..알았어! 꼴에 또 남자라고.”

“...?”

“내일 물리치료 받고나서 아는 언니 소개시켜 줄께. 됐냐?” 

“으, 응.”

“좋덴다 아주.”




그놈의 여자가 뭔지..

아니라고 얘기해야 되는데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질 않는다.




“아무튼 나 먼저 들어간다.”




날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는 그녀.

그때서야 정신이 번쩍 드는 나.

얘기해야 한다. 못하겠다고 꼭 얘기해야한다.

내 목숨이 달려있는 문제다-_-;




“저기 잠깐만!!!!!”




나의 외침에 고개만 돌려서 내 쪽을 보는 그녀.




“.............”




내가 불러놓고 아무 말도 없자, 인상을 찌푸리는 그녀였다.




“뭐? 말해.”

“나, 나.....”

“너 뭐?”

“나 이런 상태로..괜찮을까?;”




이건 또 무슨 개소리라냐..?

그녀 역시 어이없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 그러니까 나 지금 살도 무척 빠졌고..환자인데 이런 모습으로 보면 
여자 쪽에서 실망하지 않을까 해서..”

“그만해. 무슨 말 하는지 알겠어.”




듣기 싫다는 듯 나의 말을 잘라버리는 그녀.

그리곤 자기의 생각을 내 앞에서 말하는 그녀.




“아저씨가 환자면 어때? 빼짝 마르면 어때?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데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하대? 그리고 나. 사람 보는 눈 그렇게 형편없진 않아. 그런
여자 소개시켜줄 거면 아예 말도 안 꺼냈을 거야. 어차피 그 언니도 이 병
원에서 알게 된 환자니까 서로 부담 없잖아? 아저씨는 아저씨 있는 모습
그 대로 충분히 멋지니까 바보 같은 소리 다신 하지 마.”

“...............”

“나 들어간다. 내일 10시까지 꼭 와.”




그리곤 병실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 그녀.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 내과병동으로 향한다.

그리곤 링겔을 끌고 병동 복도를 걷는데..몇몇 간호사와 눈이 마주친다.




“어라? 이동훈님. 시간이 몇 신데..어디 갔다 오시는 거예요?”

“이동훈님. 아직 안 주무셨어요? 늦게 주무시면 몸에 무척 해로워요.”




항상 듣는 얘기. 지긋지긋한 얘기.

간호사들의 잔소리가 가벼운 잽 이였다면, 어머니의 잔소리는 스트레이트

펀치다.

내가 병실로 돌아오자 스트레이트 펀치를 연달아 날리는 어머니셨다.




“너 어제도 늦게 들어오더니 오늘은 뭐하다 이제 들어와? 또 휴게실 내려
컴퓨터 하다가 온 거 아냐??”

“............”

“너 정말 정신 안 차릴래? 다 포기했어? 다 포기했냐고!!! 의사 선생님이 
한 말 벌써 잊었어? 컴퓨터 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을 했는데 정신 못 차
리니??”

“............”

“대답 안 할래? 이 애미 속 터져 죽는 꼴 한 번 보고 싶어??”




그때서야 어머니를 쳐다보는 나.




“엄마..”

“어이구 새끼야. 쪽팔리게 다 큰 새끼가 아직 엄마라고 부르냐?”

“엄마..나 궁금한 게 있어.”

“뭔데? 말해봐라.”

“여자가 남자한테 멋지다고 말하는 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 거죠?”




난 여자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오래 사귄 건 아니지만, 제법 많은 여자를 사귀어봤다.

그렇기에 여자 문제에 대해선 실제로나 이론적으로나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지금의 난 갈피조차 잡을 수가 없다.




“이 새끼가 이제 잔소리 듣기 싫으니까 별의 별 방법을 다 동원하네?”

“그게 아니라 진짜 궁금해서 그래..”

“그럼 애미가 얘기해 줄 테니까 잘 듣거라이.”

“예.”

“여자가 멋진 남자한테 멋지다고 하는 건 정말 멋져서 하는 말이고..
여자가 너한테 멋지다고 하는 건..”

“..........”

“돈이 궁하거나 너한테 아쉬운 부탁을 해야 되기 땜에 그런 기다.”




-_-;;

역시 그런 건가?

뭐 사실 냄새가 많이 나는 멘트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래도.......




뭐 괜찮잖아?

그 말에 어떤 의미가 들어있지 않다 해도..

생각 없이 던진 가벼운 농담이라 해도..

목적을 위한 멘트였다 해도..괜찮잖아?




멋진 말을 해주었으니까..

날 위해 그렇게 멋진 말을 해주었으니까..

단지 그 걸로도 괜찮잖아?






#. 포커페이스.





그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몸무게부터 잰다.




[39.48kg]




역시나 그대로다.

긴 한숨을 내쉬는 나.

그리곤 다시 병실로 돌아와 새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까까머리를 감추기

위해 비니모를 푹 눌러 쓴다.

그리곤 병실 거울 앞에 서서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아 시발. 이렇게 잘 생겼는데..살만 좀 쪘으면 원빈이다 원빈.”




하는 소릴 내뱉었다간 정신 병원으로 옮겨갈지도 모를 일이다.-_-;

뭐든지 상상은 상상에서 그치는 게 좋다. 




자 준비도 다 했겠다. 이제 가볼까?

아니다. 오늘 여자도 만나는데 좀 꾸며야 되지 않겠는가?

아무리 환자라고 해도 향수 정도는 뿌리고 가는 게 예의겠지? 후훗 ^^;

옆에서 TV를 보고 계시는 어머니를 향해 묻는다.




“엄마 향수 있어요?”

“지랄한다.”




없댄다. 그냥 가자 -_-;




8층 외과 병동, 그녀가 묵고 있는 병실 앞이다.

10시까지 오랬는데 시간은 이미 10시 20분이다.

졸라 지랄하겠다..

근데 얘는 왜 안 나오지?




그녀를 불러내야겠다는 생각에 문 앞으로 다가가 병실 안을 힐끔 힐끔 들

여다보는데..병실 안에 있던 어떤 할머니와 눈이 마주치고 만다.




“누구?”

“아..아...그냥 누구 좀 찾아왔는데요.”

“그러니까 누구 찾는데?”

“왜 그 있잖아요..젊고 목소리 큰..”

“싸가지?”




하하..이미 알고 계셨단 말인가?




“아아~ 네! 맞아요 그 싸가지. 근데 병실 안에 안 보이네요? 어디 갔나요?”

“자네 뒤에 있는데?”

“네???”




순간적으로 온 몸이 굳어지는 기분을 아는가?

지금 내가 그랬다. 온 몸이 완전 굳어선 고개만 뒤로 돌려보는데..




“야 시발아. 내가 10시까지 오랬지? 지금 몇 시야?”




이제 막 씻고 나왔는지 머리칼은 다 젖어있었고, 몸에서 은은한 향기를 뿜

어내는 그녀. 




“그리고 싸가지?? 많이~ 심심한가보네??”

“아, 알았어. 그만 좀..”




한 번 밀리면 끝없이 밀린다는 걸 알고 있다.

이쯤에서 화제를 돌리는 게 현명하다.




“씻고 왔냐?”

“그럼 넌 씻지도 않냐? 물어볼 걸 물어봐.”

“아니 그게 아니라..그 몸으로 어떻게 씻었나해서..”

“어떻게 씻긴. 그냥 어떤 아줌마한테 씻겨주세요 하고 부탁했더니 알아서
씻겨주던 걸?”

“아 그렇구나..”




거기서 끝냈으면 좋았을 걸 왜 이상한 얘길 해버린 걸까?




“야 그러지 말고 다음부터 씻는 건 나한테 부탁해. 내가 휠체어 미는 건
잘 못해도 여자 몸 씻기는 건 수준급이니까 샤워하거나 목욕하고 싶을 땐
무조건 나를 불러주세요~”

“변태 새끼. 아주 지랄을 해라 지랄을..”

“...너 진짜 말 좀 예쁘게 할 수 없니? -_-;;”

“그딴 소리 한 번만 더 지껄여봐. 거길 확 걷어 차 버릴 테니까.”




기브스 한 발로 거길 차이면..아마 죽음일 듯 싶다.




“기다려. 금방 나올 테니까.”

“잠깐만.”

“아 왜?!”

“뭘로 씻었어? 네 몸에서 좋은 향기 나네..”

“그래서?”

“왠지 그 향기에 확 파묻히고 싶다고나 할까..”

“뒷산에 파묻히기 싫으면 그만 좀 닥치지?”

“하하;;”




오늘의 교훈 - 농담도 상대 봐가면서 지껄이자.




1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안.

엘리베이터 안엔 그녀와 나를 포함해 세 명의 남자가 더 타고 있었는데..

그 남자들은 그녀의 뒤에서 작은 목소리로 계속 소곤거리고 있었다.




“쟤야. 쟤.”

“아..휴게실에서 어떤 아저씨랑 싸웠다는 기집애?”

“어. 저 얼굴 생긴 거 한번 봐라. 완전 싸가지 없게 생겼잖아..”

“어른들 앞에서도 대놓고 담배 핀다며? 말 엄청 많던데..”

“지금 이 병원에서 쟤 모르는 사람 거의 없다.”

“당연하지. 워낙에 말들이 많으니까.”

“남자도 엄청 밝힌대더만.”

“그 얘긴 어디서 들었냐?”

“어디서 듣긴.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지가 연예인도 아니고 항상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니까.”

“진짜 저런 기집애는 진짜 쓴 맛 좀 봐야 정신을 차리지.”




그 남자들은 이곳이 엘리베이터 안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나보다.

아무리 작게 소곤거려도 다 들릴 수밖에 없다.

별다른 반응 없이 묵묵히 듣고만 있던 그녀의 입에서 “시발.” 이라는 단

어가 튀어나온 건 1층에 거의 도착했을 때 쯤 이였다.




“아 시발. 사람을 씹으려면 좀 안 보이는데서 씹던지..”




그녀가 소리를 지르며 뒤를 돌아보자, 화들짝 놀라는 세 남자.




“아저씨들이 나에 대해 뭘 아는데?! 어디서 이상한 소문을 듣고 와선 사람
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그렇게 씹어 대냐? 그거야 말로 나쁜 거 아냐?”




그때 1층에 도착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활짝 열린다.

그러자 엘리베이터 안의 신경전이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보여 지는데..

일이 더 커질 것 같다고 느낀 나는 잽싸게 그녀의 휠체어를 밀고 밖으로 나

간다.




“야 가지마. 할 말 더 남았어!”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선, 열심히 휠체어를 미는 나.

39kg의 몸에서 그 엄청난 힘이 어떻게 나왔을까..

아직도 미스테리다..




물리치료실 위치를 묻고 물어서 겨우 문 앞에까지 도착했다.

아무 말도 없이 휠체어에 가만히 앉아 있는 그녀.

얼굴을 보니 여전히 화가 나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전혀 분간을 못하겠다.

그녀는 마치 포커페이스 같았다. 

화낼 때를 제외하고선 항상 무표정이다.

관심 없는 듯한 얼굴. 관심을 가지기도 싫다는 얼굴.

쓸데없는 것에 신경 쓰기 싫다는 얼굴.




“들어갈 거야?”




그녀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묻는 나.

그러자 옆에 서 있는 날 올려다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묻는 그녀.




“아저씨. 내가 잘못한 거야?”

“.................”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물론 싸움의 빌미는 그 남자들이 제공했지만, 어른들 앞에서 그렇게 소릴

지르며 대처한 그녀의 행동도 잘못된 거였으니까.




“예전엔 누가 날 씹어대고 지랄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었는데..여기 병원
에 와서부턴 도저히 참지를 못하겠어. 나 지금 너무 지쳤는데, 너무 힘들고,
너무 아픈데..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은데..다른 사람들까지 날 가만히 
두지 않으니까 정말 미치겠어. 짜증나 돌아버리겠어.”

“.................”

“나 또 이상한 소리하네..”

“.................”

“아저씨를 언제 봤다고, 자꾸 아저씨 앞에서 이상한 소릴 하게 되네.”




난 그때서야 겨우 입을 열었는데..




“아 다른 걸 다 떠나서..여기 들어갈 거야? 말 거야?”




그러자 날 원망스럽다는 표정으로 보는 그녀.




“뭐야? 왜 그런 눈으로 쳐다봐?”

“야 인간아. 내가 분명 깁스부터 풀어야 한다고 했지? 깁스를 풀어야 물리
치료를 받을 거 아냐?!”

“내가 5층에서 뛰어내려봤어야 알지. 난 외과 쪽은 전혀 모른다구.”

“와 이 인간 봐라. 그건 모르는 게 아냐. 상식이야 상식.”

“알았다 알았어. 말 진짜 많네. 어서 깁스부터 풀러 가자.”

“이 깁스 풀면 봐라. 아저씨 열라 패버릴 거다.”

“그러시던지.”

“야 니 진짜 죽을래?!!” 




처음에 그녀에게서 느끼던 서먹함, 거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동생을 보는 듯한, 친구를 보는 듯한 무척 편

한 느낌을 갖는다.




우리가 짧은 시간 안에 무척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뭐 그녀가 어떻게 생각하던 건 간에 그건 크게 중요치 않다.

난 그저 내게 남아 있을 앞으로의 날들을...

최선을 다해, 아주 소중히 살아가려는 것. 단지 그 뿐이니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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