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0일 볼 만한 영화를 하나 찾아서 기분이 좋은 참이었다. 영화는 항상 씹을거리와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는 제일 좋아하는 새우과자를 사기로 마음 먹었다. 비가 오는 척척한 날에 우산을 폈다. 슬리퍼를 신은지라 발에 물이 묻기 싫어서 조심스레 걷는 와중에 울음소리가 들렸다. 별일 아니라 생각하고 편의점으로 가서 새우과자를 손에 들고 집으로 갔다. 그때 내게 들으라는 듯 내장을 끄집어내는 울음소리가 한 번 더 들렸다. 아니, 계속해서 울부짖었다. 그렇게 운지 한참이나 된 듯 목소리는 쉬었으나 울음은 그치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가까이로 가게 되었다. 교회 쪽이었는데 어둠 때문인지 제대로 보이는 것은 없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은 여전했고, 무서운 점은 소리의 진원지가 계속 변했다는 점이다. 교회 앞 수풀 같기도 하고, 교회 안쪽에서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더 무서운 점은 위차가 바뀌는 속도가 내가 교회 쪽으로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빨라졌다는 점이다. 홀린 듯 계속 걷던 나는 옆에 지나가는 차의 헤드라이트 불빛에 정신을 차렸다. 나는 이미 교회 앞에 있었으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무서워진 나는 집으로 달려 들어갔다. 1분도 걸리지 않는 집까지의 거리가 그렇게 멀게 느껴질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