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집으로 돌아와 새로산 그릇에
밥과 반찬을 데워
오로지 나를 위해 나 먹을 만큼 덜어담았어요
"인터넷에서 너네보고 감정노동자라고 함부로 하지말라는데
니네가 일을 그따위로 하니까 욕을 먹는거야 알아?"
일년 전 큰 쇼핑몰 고객센터에서 일할 때
점심시간 즈음 받았던 전화
반품지연 클레임
화물택배라 즉시 수거, 퀵 수거 모두 불가
빨리 물건을 가져가지 않는다고
처음부터 문제있는 물건을 보냈다고
너네한테서 샀는데 너네 믿고샀는데 왜 그런 업체를 올려두었냐고
그러니까 네가 o년이고 문제있다고
저는 그 날 점심식사 대신
그 물건이 실배송,판매된 업체로 전화를 걸고 또 걸고
텅 빈 사무실에 앉아 전화기너머 현재 점심시간이라 상담 어렵다는 ARS 지연멘트를 들으며 일을 했어요
차라리 그냥 쌍욕만 해,
하며 이젠 수화기너머 직접/간접적인 욕설을 들어도
그러려니
지속 욕설시엔 멘트하고 선종료하라지만
그 자체가 클레임 확장되는 아이러니함에 그러려니
하루종일 말 하고 듣고 앉아있으니
고생했어 라는 말 자체가 아무 느낌없네요
지치긴 지치는지 우울감에
식기건조대 부터 그릇, 팬 까지 싹 바꾸고
나를 위해, 배고파서 보다 날 위해 밥을 차리고 먹는게
그게 제일 위로가 되요
현미랑 흰쌀 섞어서 한 입 한 입 꼭꼭 씹어서.
좋은 일도 참 많고
반갑게 인사해주는 분들
수고많으세요 해주시는 목소리
그게 와닿지도 않게 무뎌진 감정선도 꼭꼭 한 입 한 입 달래고.
오늘도 즐겁고 맛있는 하루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