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1살 오징어입니다.
언제 쟀는지도 가물 가물한 제 키를 얼추 말씀드리자면 177~178cm입니다.
177? 딱 좋죠. 남자키론.
그렇습니다. 저는 여자입니다.
태어났을때부터 컸던 저는 불행하게도 성장을 멈추지 않았고, 중2때 이미 174를 찍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쟈철만 타면 사람들의 시선이 끊이질 않았고, 어린 저에게는 한없이 무섭기만 한 중고딩 오빠들은 주로
1) 친구들에게 부탁을 해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제 옆으로 와 저와 그들의 키를 비교하거나
2) 저들끼리 쑥덕쑥덕거리며 얘기하다 여자는 작고 봐야해! 라는 결론을 큰 소리로 떠들거나
3) 입에 차마 담지도 못 할 욕설을 내뱉으며 저를 "단지" 키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자판대 오징어마냥 씹어대곤 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때, 단지 키가 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욕들을 남들 앞에서 들은 이후로
저는 지나가는 남고딩 무리만 봐도 움찔 움찔하고, 괜시리 울리지 않는 폰만 만지작거리며 갑니다.
저를 스쳐 지나간 남자 무리들이 갑자기 큰 소리로 와하하, 웃으면
그 중 한 분이 재치있게 던진 농담에 웃었다는 생각보다는, 저 사람들, 지금 내 키를 가지고 놀린건가? 라는 피해 의식이 생긴 저에요.
이런 글을 올리면 닉넴 키 190님이 "하 참나;; 그런 사람들 그냥 열폭일 뿐이에요. 글쓴이 충분히 예쁜 키에요."
와 같은 위로 댓글을 하나씩은 꼭 달아주시더라구요.
굳이 저런 위로가 아니라도 좋아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던 제 쿠크 한번만 토닥 토닥해주시겠어요, 여러분?
자기 전에 그냥 시시콜콜한 제 이야기 한 번 써보고 싶었어요.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