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과격한것 같네요..
하지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오늘 개학을 하고 또 새로운 한학년, 한학기가 시작이 되었어요.
어딘지 말씀 드리긴 그렇지만 진짜 말그대로 지방잡대입니다.
또 한해 새로운 완장질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소위 선배라는 것들의 완장질에 열심히 당했던 한해였다면..
올해는 이제 제가 직접 나서서 그들을 본받아 완장질을 해볼 시간인것 같습니다.
베오베에 갔던 컨닝하고도 당당한 선배와의 카톡을 보고 나니.. 솔직히 남일 같지가 않습니다.
저야 공부 못해서 이런 지잡대 왔지만....
처음부터 이런 자괴감을 느꼈었던건 아니에요.
비록 수험공부는 잘 못해서 이런 학교 왔지만,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학점도 잘 받고..
나중에 보란듯이 좋은 곳에 취직해야지 하는 꿈도 꾸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 그냥 개꿈이었구나 합니다.
왜냐?
제가 노력하는거랑 학점은 아무 상관이 없어요.
일단 주변에 공부에 열의가 있는 사람은 선배고 동기고 간에 한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
다 그냥 맨날 술이나 먹고 놀 생각만 해요.
그런데 학점은 다들 잘 나옵니다.
왜냐?
컨닝이 너무나 당당하고 일반화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애초에 시험 잘 보는거랑 수업 내용이랑 아무 상관도 없어요.
가르치는 교수님들도 열의 같은건 찾아볼 수도 없구요.
애들이 출석을 하던 말든, 뒤에서 자빠져 잠을 자던 말든..
수업 시간에 카톡질 하고 게임하고 수다를 떨든 말든..
그냥 영혼 없는 눈으로 자기 혼자서 중얼 중얼 한참을 떠들다가..
그냥 수업끝나면 나가십니다.
그리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때가 되면, 시험 일주일전에 프린트 한두장 나눠줍니다.
그게 뭐냐?
중간고사 기말고사 문제에요.
심지어 답도 적혀 있습니다.
거기서 똑같이 나와요.
그런데 그나마도 공부 안해와서 시험날 답을 몰라서 옆사람거 컨닝하고 그럽니다.
그러한 컨닝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감독하는 조교가 있긴 한데..
그냥 보고도 못본척 해요.
교수님한테 항의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그래서 내가 뭘 어떻게 해 줬으면 좋겠냐?' 는 반문뿐..
오히려 그 일이 나중에 알려져서 선배들한테 불려가서 욕 먹고 훈계 들었습니다.
선배들이 뭐라는줄 압니까?
자기들이 교수들 꽉 잡고 있다. 어차피 유명 대학 아닌 이런 지잡대 교수들 수준이야 뻔하다.
여기서 짤리면 달리 갈 곳도 없다.
우리가 한학기 끝나고 교수 평가 할 때 막 악담 써 버리면 그 교수도 끝장이라고..
그러니깐 교수들도 우리한테 설설 기는거고, 시험볼때 미리 문제랑 답도 알려주고 그러는거라고..
우리 같은 지잡대들은 다 그런다고..
원래 다 그렇게 하는 건데 왜 너만 무슨 정의의 사도나 된 마냥 튀냐고..
저는 또 병신같이 마냥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만 읊조리며 고개를 숙였죠.
전 처음에는 다른 학교들도 다 그런가 싶었어요.
음... 솔직히 우리 주변 학교들은 다들 비슷하네요.
주변에 우리 학교랑 비슷한 수준의 학교들 3개 정도.. 우리까지 4개 정도 있는데 다들 비슷하게 해요.
제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
다들 저보다 공부 잘해서, 연세대, 중앙대, 고려대, 한양대 간 친구들..
방학때 만나서 얘기하는거 들어보면 완전 다른 나라 이야기에요.
학점을 받기 위해 죽을 똥 싸가며 며칠씩 잠도 못자고 시험 공부하고,
레포트 쓰느라 고등학교 때도 안 흘렸던 코피도 쏟아보고..
시험 성적 이의 있다고 교수님한테 찾아가면, 교수가 성적이 그렇게 나온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선처를 호소해도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너의 점수를 올려주면 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기 때문에 불가하다고 원칙을 고수하는 모습..
솔직히 제겐 로망이자 그냥 판타지 같아요.
저게 당연한건데...
우리는 어떤지 알아요?ㅋㅋㅋ
위에 시험 개판으로 보는거 말했죠?
저렇게 하는데도 시험날 불출석했거나, 아예 백지 내는 놈들도 있어요.
그런 놈들이 꼭 성적 이의 신청합니다.
그러면 진짜 말도 안 되는것 같은데.. 그게 받아들여져서 높은 학점이 나와요. 아놔 ㅋㅋㅋㅋ
나름 이름 있는 명문대 다니는 제 친구들 보고 있으면..
왜 명문대가 명문대인지... 그 명성이 왜 떨어지지 않는지를 알 수 있게 되요.
그에 비례해서 제 자존감은 더더욱 바닥을 치고요.
물론 지방대들도 명문들이 있겠죠.
각종 국립대들이랑 부산대 같은 나름 네임밸류가 있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다니는 학교 같은 지잡대들..
제가 말한 주변의 비슷한 수준의 학교들 전부 공통적인 특징이 뭐게요?
정답은..
"광고 열심히 하는 학교" 라는 점입니다.
미래가 어쩌고 핵심 인재가 어쩌고 온갖 좋은 미사여구는 다 갖다 붙인 광고를 하는 대학들이라는 겁니다.
솔직히 연세대 중앙대 고려대 한양대 이런 대학들은 광고도 안 하잖아요..ㅋㅋ
여튼 지방대도 급이 있으니깐 일반화할 순 없지만..
우리 학교 같은 수준의 지잡대들에서..
학점 4.0 이상?
그건 그냥 아무 의미도 없는거에요.
명문대 학생들이 잠 못자고, 코피 흘려가며 쟁취한 그런 빛나는 훈장이 아니에요.
그냥 개나 소나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그런 아무것도 아닌 징표에요.
제가 제일 열받는 거는요..
제가 아무리 명문대 다니는 친구들처럼 노력을 해도..
개나 소나 다 받는 점수를 받는다는 거에요.
그래서 제 노력은 훈장이 되질 못해요.
솔직히 이게 지잡대의 현실인것 같아요.
오늘도 선배들이 새로 들어온 신입생들 니들이 꽉 잡아야 한다고 정신 교육 했는데..
병신 같다고 비웃는 제 자신의 내면속엔..
동시에 신입생들한테 화풀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또다른 제 자신이 있어요.
아오..
진짜 때려치고 재수할까 생각중입니다.
적어도 광고 안 하는 대학 다니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