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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아라드 괴담 - 略式百物語 #. 이야기의 끝
게시물ID : dungeon_6657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athance
추천 : 5
조회수 : 23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18 01: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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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재밌었다!"
 "결국, 촛불은 그냥 분위기였네. 막 다 꺼지면 뭔가가 벌어진다거나 할 줄 알았는데."
 "아무 일도 없는 게 좋은 거죠."
 "그거 주최자가 다 뒤집어써서 그래. 망하는 건 쟤 하나뿐일 거다."
 "아, 쟤는 또 불길한 소리나 하고 앉았어. 완전 기분 나빠."

 모두의 이야기가 전부 끝나고 이번 놀이에 대한 저마다의 소감을 말하며, 그들은 주섬주섬 테이블을 정리했다. 별일이 없는 것에 누군가는 아쉬움을, 누군가는 다행을 표하며 일어나려던 찰나, 갑작스레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강한 땅 울림이 일어났다.
 갑작스러운 강한 지진에 비틀거리며 당황해하던 중, 그런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평온한 목소리가 그들에게 의문을 표해왔다.

 "어머, 다들 왜 그래요? 갑자기 비틀거리고."
 "아니, 갑자기 지진이…."
 "지진이라니요?"

 기묘하기 짝이 없는 것이, 이야기를 나누던 그 네 사람만이 그 강한 지진을 느낀 것이었다. 방금까지 무서운 얘기를 나눈 탓이었을까, 그들은 약간 오싹해지기라도 한 듯 가볍게 몸을 떨었다. 그러면서도 기분 탓이다. 무서운 얘기를 나눠서 괜히 불안해진 것뿐이다. 라면서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그냥 기분 탓인 걸까? 갉작대는 소리, 끼익 대는 소리, 온갖 신경 거슬리는 소리가 그들의 귓가를 소소하게 괴롭히고 있었다. 기분 탓이라며 넘기기엔 온갖 소리는 끈질기면서도 확실하게 귀를 괴롭히고 있었다.

 "아, 야, 야, 촉새. 네가 부정 어쩌구 하면서 소금 사 왔었잖아. 뿌려야지."
 "아, 아아, 네가 사놓고 잊으면 안 되잖아."
 "그, 그래. 그, 아! 저기! 퇴마사 아저씨! 우리 안전하게 잘했죠? 그쵸?"

 소금 봉투를 뜯으려다 퍼뜩 생각이라도 난 듯 소녀는 황급히 퇴마사 쪽을 바라보았다. 부탁을 받았으면서 그들이 하는 일에 관심이 없던 것인지 그는 영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소녀는 그래도 좋은 말이 나오길 바라면서 빤히 퇴마사를 바라보았지만.

 "…나빴는데?"

 보통 간절히 바라면 이뤄지지 않는 법이었다.

 "…아, 뭐, 나도 무서운 얘기 해줄까?"
 "…아, 아, 아니, 괜찮은…."
 "어떤 놀이가 있어. 초를 켜놓고 돌아가면서 괴담을 말하는 놀이. 괴담이 끝날 때마다 초를 끄고, 그렇게 총 100개의 초를 끄는 놀이. 너희가 한 거랑 비슷하지?"

 다른 이들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시작된 그의 말에 그들 사이에선 웃음기도 말도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다 모든 촛불이 꺼지면 뭔가 나쁜 일이 생긴다더라. 마지막 초를 끈 사람이 사라지고 나쁜 귀신, 그러니까, 괴물이 등장한다거나 하는 일 같은 거. 뭐, 그런 불길한 의식과도 같은 일을 할 땐 혹시 모를 사고를 막기 위해서 이래저래 준비할 게 많은데 말야. 그런 건 하나도 안 해놓고 덮어놓고 시작하다니, 배짱도 좋아."

 그리고 사라진 대화를 대신해 불안함이 짙게 감돌기 시작했다.

 "…아, 방금 너희한테 무슨 일이 벌어진 거 같던데 말야. 너네가 방금 한 그거로 불러낸 게 너무 엄청난 거라 난 손도 못 대겠ㄷ…."
 "와아아악!"
 "꺄아아악!"

 퇴마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들은 괴성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소금 봉투를 찢어발겼다. 무서운 분위기를 없애려는 듯, 어떻게든 불길한 느낌을 줄이려는 듯, 허공을 아무렇게나 흩날리는 소금을 쥐어 자신에게 뿌리고, 서로에게 뿌려댔다.
 특히 마지막으로 얘기한 지니위즈에게 집중적으로 소금을 뿌려대며 아주 순조롭게 패닉상태에 접어들고 있었다.

 "…아니, 손도 못 대겠다는 건 농담이여, 이 양반들아. 진정들 해."
 "아아아악!"
 "으아아아!"
 "끼야아악!"
 "다 끝나면 청소는 잊지 말아줘요."

 주변에서 들려오는 말들도 듣지 못한 채 그들은 패닉에 빠져 온 사방에 소금을 흩뿌려대고 있었다.
 어느 여름날 있었던 약간 무서운 이야기의 끝이었다.


안녕하세요. 흔한 아라드의 글쟁이입니다.

오늘로 여름 특집이 끝났습니다.

글을 올리는 중간에는 엔간해선 사담을 달지 않겠다 생각해서 반응을 못했습니다만

댓글도 추천도 전부 황송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부디 시작부터 끝까지 즐겁게 읽으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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