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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1
게시물ID : humorstory_2138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리로로
추천 : 37
조회수 : 2913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1/01/19 06:19:32
살면서 누구나 부끄러운 일을 겪을 것이다. 그 부끄러움 경험의 종류는 다양하지만,소위 말하는 '쪽팔린' 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기억이 더 짙어지며, 자려고 누우면 이불속에서 발차기를 한다고 말하듯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전혀 위안이 되지 않는 성질의 것이다. 그런 기억중에서도 단연 독보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종류는 바로 '생리적 현상'에 의한 쪽팔림이다. 어릴 때 나는 어른이 돼서도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주위 사람들의 농담섞인 말을 들으면 이해하지 못했었다. 아이를 낳아봐야 부모마음을 안다고 했던가. 어느 덧 나는 어른이 됐고, 절제할 수 없는 배출을 경험하고서야 비로소 어린시절 항상 의문으로 남았던 '성인이 돼서도 똥오줌을 가리지 못한다는 것이 가능하다'라는 명제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이해심은 고등학교 3학년때부터 슬슬 시작됐다. 그때 나는 흔히들 그렇듯 이성에게 관심이 매우 많을 때였다.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목넘김에 격렬히 운동하는 남성의 목젖을 볼때면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두눋근두근거렸었다. 크..남자의 향기란. 후훗. 우리집은 남고앞이어서 하교길에는 늘 버스로 삼십분이나 떨어진 우리학교에서 부터 꽃단장을 하고 갔었다. 사실 꽃단장이라봤자, 교복 치마를 한단정도 접고, 머리를 풀어헤치며 후줄근한 가방을 간지가방안에 구겨넣는 일 정도였다. 그날도 그랬다. 머리를 미친여자처럼 풀어헤치며(그당시 내 눈엔 전지현..) 교복 치마를 짧게올려 하체비만임을 인근 학교 학생들에게 광고하며(그당시 내 눈엔 1억짜리 다리보험들까 고민...) 후줄근한 가방을 짝퉁명품가방안에 밀어넣고(그당시 내 눈엔 스트릿패션섭외 1순위 간지녀...)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 당도했다. 집으로 가는 10분. 그 길에 남고생들이 우루루 쏟아져나온다. 멀리서 교복을 입은 목젖있는 아이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난 최대한 멋진워킹으로 걸었다.(지금 생각해보면 똥마린 개.....) 드디어 남학생들과 나의 거리가 좁혀졌고 난 더욱 긴장하며 샤방샤방페이스 2번 표정(^-^)을 유지하며 걸었다. 하지만 난 한번에 두가지 일은 못하는 생물이므로 얼굴 표정에 신경을 너무 쓴 나머지 하체에 힘주어 모델워킹 걷던 자세가 흐트러진 것이다. 그리고 그때 터져나오는 전쟁의 서막. 푸어퐁홍푸웊ㅇ호웊웊 그리고 연이어 들리는 뱃고동 소리 뿌우우우우우우웅... 그리고 마무리로 풍선 바람빠지는 소리까지 푸슈슉.. 이 모든것은 마법처럼 1초만에 벌어졌다.(그 순간만큼은 나도 이은결)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한 박자 뒤늦게 흘러나오는 썩은계란3일 아랫목에 묵힌 그 냄새란......... 으아거ㅑ아아아ㅏㅏ아ㅏ아ㅏㄱ악 남학생들은 저마다 큰소리로 아오!!!!!!!!! 똥차왔냐!! 아썩어!!!! 얼굴만큼...? 아오 진짜!!! 7더하기 11이 뭔지 아는사람!! 시팔!!!!!!!!!!!!!!!!!!!!!! 이란 대화를 하며 서로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하기 바빴다. 공감대형성이란 그 또래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무리의 형성에 큰 요소로 작용한다. 난 그날 평생친구들을 만들어줬지. 난 평화주의자니까. 그때부터내 장래희망은 월드피스(영어 스펠링 틀릴까봐 못적음. 자신감 결여..)로 가끔가다 이러한 돌발행동으로 여러사람들의 공감대형성에 일조하고 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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