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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때 엄마와 패딩을 사러 갔다
게시물ID : lovestory_830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뽀로로로로
추천 : 5
조회수 : 41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8/19 16: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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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남대문 시장에 갔다

털이 듬뿍 들어간 파카를 사야한다며, 어정쩡한 패딩들을 지나치기를 여러번

'패딩 전문점' 같은 점포에 들어갔다

엄마가 제법 따듯해 보이는 옷 하나를 가리켰다

"이건 뭐에요?"

"거위털 파카에요, 가볍고 아주 따듯합니다!"

직원이 친절하게 옷을 내려준다.

오리털 파카만 입어본 나는, 거위털로도 패딩을 만든다는걸 처음 알았다.

디자인도 그럭저럭, 소위 "새까만" 스타일이었다

'솔직히 구리다, 이 메이커는 대체 뭐람'

난 처음 보는 옷의 로고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거 어디꺼에요?"

"독일 브랜드에요"

난 가격태그에 써진 얼토당토않은 가격을 보고 외국꺼라 비싸구나! 라고 탄식한다

"지금 세일해서 17만원이에요, 좋은거 한번 입히세요~"

직원이 엄마에게 말한다

아! 우리의 행색이 비루했던걸까?

엄마는 항상 나에게 좋은것만 해줬다

그런 엄마에게 아들에게 좋은 옷 한벌 사주지 그러냐는 어투로 황당한 말을 하는 직원,

악의는 없었겠지?

내 기분은 최악으로 향해 곤두박질친다

'이거 비싸서 못 살 옷이 아니라 구려서 안 살 옷인데, 구린옷이 비싸네'

"가격이 비싸다 엄마 다른거 보자"

"아냐 한번 입어봐"

아뿔싸! 엄마가 자존심이 건드려진듯 한 표정이다.

하지 않아도 될 결심을 해버린 것이다.

'바보같긴..' 직원의 세일즈 전략이 성공했다.

나는 옷을 걸쳐봤다.

"좀 많이 큰데.. 가볍긴 하네"

거위털은 가벼웠다. 두껍지도 않았는데 포근했다.

그 큰 옷을 돌돌 말았더니 작은 주머니에 들어가기까지 했다.

"오래 입을텐데, 좋은거 사자"

엄마는 오래 입으라며, 키도 많이 크라며, 소매가 한뼘은 남는 큰 패딩을 나에게 사줬다.

그 해 겨울은 따듯했고, 다음해 겨울도 따듯했고.. 소매는 여전히 넉넉했지만 내 마음까지 넉넉히 따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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