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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137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AVOOM★
추천 : 37
조회수 : 570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1/04/04 00:34:35
안녕하세요 오유 7년차 눈팅유저 입니다
유머글계시판에 올렸다가 추천 7먹고 떨어져서 아쉬워서 한번 더 올려봅니당 ㅎ
공포와 유머가 혼합되어있으니 공포글 계시판에 올려도 될거같아서요 ㅎ
문득 작년에 동아리 엠티가서 있었던 일이 떠올라 다른분들께 이야기 해드리고 싶어 갑자기 글을쓰게 되었네요 ^^;;
작년 이맘때 쯤 일이였습니다
그 당시 저는 갓 군 전역하고 2학년에 복학한 복학생이였습니다
1학년때 친구들도 거의 뿔뿔히 흩어지고 학교생활이 무료할것같아
사진동아리에 들게 되었죠.
동아리에서 좋은 선배 후배들 만나서 사귀면서 친해지다가 3월 말 쯤 친목, 사진촬영 겸 강원도 XX시로
엠티를 가게되었습니다
남자 다섯, 여자 다섯 이렇게 말이죠.
낮엔 물놀이도 하고 동아리 회장형한테 카메라 기술도 강의?받고, 저녁엔 삼겹살 파디도 하고
그냥 평범하게 재밌게 놀았습니다.
이제 제가 겪은? 유발한 사건이 이제 시작됩니다
저희가 묵던 민박집 근처에 초등학교가 있었습니다.
동네 야산 아래에 있던 작은 초등학교였는데 한 동아리 선배가 게임을 제안했습니다
밤에 남자, 여자 이렇게 짝지어서 초등학교 운동장 조회대 에서 둘이 사진찍어오기로 말이죠
못찍어 오거나 가장 오래 걸린 커플이 벌칙 + 학교 돌아가서 밥쏘기 를 걸고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저보다 한살 많고 두 학년 위인 예쁜(너무 행복햇죠) 선배와 커플이되어 두번째에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조회대에서 사진찍어 오는게 뭐 어려운 일이냐 하실지도 모르시겠지만
시골의, 월광도 없이 캄캄한 밤에 동네를 벗어나 야산 아래 있는 작은 학교에 간다는것이 여자에겐
엄청 무서울수 있었나봅니다..
사실 저도 뭐 하나도 겁이 난건 아니었지만 GOP에서 군생활 하면서 산에서 밤을 보내는 것이 아무렇지
않다보니 별로 무서울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선배였습니다.
어둠을 너무 무서워하는겁니다.. 뭐 이해는 하면서도 남자의 자존심도 있고, 여유없는 사정에 밥까지 쏘기가 싫었던 저는
선배 손을 붙잡고 괜찮다며 저만 믿으라면서 끌고 갔죠;;;
그런데 오솔길을 지나 학교 윤곽이 보이기 시작하자 선배가 진짜 자기는 못가겠다며 무섭다고 몸사래를
치는겁니다...
마침 월광도 거의 없어서 1~2미터 앞도 잘 안보일 정도여서 더 무서울수도 있었을겁니다...
그래서 그 누님한테 그랫죠
"선배 저 믿고 한번만 같이 가주세요, 제가 사람 막 자살하고 북한군 나오고 하는 귀신도 나온다는
지오피에서도 문제없이 살아돌아온 사람이에요
이까짓 낮에는 초등학생들 있는 초등학교가 뭐가 무서울게 있겠어요 선배 진짜 무서워하실거 하나도 없어요
눈딱감고 저믿고 함 갔다 와요^^;;"
뭐 이런식으로 얘기하면서 어쨋든 학교 쪽으로 계속 갔습니다.
선배를 편하게 해주려고 말도 계속 붙이면서 말이죠.
"귀신나오면 제가 진짜 귀신 죽빵을 때려서라도 선배 지켜줄테니까 걱정마세요"
뭐 이런 오그라드는 말도 하면서 말이죠;;;;;;;;;
가다보니 이런생각이 나더라구요
'내가 아직도 니엄마로 보이니?' 이런거 있잖아요? 엘리베이터 뭐 무서운이야기?
그래서 선배가 어둠속에선 저를 막 무서워 할수도 있을것 같아서
"선배, 만약 제가 제가 아니라 귀신처럼 느껴지면요, [오늘 날씨 좋지?]
이렇게 물어보세요 그럼 제가 [어제 김치찌개먹었어요]
이렇게 대답할게요 그럼 제가 귀신아니라는게 증명되는거에요 군대 암호처럼요"
이런 말까지 하면서 선배를 안심시키며 학교로 계속 갔습니다
민박집에서 학교까지 10분정도밖에 안걸린다고 그랬는데 막상 저희가 느끼기엔 한시간처럼 느껴지더군요;;
어찌어찌 해서 다행이 초등학교 까지 무사히 갔습니다
조금만 나뭇잎소리나 벌레소리만 들려도 기겁하며 제게 안기는 선배때문에 약간의 힘듬과 행복감?을
느끼며 말이죠.....ㅋ;ㅋ
드디어 사진을 찍으러 조회대에 오르는 순간 선배가 저에게 그러는겁니다
"오늘 날씨 좋지?"
.
.
.
.
그런데..
아까 제가 했던 대답이 생각 안나는겁니다..
'헐 시발 모였지?'
.
'
군대 암구호도 한번 슬쩍보면 이따가 기억이 잘 안날 수도 있듯이
선배에게 말한 우리의 암호도 제가 그냥 무심코 말한 것이다보니
갑자기 생각이 안나는 겁니다;;
.
.
선배 말을 듣고 2~3초간 멍 해지면서 온갖 생각이 다 났습니다
첫번째로, 대답이 안떠오른다는것에대한 당황
두번째로, 선배가 얼마나 무서울까에 대한 걱정
세번째로, 어떻게 해야되지? 하는 당황??같은
몇초간 제가 이런 생각들로 우두커니 서있자
선배가 흐느끼며 뒷걸음질 치더니 막 미친듯이 소리지르며 도망가는겁니다;;;
지금생각하면 이해는 가지만 그땐 참 어찌할바를 모르겠더군요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약속했던 암호를 말하지 못하는 검은형체...........
겁많은 여선배 입장에선 정말 무서울 수도 있겠더라구요...
도망가는 선배를 보고 그제야 정신차리고 선배를 부르며 따라가니 더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선배는 민박집쪽으로 도망갓습니다.
뒤에서 따라면서보니 넘어지는 소리도 들리고 막 흐느끼는 소리에 진짜 미안하더라구요
급히 따라가니 잡을만큼 따라가긴햇는데 제가 잡으면 더 무서워할까봐 잡지도 못하고
조금 뒤쳐져서 따라가기만 했습니다..
민박집에 가서도 선배는 여자방에 들어가서 울고
동아리 회장형은 놀라기도 하도 화가나서 제 멱살을 잡고 너 쟤한테 뭔짓을 한거냐고 막 흔들었습니다
선배들은 제가 성폭행이나 성추행시도를 한줄알고 화나서 저를 둘러싸고 추궁하고
지금생각해도 쩔쩔매지는 진땀나는 상황이엇죠..
제가 진실된눈?으로 자초지종을 막 설명하자 남자 쪽에선 사태파악이 되어 좀 안정이 되엇는데
여자방은 아직도 난리였습니다(영문을 아직 모르니)
회장형이 가서 설명을 해주자 여학생들은 좀 진정이 되엇지만
그 선배는 아직도 패닉상태였답니다..
저는 얼굴 보지도 못하고 밖에 있었죠..
다음날 제가 막 무릎꿇고 계속 빌고 진짜 실수엿다고 정말 암호가 기억 안났다고
저 귀신아니라고;; 막 빌엇죠...
그래도 선배는 제 얼굴을 안보려고 하더라구요;;
화가 날만도 하죠;;;
결국 학교 돌아가서도 제가 끈질기게 사과하고 빌고 하니까 나중엔 용서를 해주더라구요;;;
이게 작년 이맘때쯤 겪은 제 이야기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저에겐 진땀나는 이야기 정도엿지만
선배입장에선 정말 무서운 경험이엇을것같아 정말 미안하기도 합니다..
은행 취업했다는데 연락을 한동안 안해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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