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네 민박 보고 된장찌개가 맛있어 보여
밭에서 따온 늙은 호박 깍뚝 썰어서 고등어 구워 먹으려고 준비중인데
첫째가 대뜸 "엄마 고기가 먹고 싶어요."랍니다.
밥짓고 찌개 끓이고 생선 굽는 수고없이
모든 걸 그릴에 때려넣고 구워버리는 스떼끼는 진리입니다.
마다할 이유가 없죠~ 부엌일 안 해도 되는데~
남편이 마침 마리아노 옆에 있는 병원에 물리 치료 가 있습니다.
오는 길에 마리아노 들러서 고기 사와서 구워 먹자
야채는 세일하는 걸로 적당히 사다 줘 했더니 알았답니다.
남편이 장봐온 걸 보니 어이가 없습니다.
어른 둘 어린 아이 둘이 먹을 양으로
립아이 3파운드 (약 1.3킬로)나 사 왔군요.
왠만한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디너용 고기 사이즈도 뼈빼고 1파운드를 넘지는 않는데 말이죠.
게다가 야채라며 옥수수를 사 왔습니다. ㅎㅎㅎ ...
그래도 우리 돌쇠가 고기는 잘 구워요.
소금과 후추만 쳐서 빨갛게 달아오른 차콜에 육즙 가득하게 잘 구웠네요.
옥자 리뷰만 보고서도 죄책감에 생고기를 보니 맘이 편치 않지만
그래도 또 고기를 먹고 나면 새끼 줄 젖이 엄청 잘 나오는
저도 어쩔 수 없는 잡식 동물인가 봅니다.
자주 가는 모유 수유 맘 까페에 올라온 질문과 답변들이 떠오르네요.
A: 우리집 고양이가 어미 쥐를 잡아먹었는데 눈도 못뜬 아기쥐가 네 머리 남았네요. 인간의 모유를 먹여도 될까요?
B: 징그러워요! 쥐는 병을 옮기고 살릴 가치가 없어요.
C(대댓글): 인간은 그렇지 않은가요?
D: 여러분! 원글은 쥐의 가치에 관해 묻는 게 아닙니다.
E: 먹여도 됩니다. 저도 실험실 쥐에게 제 모유를 먹여서 키웠어요.
F: 방역업체에 연락하세요!
짜장과 짬뽕에 관한 토론을 하고 있는데 어디 가나 볶음밥 이야기하는 사람은 있나 봅니다.
그러고 보면 저도 립아이와 쥐는 왜 연관시키는 걸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