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전 긴글 죄송합니다.
6월 아기 고양이가 위험하게 차도 위를 울면서 기어다니는 다고 지인분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혹시 어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안전하게 상자에 넣어 인도 쪽으로 올려놓았으니 별 신경은 쓰지말라고 하셨으나,
왠지 하루 종일 신경이 쓰여 퇴근길에 아이를 놓아두셨다는 장소로 가보았습니다.
6시간 이상 지난 상황에서도 어머가 데려가긴 커녕, 상자 안에 축 늘어져있던 깡마른 작은 아이는
눈에 뭐가 붙어있는채로 굳어 눈을 못뜬,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아이의 모습에 앞뒤 잴거 없이 병원으로 가게 되었고, 검사 결과 무언가에 치이거나 어디에서 떨어져 얼굴뼈가 골절되었으며
그 조각이 눈을 찌르며 다치게 된 눈에서 나오게 된 농이 굳어 눈을 붙게 한 것이라하였습니다.
다친지 꽤 되어, 결국 한쪽 눈은 녹아 구조 당일 병원에서 농을 떼어 내면서 빠져 현재는 없는 상태입니다.
뼛조각이 비강쪽도 자극하며 콧물과 염증으로 다른쪽 눈도 붙어있었고입양자분께서 원하시면 3차 접종까지 모두 마친채로 보내드릴 생각입니다.
눈이 한쪽 없다는 것 외에는 몸도 건강하고 똥꼬발랄에 사람 곁에서 떨어질 줄 모르며 끝이없이 장난 걸어오는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이름은 현재 까망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첫날 차트 등록할때 그냥 지은것이 여태껏 그리 부르고 있네요;;)
이름 부르면 쪼르르 달려옵니다.
입양글 적는 제 마음도 정말 무겁습니다.
아깽이 대란인 이때에 이쁜 아이들도 많은데 까망이 같은 아이가 쉽게 좋은 분 곁으로 갈 수 있을지...
그리고 무엇보다 정든 아이를 보내야 한다는 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죠.
저도 제가 책임지는 것이 가장 안심이 되고 좋은 방법임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세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으며, 가족들과 동거 중인지라
애초에 첫째 한마리에서 다친 업둥이 한 둘 더 늘어나니 저도 가족들에게 면목이 없고
가족들도 더 이상 고양이가 느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까망이도 제가 임보 하지 못하고 같은 동네에 사는 지인분께서 감사히 임보를 맡아주셔 같이 돌보며 입양처를 찾고 있었습니다만,
강아지를 오래 기른 분들이라 처음에 힘이 없을땐 모르셨다가
기력 차리고 캣초딩의 특유의 똥꼬발랄함으로 높은데도 올라가고 끝임없이 깨물깨물하면서 장난도 걸어오니 곤란해 하는 눈치십니다.
주변 분들도 거의 반려동물을 한마리 이상 키우고 있으신 분들이 많아 더이상의 반려동물을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
찾아보다 찾아보다 고민끝에 염치불구하고 오유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따뜻한 엄마아빠를 찾을 수 있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지금은 마음놓고 지낼 수 있는 임시보호처라도 찾고 싶습니다.
죽을 고비 넘기고 살아난 아이인만큼, 완전치 못한 외형의 아이인 만큼
다정하고 따뜻한 분에게 가서 사랑받으며 무지개 다리 건널때까지 포근히 살았으면 합니다.
한쪽 눈 없는 것이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발랄하고 사람 곁에서 떠날 줄 모르는 사랑스러운 아입니다.
부디 아이에게 좋은 인연이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혹은 제가 열심히 알아 볼테니 부디 아이가 그 동안 마음놓고 지낼 곳이라도 내어 주실 수 있는 분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입양 전 생각해주세요.
1) 가족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성인 분들께서도 가족분들이 모두 아이를 반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 아이를 끝까지 책임 지실 수 있으셔야 합니다.
(정말 정말 피치 못할 사정으로 파양을 하게 될 시 반드시 저에게 연락을 주세요.)
3) 고양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4) 매년, 매달 하는 접종은 물론 아이가 아플경우 병원에서 조치를 받을 수 있으셔야 합니다.
5) 2,3달에 한번은 사진으로 아이의 안부를 알려주시며 지속적으로 연락 가능하셔야 합니다.
(오유를 통해서도 소식을 알게되면 좋을 것 같아요~)
6) 리드 줄 을 착용한 산책냥이은 괜찮으나, 외출냥이로 키우실 분은 죄송하지만 안될것 같습니다.
7) 중성화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8) 아이가 혼자 있는 시간이 적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도 좋고 이쁜 형제묘도 좋습니다.)
9) 책임비는 5만원입니다. 중성화 수술 후 돌려드립니다.
(까망이의 입양글을 올린 타사이트에도 5만원이라고 책임비를 적어놓았기때문에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도록)
몸 성치 못한 길고양이 올리며 까다롭다고 생각하실 분 계실 줄로 생각됩니다.
그것은 제가 지금보다 어린 시절 제가 일하던 곳에 정착한 길고양이가 낳은 새끼들을
모두 일하는 곳에서 키울 수는 없어서 분양하면서
'그래 품종묘도 아니고, 길에서 사는 것 보다 데려가 주셔 배부르고 따뜻하게 키워주시면 감사하지' 란
아무 생각없이 순수를 가장한 멍청했던 마음에 별다른 조건 없이 아이들을 보냈다가
3달 안에 입양자 분들과 연락 다 끊기고 아이 행방도 모르게 되고....
아이들이 잘 살 수도 있고, 지금도 그렇게 믿으려고 하고 있지만
생명을 내 손으로 그렇게 만들었다는 죄책감과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에 가슴앓이를 오래 했습니다.
반려동물 키우시거나 키워보신 분들은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하며 양해부탁드립니다.
까망이의 따뜻하게 품어주실 분 댓글에 의향 비춰주시면 카톡 아이디 알려드리겠습니다.
부디 이곳에서 좋은 인연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출처 | 저 |